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유시민

Posted at 2010. 5. 31. 20:15// Posted in 시사 따라잡기

유시민이 유명해진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꼽으라면 바로 '거꾸로 읽는 세계사' 였을 것입니다. 이 책이 정확히 언제 출판되었는지는 기억에 없으되 제가 학창시절 서점에서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는 정도는 기억합니다. 그 때는 그 책의 저자가 유시민이라는 이름 석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줄은 몰랐었습니다.

두번째로 그를 기억하는 것은 2001년경 즈음하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 었던 개혁국민당의 주체였다는 점입니다. 그 때 당시 이미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하던 사용자들은 그 때와 지금이랑 다른 바를 그 다지 크게 못 느끼겠지만 그 때는 젊은 사용자들과 전 연령대의 컴퓨터 사용자로 폭넓게 퍼저 가던 시기이고 지금은 생활 속 아주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다른데요.

2001년 경,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던 사람들 중 지난 한국의 오랜 구태정치에 실망하고 있던 이들은 개혁국민당(정식 당명을 짓기전의 이름은 기억이 가물하군요)에 대단한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지지를 바탕으로 전국정당으로의 길을 가려고 준비해 나갑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바로 이 개혁국민당의 주체중 하나였었습니다. 차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합후보로 지지하게 되고 현재까지 "정치적 경호실장" 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우는 사람이 됩니다.

당시 유시민 전 장관이 이런 취지의 말을 했었습니다. " 노무현 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직접 만나보고 그가 거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도로 요약되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유시민 전 장관을 떼어놓고 말하기는 힘드니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집권 때 이야기를 잠시 해보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앞으로의 시대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시더니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아 국민경선에서 승리하고 대통령 당선까지 되었지만 역대 그 어떤 대통령도 당하지 않은 많은 수모를 당하였지요. 김대중 전 대통령만 하더라도 민주당 의 뿌리 깊은 지지세력에 의해 그나마 기 수구세력의 공격에 적절한 방어가 가능하였지만 (이전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씨가 3당합당등의 엄청난 정치적 실수와 IMF라는 경제적인 멍에를 이미 나라에 지지운 상태였기 때문도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은 전방위로 공격을 당하는데도 적극적인 지지세력외에는 많은 이가 등을 돌릴 정도로 언론은 집권 내내 엄청난 융당 폭격을 계속 해서 가합니다.

수 없이 많은 교묘한 거짓말을 총 동원 하기도 합니다. 어떠한 하나의 팩트를 가지고 해석하기 나름인 사안도 거의 모든 언론은 한쪽의 시선으로만 바라본 기사를 대거 쏟아내며 ( 흔히 말하는 조중동 받아쓰기를 하던 구소 언론사들 포함,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언론인의 본분을 잃어버린 행위를 하고는 했습니다.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것 하나만 말해도 다들 아실겁니다. 집권 내내 경제는 위기였다고 모든 언론은 설레발을 칩니다. 내일 당장 한국경제가 망할 것처럼 지치지도 않고 융단폭격을 집중적으로 계속해서 쏟아 냅니다. 정말 지겹지도 않은지 쉬지도 않고 계속 합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때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고 경제는 IMF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기업은 구조조정을 완료해가며 세계경쟁력을 키워가던 시기 였습니다.

'사학법'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고 당시 쟁점이 되었던 대개의 사안이 거의 다 그랬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런 시기에 유시민 전장관은 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며 정치 밖에 글쟁이가 아닌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정치생활을 하게 됩니다.

유시민은 참여정부 당시에도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생각과 대개 일치하는 정치적 입장을 보여왔지만 세부적인 사안별로는 조금 다른 시각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때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님은 그 자신이 가진 스타일을 보다 유연하게 하여 유시민 과같은 스타일을 접목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자존심이 태산과도 같이 굳건하여  떳떳하고 부끄러움미 없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여기는 것으로는 집단적으로 연합한 수구세력의 힘을 당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근 몇년간 유시민은 보다 차분하고 젊잖은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해 왔으며 공격적인 이미지를 상당 수 상쇄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천안함 사건'에 관련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우려의 시각을 갖게 됩니다.

 

관련포스트)
- 북풍은 부는가, 천안함 수사결과를 통해본 여야의 초점맞추기 http://neblog.coom/140
_ 유시민 지지선언하며 심상정 후보사퇴, 왜 그랬을까 http://neblog.com/150

 

'천안함 사건' 은 바로 정치인들이 정치를 하는 동안 겪게 되는 사건들 중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지지가 달라지게 되는 묘한 승부의 갈림길이 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국방정책을 세우고 운영하고 있길래 이런 허점을 드러내 처참한 사건이 벌어지게 하였는가 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지난 정권의 원죄가 불러온 사건 이 아니겠느냐며 나올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천안함이 어뢰로 격추되었다는 것은 억측' 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요. 천안함 사건은 추측일지언정 사실상 북한이 했다고 보는 것이 99%정도는 되겠조. 그런데 이것을 억측이라고 표현 하는 것은 그렇게 믿고 싶은 이들이 자꾸 북한의 소행임을 강조해가며 그쪽으로 몰아 가는 것을 경계 하기 위한 발언인 듯 합니다. 왜냐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여당측이 강조하며 안보의식을 고취 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하되 현 정권의 실수보다 그 쪽에 시선을 집중하게 되면 분위기는 야당에 불리하게 됩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유리하기도 불리하기도 한 것이고, 이는 언론이 미묘한 방향을 트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시민 전장관은 '천안함 사건'의 총체적인 안보 허점을 쟁점으로 삼고 싶은 것이고, 여당과 언론은 북한의 소행임에 초점을 맞추어 가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33개월 군 만기제대를 했다. 반면 김 후보는 군 경험을 안했기 때문에 군을 잘 모른다. 군은 보고가 생명이다. 그리고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 받을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게 군의 격언이다. 아까운 젊은이들 4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경계에도 실패했고, 사고대처에도 철저하게 무능했다. 국민들에게 먼저 사죄하고 시작해야 한다. 또 조사 과정에서 찔금찔금 온갖 내용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데 병정놀이도 아니고 국가 안보를 이런 식으로 다루는 집단이 어디 있나. 군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그냥 배가 침몰했다면 북한 공격이려니 단정하는데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 국민일보 유시민 인터뷰 중에서 인용.


유시민은 이러한 초점 맞추기에 달인인 언론과 여당의 방법을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이는 민주당이 잘 하지 못하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잘 하지 못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유시민의 초점 맞추기와 그에 맞는 과감하고 논리적인 발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초점 맞추기에 태클이 종종 걸리면 여당과 언론은 그때마다 유시민 짖밟기를 끊임 없이 시도 해 왔고 지금까지 그것은 이어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유시민의 행보가 궁금한 것은 지금까지 성공한 예가 그다지 없는 이러한 초점 맞추기로 인한 정치적 승부가 어떻게 진행 될 까 하는 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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