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는 아량과 여유가 어디론지 실종되고 말았다. 그래서 경중을 판단하지 않고 비판을 넘은 비난을 쏟아 내는데 주저하지 않으면서 막상 깊이 들어가야 할 사안에는 슬그머니 발을 뺀다.

아주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다. 정치관련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어디선가 들려온 카더라 통신에 대해 아무 의심 없이 받아 들이고, 그걸 믿고 열변을 토하는 이들을 주위에서 다들 흔히 보았을 것인데, 마치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양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마치 첩보라도 알려준다는듯 적극 나서니 비록 언행이 그러할지라도 기본적으로 가만 히 있는 것보다는 낫겠거니 생각도 하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책임져야 할 어떤 문제에 부딪히거나 하는건 또 싫어해서 낌새가 좋지 않으면 누구보다 먼저 발을 빼고 만다.

이런 류를 우리는 소위 '찌질'이라 표현하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감당이 되지 않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일베고, 포털 사이트에서 악의적 댓글을 다는 유형이 여기에 속한다.

이승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에 맞춰 공개될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언과 행이 일치 하는 그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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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승환을 실제 처음 보게 된 것은 전 MBC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현장에서였는데, 시원시원한 성격을 넘어 화통한 그의 생각을 담은 이야기들은 관중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널리 알려진 '공연의 신'다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의 당당한 행보는 곧 뜻을 같이 하는 이들에게도 용기를 심어 주는 모양이다. 아니 처음부터 당당한 이들끼리 뭉쳤는지도 모르겠다. 유명 웹툰작가 강풀과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감독을 비롯한 여러 인물들이 이승환의 뮤직비디오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주었다고 한다.

이승환처럼 평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감추지 않았던 이를 두고, 또 다시 인터넷의 그늘에 숨어 있는 자들은 분위기가 좋아지니 이제서야 나서는 것 아니냐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부류들은 이승환의 평소 언행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그저 비난을 하며 배설의 욕구를 풀고자 할 뿐이다. 자신의 말에 담긴 책임의 무게는 전혀 생각지 않는 모습이다.

이승환 처럼 앞으로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돌을 맞는 세상은 무언가 크게 잘 못되었다. 물론 응원하고 지지하는 분들 역시 적지 아니하다 할 수 있으나, 아무 생각 없이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을 접했을 때 함부로 말을 내뱉는 다는게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의식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하채 그저 생각 없이 마구 내뱉는 그런 부류가 너무나 많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승환은 좋아 하는 일을 하는데 당당함이라는게 어떤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게 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언행일치의 바람직한 사고 방식과 실천은 주위에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한다.

어릴 때부터 이승환의 노래를 듣고 자랐지만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좋아 했던 뮤지션이 이렇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 멋진 행보를 보인다는게 자랑스럽게까지 다가온다. 이승환의 이번 뮤직비디오 뿐 아니라 공연 수익금을 백혈병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까지,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내며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더이상 우리 사회는 이승환의 언행에 용기라는 단어가 붙여지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저 일상의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는 그런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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