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이 오늘부터 예비열함한 이후 열흘간 진행된다. 회의록 열람이 우리나라에 얼만큼의 실익이 되는지를 따져보자.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부류가 극명히 갈리고 있는 것은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닐 것이다. 이중 정치에 관심 있는 쪽은 이런 일들이 생길 때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서로를 비난하며 정치인들의 소모적 논쟁에 힘을 보태준다. 정치인들은 그런 국민들의 대리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정치에 무관심한 부류에겐 정쟁은 혐오증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어느쪽으로든 정쟁으로 비추어질 일에 역량을 집중해선 안될 이유이다.

TV에서 가끔 시사 관련 프로그램을 접하다 보면 비교적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는 편인 필자 조차도 생소한 사건 및 사안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 구석구석에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힘있는 자들의 만행으로 피해보는 사람들, 책임져야할 일을 내팽겨 침으로 인해 다수가 억울한 일이 벌어지는 사례들이 우리가 직접 겪지 못하고 알지 못할 뿐 알게 되면 분노할 만한 일들이 곳곳에 널려 있음도 알게 된다. 그런데 이런 사안들 중 다수는 대개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고 법의 개정으로 해결해야할 일들이다.

 이 글은 정치인 중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진 책무가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그리고 그들의 직무유기를 지적하고 싶은 마음에서 쓰여지고 있다. NLL로 비롯된 여야의 정쟁은 그들의 적극 지지층의 입장에선 당연히 풀어야할 사안으로 비쳐질 것이나 또 한편으로는 갖은 자원의 낭비로 보일 수도 있는 문제이다.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국정원게이트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데, 국회에선 NLL의 비중이 오히려 더 높아 보인다고 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필자가 NLL을 염려하는건 다름이 아니라 이런 수렁에는 왠만하면 빠지지 않는게 좋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묻지만 회의록 열람으로 인해 국민들이 얻게 될 이익은 무엇일까? 완전히 이기고 지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만한 사람들이 왜 그런 사안에 목을 매고 달려들고 있을까? 

 국민을 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나 정치인들의 정치적 득실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양쪽이 NLL로 부딪힐 수록 안철수를 비롯한 제3의 주장은 묻히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가 그나마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지지율 결집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안은 누군가가 방아쇠만 당겨 놓으면 알아서 굴러간다. 누군가는 뒤에서 웃고 있고 누군가는 그들의 의지가 아님을 모르고 본인의 의지와 소신이라 믿으면서 행한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NLL과 관련된 사안들은 잃을게 없는 부분이다.

첫째, 국정원게이트에의 관심이 분산되는 효과를 얻는다.
둘째, NLL문제는 새누리당이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포기발언이라 주장하고 있다. 즉, 관심분산의 효과는 얻으면서 정당한 문제제기 였다는 인식을 지지층에 심어주며 지지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럼 반면에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있을까? 국민들의 절반가까이 무당파 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이 훼손된 국정원게이트보다 NLL발언이 중요한 사안인 것일까?

설혹 NLL포기 발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고 해도 새누리당은 그다지 타격을 입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고로 민주당과 국민은 그다지 얻을건 없고 관심은 분산되고 만다는게 필자의 주장인 것이다.

오히려 국정원게이트를 파헤칠수록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열망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세상 곳곳에서 필요로 하는 많은 민생 법안들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민주주의와 민생경제를 향한 행보는 질 수 없는 싸움이다. 여야를 가리지도 않는다. 누가 더 잘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 질 순 있어도 손해는 입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은 정치인들 중 누군가는 이득을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될 뿐 국민에게는 득실이 없다.

국민에게 득실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정쟁을 통해 개별적인 이익이 있거나 불구경을 좋아 하는 이들일 것이다. 정치인들이 그런 부류의 대변인이 되어 정쟁을 한다는건 어불성설이 아닌가.

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은 결국 국민의 다수가 아닌 일부 적극 지지층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용도 외엔 없다고 보는게 맞다. 어떤 결론이 나서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민주당 입장에서 새누리당의 주장이 허위라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해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갈까? 거품과 같은 일시적 현상은 있을지 몰라도 선거에 필요한 표심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며 주장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이겨도 별볼일 없고 져도 타격이 많지 않은 이런 NLL과 같은 사안에 몰입할게 아니라 전국 곳곳의 생활 밀착형 정치를 해야 하는게 바른 순서일 것이다. 전국의 표심은 각 지역 현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게 투교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알지 못하거나 외면한다는 것 또한 문제가 아닌가.

국민은 위한 정책을 잘 만들어서 인기를 얻는건 상대적으로 더욱 어렵지만 그에 대한 지지는 훨씬 더 오래 가기 마련이다. 뉴타운 문제로 지난 십여년간 서울과 경기 시민들이 홍역을 앓았지만 그러한 정책을 밀어 부친 사람들을 다시 뽑힌 경우가 아닌 경우보다 많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상징하고 있는데, 힘 있는 사람이 나를 위한 정책이 수립과 추진에 있어서 더욱 잘 할 것이란 생각이 표심을 가장 크게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국정원게이트에 대한 관심은 얻을게 없는 일방적 부분이니 불편할 수 밖에 없고, NLL로 적당히 관심을 돌리면서 각 지역구만 잘 챙겨도 다음 선거에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지 않을까? 반면에 이미 무능력으로 낙인찍힌 민주당이 NLL로 이득을 보려면 완벽하게 새누리당을 압도하여 여론의 지지와 국민의 지지가 아주 크게 올라가야 조금 얻는게 있을 것인데, 그리 쉽진 않아 보인다.

필자의 글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정치적 견해는 이렇다. 잃을게 없는 정당성이 확보된 국정원사건과 같은 일에 집중하여 얻을 건 얻고, 민생을 챙겨 각 지역에서 지지도를 높이는게 훨씬 중차대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이런 측면에서 NLL로 인한 정쟁은 이겨도 얻는게 별로 없고, 설혹 있다 하더라도 잠깐 반짝하고 마는 일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이 설혹 NLL과 관련해 우위를 점한다 해서 그게 표로 이어질까? 아니면 각 지역의 중점사업의 추진 혹은 문제 해결이 표에 도움이 될까? 필자는 19대 총선에서 이미 그 답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p.s 19대 총선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엎치락 뒤치락 하던 경기도의 표가 정치적 문제가 아닌 인천의 여러 산적한 문제들과 일부 신도시 이슈로 인해 새누리당에 더욱 많은 표가 갔다. 연령대별 지지도가 영향을 끼친 부분도 분명하지만 지역별로 나눠 보면 훨씬더 선명한 답이 보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울의 경우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훨씬 더 높았던게 현실이지만 실제 표로 드러난 표심은 뉴타운을 비롯한 지역현안의 해결에 있어서 더욱 잘 처리해줄 것이라 홍보하고 다닌 새누리당에게 여론이상의 표가 갔다. 즉, 25개 구에서 상당 수가 여론이 실제 결과로 이어졌지만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조금이라도 높았던 지역의 표심까지 움직이지는 못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송파구가 그러했다. 전국판세로 보아도 마찬가지였는데 강원도와 충청도가 그러했고, 그런 접전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면서 일반적 여론이 그대로 표심으로 이어지지 않는데에는 지역현안이 상당히 중요해졌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는 경기불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를 잘 챙겨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정치를 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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