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주일은 슬펐지만, 더이상 같이 슬퍼하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지 마시고, 그만 자중하세요"

세월호 참사 관련 글에는 이런 댓글이 종종 보이고 있습니다. 표현을 조금 순화하여 적었지만 더 심한 댓글도 종종 보이고는 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 슬픔을 강요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의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의 도리라는게 있는 법입니다.

수백명의 아이들이 무참히 희생을 당한 사건은 너와 나를 가르며 따질 수 없는 우리의 일입니다.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면, 사회는 왜 필요하며, 국가는 왜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물론 무턱대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신경쓰고 내일처럼 생각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우연히 어느 한 개인의 실수로 인해 비롯된 것이 아닌 온갖 비리와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명확히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촛불집회세월호 촛불집회



광범위한 부실과 비리, 문제점이 많은 만큼 수습 및 대책마련도 복잡할 수 밖에 없어

드러난 문제점만 해도 너무나 많습니다. 이 많은 문제점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상당한 물리적 시간과 입법기관 및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당연히 사고를 수습하는 분들도 지켜보는 사람도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한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짜증도 내고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불편을 토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하고 지겹다 하여 해야 할일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재난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아니하며, 가능한 이번 기회에 뿌리부터 고쳐져야 합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집회를 하는 것을 두고 불만을 가진 부류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주로 지겹다는 말을 사용하며 정치적으로 나서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영란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지연된 사실을 보고서도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밖세 해석할 길이 없습니다. 결국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이해상충을 염려한 국회의원들의 뜻에 따라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많은 부분을 고쳐야 하고, 그 만큼 오랜 기간의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내 이익을 침해 당하기 싫어 차일피일 미루려는 부류도 있을 것이고, 정치적 이유 때문에 약간의 지연을 바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지겹고 불편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앞으로 무수히 많은 시간을 고통속에서 보내야 하는 유가족들에게 더욱 큰 상처가 될 것입니다. 

부딪히는게 있다면 토론하고 타협하여 절충점을 찾아내어 서로 양보함으로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지혜가 필요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꾸 부딪히려 하면서 마치 배수의 진이라도 친 것처럼 물러섬 없이 내 주장만 하는 분들이 종종 보입니다. 그럼 결국 처리할 수 있는 것부터 처리해가는 일정에 문제가 생깁니다.

김영란법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여야가 힘을 제대로 모았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여, 차례를 기다리는 많은 보완대책의 수립 일정에 차질이 없게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첫단추를 이렇게 잘못 끼우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깜깜하기만 합니다.

국민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어 할 수 있는 것들이 미뤄지지 않도록 강한 압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할게 많은데 시작부터 삐그덕 거리면 어쩌란 것인지 답답할 뿐입니다.


국가의 자존심, 국민으로서의 자부심 되살려야 할 필요성

세월호침몰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을 한없는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그리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 자부심을 되살려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점을 짚어내고 고쳐나가야 하는 과정을 단지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지겨우니 그만 떠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제대로 대책마련에 나서기도 전에 힘부터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냥 기다린다고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리는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안타깝지만 각자의이해관계에 따라 대응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려는 사람들에게 공을 넘기고 지켜보기만 해서는 기대한 만큼의 대책마련이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이제 그만두라 라고 말하는 것은 일본이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으면서, 고노담화를 비롯한 몇몇 제스추어 정도를 가지고 더이상 어떻게 사과해야 하느냐며 되레 화를 내는 것과 다름 없는 일일 것입니다.

사고의 한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진정으로 잘못을 사과 하는 것은 말 뿐인 수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법안 마련과 후속조치로 국민에게 보여주는 길 뿐입니다.



내가 세월호침몰 참사 희생자의 유갖고이라면? 역지사지를 되새겨야

남의 일이 아니라 내일이라는 생각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알 수 없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어떤 누구 한 사람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해운조합 진도VTS 해경 청해진해운 정부 유벙언일가 선장일당까지 두루 연관되어 있는 주체들이 많습니다.

얼키고 설킨 이런 많은 문제들로 인한 인재였습니다. 나와 내 주변에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면 결코 안이하게 "이제 그만좀 하자" 라고 유가족들을 나무랠 수 없을 것입니다.

일부에선 보험금이나 몇몇 금전적 보상을 거론하며 나라가 해줄 것은 다 해줄 것인데, 왜 집회까지 하고 미디어에 그렇게 자주 얼굴을 비추느냐고 따집니다. 그런데 당신의 일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예컨데 외상후 스트레스는 그렇게 가벼운게 아닙니다. 오죽하면 교감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을 까요.

평범하던 일상이 지옥으로 바뀐 것입니다. 큰 돈이 한번에 주어진다고 삶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돈 많은 부자들은 다 행복할 것이란 생각과 다름 없는 발상입니다. 더군다나 가족의 생목숨을 앗아간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고통을 당할지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는 성금으로 도와주는 것은 어찌 보면 부가적인 부분일 것이며, 실제로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헛된 죽음이 아닐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안전한 사회가 되는데 일조 하고, 또한 그런 안전대책의 마련으로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가 나아가길 바라며, 그렇게 됨으로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에 구구절절 많은 이야기를 썼습니다. 유가족의 이야기는 밑도끝도 없는 불평불만이 아닙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한걸음을 제대로 디뎌 보자는 메시지라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는 더욱 힘을 실어주며, 보다 안전한 세상이 되는데 일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감정을 부추키고, 정치 라는 단어로 선동하는 이들이 보이면 단호히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글을 다써가는데 국정조사 지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이네요. 원내대표가 선거유세 때문에 내려가는 등 국조가 지연되고 있는데에 따른 유가족들이 답답함을 토로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인데, 보는 필자가 다 답답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절로 그냥 이뤄지는 것은 없다는 것, 나와 이웃이 모여 사회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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