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가 K팝의 모범돌인 이유

Posted at 2013. 8. 2. 06:30// Posted in K-POP 리포트

비스트가 타이틀곡 '쉐도우'로 돌아온 후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그런데 이번의 1위는 이전과는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현재 비스트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룹이 많지 않다. 빅뱅 2PM 슈퍼주니어 등등 몇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도 꾸준하게 상승세를 타는 경우는 비스트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픽션'의 대성공 이전 위에서 언급한 그룹들에 비하면 비스트는 많은 부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필자는 그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세가지 였다.

첫째로는 남자와 여자팬을 가리지 않는 음악스타일이고 두번째로는 꾸준함 세번째는 조화로운 개성이다.

남성팬들의 경우 21세기 들어 과거의 거친 기질이 많이 중화되어 걸그룹을 쫒아 다니는 열성팬들도 많이 늘어났지만 사실 다수의 남자팬들은 남성 솔로나 남성 그룹의 노래를 상당히 엄격한 기준하에 들었다. 가장 우선하는건 인정할만한 대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양요섭처럼 노래를 아주 잘허거나 용준형처럼 노래를 쓰는 실력이 탁월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들이 있으나 공통점은 바로 나보다 나은 내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무언가기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게 빠진 보이그룹은 남자팬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그들이 소속된 기획사는 아예 철저히 남성팬을 제외한채 소녀들의 마음을 집중공략하는 전략을 짜 활동하게 된다.

위의 주장은 곧 음원성적으로 이어진다. 한해의 노래를 결산해 보면 팬덤이 강한 남자 아이돌 그룹은 늘 컴백하면 당연한 수순처럼 1위를 거머쥐곤 하나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남성팬들의 지지는 거의 얻지 못하고 대부분 여성팬들의 압도적 지지하에 경이로운 음반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1~2주 1위에 머무르곤 한다. 그러나 음원에서는 아예 10위권내에 들어가지도 못하거나 하루 잠깐 머물다 바로 다음날 20~40위권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엠카1위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비스트 멤버 장현승

 

그런데 비스트는 아주 드문예로 볼 수 있는데, 음원에서 절대강자의 수준은 아니고, 거의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아니나 'Fiction'에선 상당기간 1위를 지켰고, 조금 부진했다고 평을 듣는 '아름다운 밤이야'도 비교적 상위권에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건 나름 정상권 보이그룹 중에서 비스트만한 성적을 거두는 예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다른 기준인 음반 판매량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니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즉, 음반과 음원이 두루 조화를 이루는 정상권 그룹은 빅뱅과 비스트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것!

비스트와 달리 대부분의 보이그룹은 음반으로는 큰 사랑을 받지만 음원에서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 물론 뛰어난 외모와 엔터테이너 적인 면 등이 소녀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나 그 정도가 과하다는 이야기다.

보이그룹으로는 비스트, 빅뱅이 걸그룹으로는 소녀시대  정도가 음원과 음반 모두에서 강세를 나타낸다. 반면 2PM이나 슈퍼주니어 등 선두권을 비롯해 후배가수들은 성적이 더 좋지 않다. 최근 1위를 한 적 있는 EXO의 경우 수위권 진입 자체를 하지 못했고, 그나마 성적이 괜찮은 편인 인피니트나 샤이니의 경우엔 기복이 있어서 평균을 말하기 어렵다. 즉, 거의 대부분은 썩 인정할만한 수준의 파워를 보여주지 못했다. 상당한 수준의 음판판매량과는 달리 음원성적은 그 위상에 비해선 많이 부족한데도 그걸 극복하려고조차 하지 않는 점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필자가 비스트를 모범돌이라 부르고 싶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이돌 그룹의 존재의의 중 다양한 케릭터를 만들어 대중에 어필하고 그러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노래에 몰입해 듣게 되는 수준에 이르르면 일반적인 솔로가수의 매력을 한참 웃도는 강한 울타리를 만들어 내는데, 이게 음원성적과는 별개로 방송사 1위를 자주 거뭐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비스트는 용준형이 전곡을 프로듀싱하는 도전을 선택했고, 신곡 'Shadow' 에선 기존의 멤버 노래 파트 분담의 전형적인 면을 깨트리고 색다른 구성의 화음을 보여주었다.

아이돌그룹의 전형적인 패턴은 초반 흥행하는 곡이 나오면 그 곡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으로 한번 더 흥행하면서 그룹의 위상을 크게 높이다 그상태로 정체되는 경향이 짙다. 그룹의 컬러를 지킨다고 볼 수 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정체로 볼수도 있는 문제인데, 자신들의 컬러를 스스로 진화시킬 힘이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다. 남성팬들과 여성팬의 고른 지지를 받는 비스트는 그래서 모범돌이라 할만 하다. 스스로 진화시켜 나갈 때에는 비록 잠시 부진할 때가 오더라도 팬들은 다음을 기다려준다. 이번 비스트의 곡 '쉐도우'는 그런 면에서 아주 훌륭한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p.s 보이그룹의 팬활동을 하는 남성팬들은 없겠지만 적어도 노래를 들어 줄 수 있는 것인데 그런 그룹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게 보이그룹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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