소녀시대를 괜히 대한민국 대표걸그룹이라 부르는게 아닙니다. 걸그룹의 교과서와 같다고나 할까요.

소녀시대도 데뷔초기에는 조금 주춤했습니다. 재능이 모자라거나 외모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더걸스가 정상의 걸그룹으로 우뚝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녀시대 멤버중 가장 처음 관심이 집중된게 바로 태연입니다. 세상 모든일이 그렇지만 첫단추를 잘 꿰어야 하죠.

흔히 말하는 "실력이나 재능은 충분한데 운이 없어." 혹은 "노래만 좀더 잘 받기만 하면 될텐데" 라는 아쉬움이 담긴 목소리가 나오는건 주로 뜰거 같은데 못뜨고 마는 가수에게 던지는 위로의 말입니다. 이걸 바꿔 말하면 뜨는데는 분명 확실한 이유가 있다는 얘기고, 걸그룹에 있어서는 대중의 호감을 사는데 있어서 가창력만한게 없습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만들어진 걸그룹의 경우에는 아예 뜨지도 못하거나 뜨더라도 반짝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태연,써니 인스타그램

 

태연의 노래실력은 소녀시대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큰 과언은 아닙니다. 필자가 자주 강조 하는 말이 있는데 한번 들어 보실까요.

"팬들은 좋아해 줄 이유를 찾는다"

주로 SM소속 아이돌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2NE1처러 개성강한 스타일과 노래로 먼저 사랑받고, 좋으니까 팬이 되는 경우와는 조금 다르게 소녀시대는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노래까지 좋으니까 사랑 받은 케이스입니다. 사실 굳이 구분하기는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걸그룹이 아닌 요즘 대세라 하는 엑소도 그렇죠. 잘생겼습니다. 매력이 철철 넘칩니다. 소녀시대도 데뷔 당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소녀시대를 보게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소녀시대는 'Gee'와 같은 대표 히트곡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필자가 참석한 행사장에서 남학생들의 열광은 그야 말로 엄청났었습니다. 그때는 그룹명과 동일한 곡명인 '소녀시대'로 활동하던 시절입니다. 뒤늦게 데뷔곡 '다시만난세계'가 주목받기도 했지만 엄연히 이때의 소녀시대는 단지 SM이 내어놓은 (관행을 깬) 아홉명이나 되는 멤버를 가진 걸그룹 정도의 인지도를 가졌을 때입니다.

세상일은 모여지지 않고 흩어져 있는 힘 100보다 모여서 행동하는 10이 더 큰 협상력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개미가 기관보다 총 투자금액은 더 크지만, 밀집된 투자행위가 가능한 기관에 비해 수익율이 늘 저조한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재능과 매력이 철철넘치는 소녀시대지만 방아쇠가 없으면 총알이 나가지 못하듯이 결정적 촉매가 되어줄 존재가 필요한데, 그 첫 시작이 태연이었던 것입니다.

태연은 소녀시대를 좋아해도 되는 이유와 명분을 제공해준 셈이 되었습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그게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냐는듯 들릴 수 있지만, 아이돌 그룹과 그들을 좋아 하는 팬들이 관게는 그냥 일반적인 정의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유키스, 카라가 새멤버를 영입했거나 할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새 멤버 영입을 하게 될 아이돌 그룹은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잘된 그룹은 잘된 이유를 잘 알기 때문에 그 장점을 놓치지 않고 쭉 가져가는 전략을 활용합니다. 인피니트가 대표적인 케이스죠. 초반에 괜찮다는 느낌을 주긴 하는데 상당기간 정상권을 밟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한결같이 활동하였고 빛을 보게 되었죠. 자신들만의 장점을 놓쳐서는 안된다는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컨셉을 이어 갔던 것입니다. 에이핑크도 유사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잘 나가다가 주춤하고 있거나 정상권을 밝아보지 못한 경우라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소중한건 가창력 좋은 멤버죠. 잘된 그룹 중 열에 아홉은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태연, 효린, 양요섭 등이 중요한 멤버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룹을 좋아 하고 싶은데, 멤버 중에서 노래 잘하는 멤버 없으면 기운 쏙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죠. 싫어할 이유는 있는데 좋아할 이유에서는 가장 중요한게 빠져 있는 셈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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