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누가 국민연금을 흔드는가' 라는 주제의 방송을 접하면서 많은 의문점이 생겼다.
뉴스라는게 본래 사실의 나열에서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라 편집의 영역에서 왜곡이 발생할 수 있듯이 국민연금을 다루는 PD수첩의 내용에선 문제가 보였다.

우선 국민연금을 폐지 하자고 주장하는 모 연맹의 회장의 개인적 비리를 파헤치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을 배치했다. 이는 지극히 잘못된 진행 방식으로 국민을 그런 일부 개인에게 휘둘리는 존재라고 가벼히 여기는 인식을 갖고 있는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국민연금을 만들고 지금까지 운영하며 홍보하는 과정에서 생긴 그간의 많은 문제점에 대해 그 누구도 제대로 시인한 적이 없고,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큼 개선을 하기 위한 진정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1988년부터 시행 된 이 제도는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된 건 1999년 확대 시행되면서 부터인데, 사실 이 제도는 너무 섵부르게 시작한게 문제였다. 초기 수익율을 지나치게 높게 잡았고 강제 시행하는 단계에서 제대로 연금의 성격을 홍보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공적연금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태반이며, 심지어 배운것 많고 어느정도 사회를 알고 머리가 쌩쌩 돌아가는 30대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니 전체 국민들의 불안감은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다. 누군가 흔든다고 해서 흔들어지는게 아니라 흔들릴만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우선했어야 PD수첩의 지적은 납득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위의 첫번째 지적에 이어 두번째 세번째 지적을 더하고자 한다.

둘째, 기존의 데이터를 신뢰하지 말라.

방송 말미에 인구 및 경제 사회적 변화에 대한 지적을 몇몇 지식인 들이 나와 짧게 언급하였는데, 사실은 이 부분이 오히려 앞서의 내용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스웨덴의 연금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설계하고 시행하며 그것을 체험하고 겪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공적 연금에 대한 신뢰를 쌓아 나갔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파악하지 못한 여러 어려움도 있었을 테지만 적어도 그 역사만큼이나 그 나라의 실정에 맞게 보완되어진 과정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엔 그 모든 과정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아니 넘어서는 시대적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고령화 문제와 한국에서 유독 과하게 진행되고 있는 출산율 저하 문제로, 한국의 국민들은 국민연금 자체를 잘 모르고 불신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두텁게 깔린 경제 사회적 문제가 앞으로 자신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본능적인 파악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아는 상식선에서 세상의 지식의 연장선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스웨덴을 비롯한 외국의 데이터는 인구구조와 사회경제적 영향을 비교적 적은 분야의 경우에는 보다 신뢰성을 더할 수 있겠지만 국민연금의 경우에는 참조할 부분이지 강조할 정도는 되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셋째, 인구문제

본래는 둘째 이유에 포함하려 했지만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따로 빼놓아 이야기 한다. 인구 구조의문제가 국민연금의 불신에 핵심중의 핵심이다. 방송 말미 조원희 교수가 지적한바 대로 출산율이 1.8에서 2.0정도로는 회복 되어야 하며 그런 시대로 접어든 이후로부터 다시 수십년이 지나야 안정화가 가능하다.

 이 글을 보는 분들에게 명확히 말씀드리지만 필자는 기본적으로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을 불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로 지적할 만한 내용이 없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글을 적고 있다.

인구문제와 연관되어 지적 할 부분은 바로 사람의 일생의 주기와 관련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굳이 깊이 생각지 않아도 어느정도 느끼고 있다. 무슨 말이냐면, 출산율도 회복되고 경제도 부흥해서 50년 후의 국민연금의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현재를 살아 가는 우리에게 지나치게 손해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면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을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정도의 차이라는 말인데 내가 어느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후손에게 득이 되면 좋고, 반면에 내 윗세대가 풍족한 노후를 보낸다면 그걸로 족할 수 있을 테지만, 그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 과하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고 현재의 내 현실이 더욱 어렵게 느껴지고, 나아가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결국 내가 이렇게까지 손해 봐야 하느냐는 생각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출산율이 1.5 이하로 내려간지 벌써 이십년이 다되어 간다. 1.1~2 사이가 된지도 십여년이 되어가며 아직 본격적인 회복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는 잡히지 않고 있다. 인간의 본성 중 하나는 희망이 주어지면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만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앞으로의 희망이 없다면 절망하게 되어 있는데, 앞으로 예견되는 경제적 신호에 긍정적인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개인경제의 중요한 축인 부동산과 개인금융에 대한 비전은 악화 일로를 걸어가고 있다보니 국민들의 불안 심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얻어지는 지식으로 인해 가중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필자의 개인적 전망을 더해 보자면 부동산은 앞으로 큰 하락은 맞지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능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하고 그들이 노령화 시대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나빠지진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좋아질 정도는 아니며, 출산율 1.1~1.5 사이에 태어나는 아이들이 앞으로 십여년 후 집을 구하게 될 즈음 수요가 상당히 부족해 지는 것을 어느정도 완화 시키는데 약간의 역할은 해줄 것이다.

공적연금의 최대 위기는 다시 강조하지만 인구구조의 변화이며. 방송 말미 학자의 짧은 언급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부각시키고 완벽하진 않더라도 해결의 실마리라도 시청자 개개인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 보았어야 했다.

필자는 시사 및 경제 문제를 다룰 때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는데, 그 이유는 언론이 다루긴 하나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실제로 인구구조의 변화가 한국사회의 미래 비전을 설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그리고 한국인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벌어지는 세상이 찾아온다. 과거 그 어느 때도 인류의 인구가 70억을 넘어 그 이상으로 치닫으려 한 적이 없었고, 최근처럼 기상이변이 속출한적이 없었다. 과거의 데이터 자체를 볼게 아니라 그 그런 결과를 만든 원리를 미래를 위한 대비에 참조하되 그것 자체를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공적연금에 대해 많은 대국민 설득이 이어지고 홍보하며 결국 개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민연금을 못받을 일은 없다라며 항변만 할게 아니라 국민연금을 불신하게 만드는 사회적 현상에 정치권은 더욱 노력해야 하며, 일개 00연맹 회장을 집중 취재하는 것보다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할애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부동산 문제와 인구구조의 문제에 대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자세로 임한다면 국민들이 몰라줄 리가 없다.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니 차가운 시선을 받는 것이다.

필자는 국민연금에 대해 그리 불안해 하지 않는다. 왜냐면 필자가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 시기엔 연금이 고갈되지 않거나 거의 막바지 정도는 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아랫세대에 대한 부담은 장담할 수 없다. 방송은 오히려 후세대를 위한 안전장치 쯤으로 말하는데, 이 또한 설득력이 약하다. 위에서 말한것과 마찬가지로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시대가 너무 장기화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몰두해야 할 정치권, 그리고 여야는 아직도 케케묵은 이념논쟁이나 일삼다 보니 거기에 동자하며 '종북' 운운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넘쳐나고 있다. '반에서 꼴찌하고 거친 친구를 5등하는 바른 친구가 추종하려 하는걸 본적이 있는가? 순수하게 그런 부류는 사실 거의 있기가 어렵다. 대개 어떤 불순한 동기를 갖는 이가 그 동기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보는게 현명하지 않을까. 아무튼 정부정책에 비판적 태도만 보여도 종북으로 모는 기현상이 상당기간 이어지는 것을 넘어 정착되고 있으니 황당함을 넘어 아주 고약한 상황이다. 앞으로 한국사회는 엄청난 변화가 찾아오게 되어 있다. 이 글에서 일일이 지적할 순 없으나 인구구조의 변화가 그 중에서도 핵심중에 핵심이며, 어찌 보면 국민연금 논란조차 이런 문제로부터 비롯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정치권이 할말이 있으려면 무조건 안심하라고 말할게 아니라 국민연금을 불안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여러 상황드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모르긴 몰라도 스웨덴이 5번의 연금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좀 전의 주장처럼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을 같이 보여주었기에 가능한게 아니었을까.

정리하자면,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진정한 원인과 경중에 대해 방송이 오히려 혼란을 주었고, 정작 중요한 내용은 심층 취재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불안감의 진정한 원인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대책들이 나와주었을 때 회복될 수 있다. 만약 출산율이 5년,10년 후에도 1.3이하에 머물러 있다면, 국민연금은 어떤일에도 멀쩡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말을 누가 신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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