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을 통합진보당과 여성단체가 고발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뭐하고 있었던 것일까.

필자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모 연예인이 연극에도 출연하고 라디오에도 출연하는 등 TV에만 출연하지 않았을 뿐이지 나름 활발하게 활동해왔는데 어느날 TV방송에 나갔더니 사회자가 대뜸 오랬동안 안보였는데 그동안 무엇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연예인은 억울해야 하는게 맞을까 아니면 사회자가 미리 조사해서 알아두었어야 하는게 맞을까?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4대강 사업에 22조가 들어가고 현재 추가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는지 일반인들은 알 수 없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얼마를 쓰게 될지도 아는 이가 많지 않다. 그런데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하는 경우 고용보험을 통해 얼마간의 돈을 받게 되는데 이런 쓸데 없는데 나랏돈을 쓰는건 문제라고 했다. 사지 멀쩡한데 무슨 일을 해서라도 돈을 벌 생각을 해야지 나랏돈 받아 생활하는게 맞느냐는 논지였다. 올초까지 가장 큰 화두중에 하나였던 보육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논지를 가지고 있었다.

민주주의와 다수

더 큰 대의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을 설득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당장 내앞가림도 하기 힘든 국민들에게 그런 대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기 마련이다. 필자가 한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첫번째는 출산율 회복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내는 문제인데, 이를 위해 사회전반적으로 뜯어 고쳐야할 문제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길을 비추어 주고 중간중간 부딪히는 문제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많은 힘든 일들이 있겠지만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게 하고, 정진해 나간다면 해결못할 문제도 아닌데, 정치에 관심 없는 국민들은 대의는 고려치 않는다. 선진화된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와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어렸을 때부터 입시지옥에 길들여져 내가 먹고 입고 생활하는게 중요하지 타인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를 먼저 생각하지 않으며, 생각하는 것 자체를 기피하고 싫어 한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비해 설득을 잘 하지 못한다. 신문보다는 인터넷여론이 못지 않게 성장한 지금도 오히려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새누리당이 더욱 잘 활용하고 있다. 윤 모 목사는 아예 사무실까지 차리고 언론조작에 나섰고, 심지어 국정원까지 이런 행동에 동참하며, 수년전에는 경찰청장이 노 전 대통령에 차명계좌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새누리당이 유리했던 것일까? 방금 전 말했다시피 교육과 경제, 또 하나는 체면과 관계가 있다. 한국인들은 합리성과 실리 보다는 체면과 기분을 중시 한다. 당장 얼마 후에 문제가 발생해도 당장의 기분을 풀어야 좋은 것이다. 오해로 인해 얼굴 붉힐 일이 생겨도 쉽게 자기 주장을 꺾지 못한다. 그리고선 흥분이 가라 앉으면 사과 보다는 자기변명을 먼저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정책이라는게 국민들이 알만한 것들을 잘 설득하는 능력에서 민주당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십조를 그렇게 낭비 했음에도 지금 거짓으로 부풀린 보고서와 지지를 표명했던 사람들은 그 책임을 지고 있는가? 그 책임을 묻기 쉬운 수공과 일부 인사들에게 조사를 명목으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향하게 하고 있지만 정작 4대강의 주장을 뒷받침 했던 핵심 역할을 했던 이들은 지금도 잘먹고 잘 살고 있다. 누가 따져 붇지도 않는다.

100 대 100이 붙은 전쟁이 벌어졌다. 상대방 측 무장 중에 한명이 튼튼한 방어구를 입고 우리편 진영으로 난입했다. 그럼 우리측 수장은 판단을 내려야 한다. 난입한 무장의 역량이 엄청나서 가만 놔둘 수 없다만 수비에 치중하면서 난입한 무장을 제거 하는데 집중하던지 아니면 그보다는 정면대결중인 상황에서 오히려 상대측을 압박해 나가는게 나은지를 판단해 내어야 한다.

선택은 하나도 잃지 않기 위해 수비만 하게 되면 오히려 큰 흐름을 놓치고 만회할 방법을 잃게 된다. 성경에 보면 달란트를 묻어둔 자에게 주인은 책망하였다.

어떤 집단이든 자기 역할을 확실히 하기 위해선 수장이 중요하다. 수장이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뛰어날 필요는 없다. 오늘날 한국의 역대 정권중 성공한 정권으로 평가 받는 정권은 하나도 없는 가운데 과거 3당 합당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킨 장본인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사람을 볼 줄 알고 등용하며, 이끄는데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본인이 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한 사람을 발굴하고 일을 잘할 수 있게 해주는 지도자의 자질을 갖춘 이가 현재의 민주당에 부족하다.

당내에서 어떤 문제로 여론이 부딪히고 있는 경우, 국민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똑같은 사안임에도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전자의 경우에는 지도자의 조정을 바라게 되고, 실제로 정치적 타협을 지도자는 해내기 마련이다. 못해낼 자가 인정받는 지도자가 되었을리도 만무한 것이니까.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내분으로 비치고 나아가 욕심만 많고 무능하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니 윤창중 고발도 진보당에 선수를 빼앗긴것 아니냐는 비난을 들어도 변명하기 어렵다. 요는 보여주기식 정치를 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슈를 선점하고, 지배하는 역량을 보여주 한다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내의 화합 뿐 아니라 비전을 심어줄 지도자를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대선에 석패했을 때 민주당의 대응을 보면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현재 민주당의 유일한 희망은 차기 대선주자감을 발굴해 내는 것인데, 대선 패배 후에 이미 그런 작업이 들어 갔어야 했다.

안철수의 요구를 넘어선 그 이상을 내놓고서라도 모셔가든지 그게 탐탁치 않으면 문재인을 재신임하여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이 부분을 깔끔하게 하지 못하고 넘어가니 아직도 인터넷 뉴스에는 서로를 비방하는 글이 난무한다. 누가 되었든 대의를 이끌어갈 사람을 지지해줄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야 희망이 있는데, 아직도 기분에 좌우되어 험담을 일삼고 있다.

필자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도 뼈아프지만 문재인과 안철수가 대선후보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때 대선이 다가올 수록 점점 지지자들의 뜻이 모여지기를 바랬건만 오히려 서로를 향한 적대심만 키워갔다. 당장 집이 무너져도 재산다툼을 벌이는 자식들과 비유해서 크게 무리는 아니란 생각이다.

한국인들은 정치에 대해 열을 알아야 함이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의무이자 책임이며 권리임에도 하나도 알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가쉽거리에만 치중해 갑론을박을 벌이곤 한다.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하며, 최소한 현실적으로 이렇다면 열 중 하나라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를 보고 열을 판단할 수 있게 정치인들은 눈높이를 맞추어 주어야 한다.

4대강 사업은 수십조가 들어갔다는데서 이미 많은것을 상징하고 있다. 수 많은 기업들과 전문가들 그 규모에 맞는 엄청난 사람들이 관여했다. 그런데도 이런 국가적인 큰 일보다 진실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더욱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말을 허투루 쓴는 이들을 멀리할 것이로되 적어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의 하나인 보육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그 뜻을 올바로 밝히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인물이나 당을 지지함이 마땅한데, 오히려 이런 문제보다는 당장 낙수효과나 바라고 표를 행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조사된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을 보면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보수층의 흔들림 없는 지지다. 지지층이 흔들리지 않으니 작은 말실수가 크게 회자되어 돌고 돌아 부풀려졌던 참여정부 때와는 상반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즉, 논란거리가 많지 않으니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막연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작 큰 대의보다는 말꼬리 하나를 붙잡는 언론과 국민들의 수준이 그러하니 어쩔까 싶지만 적어도 현재 그러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고, 보여지는 하나라도 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두번째는 대북문제로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된 것에대한 책임 보다는 역시 그간 주장해온 말과 다름 없는 흔들림 없는 대응을 국민들은 높게 사주고 있다. 지지율의 태반이 이 두가지에서 나온다.

고위공직자들이 그 자리에 앉기 위해 쌓은 스펙은 화려하지만 정작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국민은 알 수 없다. 그러니 한번씩 터지는 문제들로 판단해 볼 수 밖에 없다. 국정원이 댓글 요원들을 활용한 일만 보아도 그들을 비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깊이 들어가 상세한 정보를 국민을 알려하지 않는다. 설혹 알고 있어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합리성과 실익보다는 체면과 기분에 좌우되는 국민성, 그리고 그것을 바꾸어야할 교육이 그대로 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그들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윤창중 고발도 그렇거니와 4대강 및 댓글요원, 그리고 갑을 관계에 대한 여러 이슈에서 핵심을 꿰뚫는 이슈 선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근래 민주당에 무능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상세 정책에 대해 국민이 알기 때문에 하는게 아니라 이슈를 선점하고, 그 이슈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적 사안에 일일이 대응하며 당의 입을 낭비시킬 필요가 없다. 말할 것들을 추려 연쇄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근래는 민주당에 엄청난 호기인데도 그걸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4대강 사업은 말그대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일로 관련된 비리와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속된 말로 정부만 모르고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파헤치고 또 파헤쳐도 얼마든지 나올게 많은게 4대강 아닌가.

이제 공은 안철수에게 넘어갔다. 안철수의 현명한 판단 중 하나는 바로 진보의 틀에 갇히지 않겠다는 포용의 선언인데, 이것은 자신을 중도에 가깝다 생각하는 사람들을 포용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도는 늘어났는데 여야 지지자들은 무슨 일만 나면 별로 실익이 없는듯 한데도 목숨걸로 싸우는것으로 비쳐진다. 이런 중도세력이 옳은 것일까? 필자는 답을 내리진 않는다. 다만 중도라는 의미는 입장을 만들어 방향을 선회할 수도 있지만 개별적 사안에 대해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여당인 새누리당이 아닌 야당이 약진해야할 시기에 도래하고 있다. 기회는 아무때나 주어지는게 아니다. 야당 의원이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몰라줘서 안타깝다라고 말하는건 애들 투정이나 다름 없다. 정책입안을 잘 하는 사람, 그걸 잘 포장해서 잘 알리는 사람, 상대방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해 내는 사람, 국민의 지지가 높은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 당을 이루고 당내의 시너지가 곧 지지층의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절호의 타이밍이 현재인데, 지금도 이런 기막힌 타이밍을 이용하지 못하는 민주당을 보면 안타까울 뿐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