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었을 때 대박을 터트리게 되는 경우 톰크루즈나 디카프리오쯤의 네임벨류와 시리즈물인 경우 해당 시리즈의 열성팬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초반 흥행돌풍에 입소문까지 더하게 되므로 "재미 없는데 왜 흥행할까?" 라는 의문이 담긴 혹평은 그다지 보기 어렵다.

그런데 유독 흥행한 한국영화는 종종 논란이 되곤 하는 것일까? 필자는 이를 두고 한국의 대중문화가 갖는 특성에서 이유를 찾아 보고자 한다.

요즘 웹툰이 새로운 소재의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지만 과거 만화방의 신화와 같은 작품으로 이현세의 '공포의외인구단'과 박봉성의 '신이라불리운사나이'가 있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작품성 및 흥행 모두에서 참패했다. 과거의 작품을 현재에 어울리게 각색해내지 못했고, 심지어 원작의 묘미조차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별명 '피터팬'이라 불리운 최강타가 마피아 보스 밑에서 어려운 임무를 맡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은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지 않으면 살려낼 수 없고 그래서인지 드라마에선 생략되어 버렸다. 이 부분을 빼놓게 되면 최강타의 케릭터에 몰입될 수 없음에도... 또한 영화 '셜록홈즈'에서 보여준 액션 장면처럼 최강타에겐 초감각 비슷한게 있는데 이부분과 액션을 제대로 연결하였다면 '신이라불리운사나이'라는 드라마는 제대로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요는 원작 자체가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갖추고 있는데 반해 드라마는 액션의 중요한 부분을 제거해 버림으로서 드라마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성팬과 여성팬 모두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게 된다.

 한국 드라마에서 점점 입지가 축소되고 외면받는 재벌2세와 출생의 비밀에 관한 소재가 비판받는 이유는 그 자체로 경쟁력이 없는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음으로 인한 식상함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막장 소재라 할지라도 색다른 소재와 접목하여 조금만 비틀어 잘 표현해 내기만 하면 간혹 한번씩 대박이 터지곤 하는 이유다. 이미 남성 시청자층은 모두라 할 순 없어도 다수가 이런 막장 드라마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아 제목조차 아예 알지도 기억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여성 시청자 층 역시 어느정도 이탈하여 40%가 넘는 대박 시청률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요는 막장드라마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인물과 인물간의 섬세한 감정대립 및 감정선이 장점으로 작용하려면 그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야 함은 기본이고, 나아가 새로운 소재와의 접목이 모양새만 취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시도로 퀄리티를 눂여야 한다는 말이다. 강점이 존재 하는 만큼 한국드라마에서 막장소재는 그 명맥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이미 많은 대중이 외면하고 있는게 시청률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그 숫자가 줄지 않는다는 것은 드라마 제작사들의 안이함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무튼 전통적으로 남성 시청자층이 집결하는 드라마의 수에 비해 여성시청자층이 집결하는 드라마는 시청률에서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시크릿가든의 경우 비교적 젊은 층의 지지와 남여성별이 크게 기울어지지 않은 가운데 거둔 성공이었다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연이은 흥행신화를 쏘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주연한 '해를품은달'은 특정 연령층의 여성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전 연령층에 관심을 받음으로서 타 드라마를 압도하는 굉장한 시청률을 올릴 수 있었다.

영화 '은밀하게위대하게'의 주요 관객층은 분명하다. 전 연령대의 여성팬이 매우 두터운 가운데 젊은 여성층은 매우 적극적으로 영화를 소비하며 흥행을 리드해주고, 대세를 따라 '대박영화'는 놓치지 않고 보는 층에 원작팬까지 더한 가운데, 막대한 스크린수로 밀어 붙이니 대박이 아니날 수가 없는 것이다. 즉, 총대 멘 관객층이 매우 두텁다는 것 자체가 흥행신화의 중요원인이라는 점이다.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나, 주연 배우에의 호감으로 인한 관람, 그리고 원작팬층이 가세 하는 이상 대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스크린 독점 문제 또한 쉬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왜 논란이 되고 있는가는 앞서 이야기한 바대로 작품 이외의 것들을 포함하여 '봐야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왜 봤는가'를 따져 묻는다는것은 조금은 우스운 일이 될 수 있는데, 그걸 굳이 따져묻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우선 웹툰의 실사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의 온전하게 영화화 했다는 점이 장점이면서 중간 진행에서 맥이 끊기는 연출의 문제점 등 작품 자체를 꼼꼼히 보는 부류에서 불만이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이야기 해보면, 슈퍼주니어의 앨범이 수십만장이 팔려 음악차트에서 1위를 하게 되면 팬덤의 입장에서는 좋아 하는 연예인을 위한 행동을 한셈이고 그들이 보았을 때 노래 또한 들어 줄만 하다고 믿을 것이나, 필자와 같이 연예인을 쫒아 다니면서까지 좋아 해본 적이 없는 부류의 경우에는 어느가수가 부른 곡인지는 굳이 따지지 않고 그저 좋은곡은 듣고, 아니면 듣지 않는다. 그러니까 팬덤과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부류가 보았을 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그저 초반의 코믹적이 요소가 볼 만 할 뿐 중간 중간 엉성한 연출이 몇번 보이는 순간 이미 이 영화는 '3류영화'로 인식해 버리게 된다.

헐리우드 영화는 극본과 연출 모두에서 훌륭하면 대개 영상미까지 갖추었으며, 나아가 스케일까지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반면에 스케일은 충분한데 스토리가 조금 부실한 경우 볼거리라도 있으면 보게 되지만, 이 볼거리마저 조금이라도 부족하게 되면 흥행에 실패하게 된다.

영화 '은밀하게위대하게'의 성공요인은 이렇게 볼 이유가 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며, 그게 좋아 보는 사람들에게 '넌 왜 그런 영화를 보는거야'라고 따져묻는건 조금 모양새가 좋지 않다. 웹툰을 재밌게 보았거나 여자친구가 보러 가자고 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김수현의 팬이거나 해서 본다고 하는데 무어라 할 것이가. 심지어 남들 다보니 나도 봐야겠다 싶은 사람들도 많을 터인데 이들에게 '3류영화' 취급하고 따져 묻는건 실례가 아닐까?

더 좋은 영화는 안보면서 왜 그런 영화를 보냐고 하는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영화도 내가 관심이 없으면 안보는 것일뿐.

필자가 영화 '은밀하게위대하게'의 성공을 막장드라마와 비유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보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게 출생의 비밀이든 배우 김수현의 매력이든 어떤 이유로라도 보고 싶은 분명한 이유를 만들어 주면 영화나 드라마는 성공하게 된다. 물론 뒷이야기들이 많아 지는것 어쩔 수 없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게 합리적이지 싶다. 순수하게 김수현의 연기를 즐기는 부류가 아니고 영화을 분석하고 평하고자 하는 경우라면 왜 이영화가 성공했는지 그것부터 배우는 자세를 갖는게 조금은 더 나은 생각이란 주장을 전하면서 글 마친다.

P.S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 스타일 좋아 하지 않는다. 필자의 지인은 전쟁영화가 아니면 돈주고 봐달라고 해도 안본다. 그런 차원이다.  볼 이유가 충분하니 흥행하는 것으로 이해하잔 소리다. 스크린 독점 얘기는 이 글에서 살짝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 필자로서도 불쾌한 일이긴 하지만 많은 다른 분들이 언급하고 있으니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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