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고정으로 시청하는 예능과 드라마가 없다. 굳이 세월호 때문이 아니라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가지 고정시청을 한 프로그램은 '별에서온그대' 하나 뿐이다.

'룸메이트' 라는 신규 예능은 해외프로를 종종 보는 이들에겐 그다지 흥미로울 것도 없는 포맷이지만, 새로이 접하는 시청자라면 어느정도 관심을 끌만 한 부분이 있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멤버가 있어 보게되었다.

우선 프로그램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는 부분 부터 짚어보자.

<룸메이트>에서 홈 쉐어를 하게 된 11명의 스타 중 가장 넉살좋게 다른 스타에게 다가가는 출연자는 조세호, 신성우, 나나 였다. 스스럼 없다는 것은 성격이 밝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처세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계산적이냐 아니면 타고난 친화력과 붙임성 때문 인지를 떠나서, 적어도 이중 한가지는 갖고 있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다.

 

그런데, 문제는 밤늦게 합류한 '이소라'의 등장 부터였다.
먼저 이소라는 본인의 짐인데도 열개가 넘는 트렁크 운반을 도와주는 남자들에게 맡겼다.

이점은 근래 세태와 역행하는 모습이다. 어떤 악의가 있어서는 아니겠지만 함께 생활하게 될 이들을 동료로서 대할 마음가짐을 가졌다면, 나이나 위계질서를 떠나 내 일은 내가 해결해야 하는 걸 기본 원칙으로 해야 함이 맞을 것이고, 그리고 이어 피치 못한 부분에 한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것이다.

공동생활을 할 때 이소라는 자신이 나이를 너무 의식하지 않는게, 자신도 편하고 홈쉐어 가족들도 편하게 하는 길임을 하루빨리 자각하는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나나처럼 반가우면 반가운데로 솔직담백한 태도를 갖는게 훨씬 더 나은 선택이나 사실 그게 맘처럼 되는건 아니다. 타고난 면도 있을 수 있지만 오랜 독신생활에 모델계의 까마득한 선배로서의 위치 때문일 수도 있고...

어렸을 때 이소라가 우승을 거머쥔 제1회 슈퍼모델선발대회을 보았다. 당시 이소라의 충격적인 외모에 평생 안하던 짓을 해보았는데, 바로 비디오 녹화버튼을 누른 것이다. 그리고 압도적인 스타일로 눈에 띈 이소라의 우승을 점쳤다. 경쟁자는 없었다. 이소라는 단연 돋보였다.

이소라는 먼저 도착한 멤버들이 저녁을 준비하는 도중에 도착했고, 짐을 나른 후 주방일을 도우려 다가가려 했지만 왠일인지 모두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잠시 낙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잠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을 뿐 남을 탓하거나 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여기서 유추해볼 것은 방법을 잘 모를 뿐이라는 사실이다.

이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는건 홈쉐어를 통해 내가 먼저 베풀고, 자신을 어렵게 대하는 시선에 편안함을 부여하는걸 배워 가는게 이 프로그램의 한 테마라는 것. 

예를 들어 길을 가다 넘어졌는데 의외로 다친곳이 심각해 약간의 도움을 받아야 응급실에 갈 수 있다면, 구경하는 다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보다 특정인을 가리켜 부탁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다. 무슨 말이냐면 나나가 오고 나서야 대화상대가 생기는 일을 미연에 방지 하기 위해서라도, 친하고 싶은 특정인물의 옆으로 다가가 재료를 건네며 말을 걸어 열쇠를 열어 버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소한 좋은 첫인상을 위한 작은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는 것으로, 예컨데 다른 멤버들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도착하게 되었으니 피자 두어판이라도 사들고 들어 갔다면 분위기가 아주 많이 달랐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추가하자면, 나나 외에 이소라를 대하는 다른 멤버들의 태도 역시 그리 좋은건 아니라는 점이다. 다들 바쁜 와중에 자연스럽지 못한 이소라의 접근이 무의식적으로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분명 머뭇거리는 모습일지라도 돕게다는 의사를 밝히긴 한 것이니, 최소한의 리액션이라도 있어야 예의인 것을..

홍수현의 아쉬운 점

홍수현처럼 솔직한 여성은 남성들에게 호감의 대상이다. 그러나 밀당을 몰라서야 효과는 대폭 떨어지게 되고, 지속될 경우 호감마저도 반감되고 만다.

따라서 서강준에 사심이 있든 없든 일단 해바라기가 되어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란 요원해진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다른 여러 예능프로에서도 홍수현은 마찬가지 모습이었는데, 강약의 조절만 더한다면 훨신 더 매력적으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나나가 대놓고 내가 어떠냐고 말했을 때, 서강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기대하고 바라본다면 이미 진 게임이 되어 버리는 것.

물론 완전히 태도를 바꾸라는 건 프로그램 취지상 맞지 않기도 하거니와 장점을 일부러 버릴 필요는 없을 것이니 솔직한 매력을 유지하되, 강약의 조절을 더해 굳이 '사심 없다'는 서강준 뿐 아니라 홈세어를 같이 하는 다른 멤버들 그리고 시청자들 모두에 홍수현의 매력을 극대화하여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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