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주식은 엄연히 다른 분야라 할 수 있지만 한가지는 동일하다. 바로 사람이 하는 경제행위라는 점이다. 위의 그림은 잘 나가던 어떤 주식이 바닥을 치고 다시 살아날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주봉) 그러나 첫번째 그림에서 이어지는 다음 그림을 보자.

 

아마 중간에 한번 바닥을 다졌으리라 위안을 삼으며 희망을 갖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나 그런 기대감을 무참하게 짓밟고 재차 지하로 내려가는 모습이다.

오늘날 세계 및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필자는 단연 첫번째 그림의 끝 자락에 와 있다고 믿는다. 기업은 대책을 내놓고 기대심리로 바짝 단기 상승 흐름이 나올듯 하지만 근본적인 펀더멘탈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답은 나올 수 없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한 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한국의 섬유산업은 지난 이십여년간 바닥을 기고 있었으나 최첨단 섬유를 개발하고 그 근본이 되는 화학산업이 발전해 가면서 더불어 재 부흥의 기회를 맞았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국 월마트에서 판매하는 의류의 대부분이 한국기업이 생산하고 있으며, 근래 아웃도어 열풍의 혜택을 받고 있는 기능성 제품 역시 한국이 강국이라 할 수 있다. 관련 기업들은 저성장 레드오션이란 인식을 깨고 크게 재도약하고 있다. 부동산의 가치는 그 땅에 사람이 살아가는 이상 희소성 때문에라도 영원히 가라 앉을 수는 없지만 산이 높았던 만큼 골이 깊을 것임은 그리 어렵지 않게 판단해 볼 수 있다.

부동산은 두가지로 이해하면 쉽다.

첫째는 희소성 둘째는 수요와 공급이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희소성에 기반하며, 한국의 경제발전 시기에 엄청난 지가 상승이 있었다. 21세기 들어 집값 상승이 주목받는건 그 이전까지 소수의 사람만이 갖고 있던 자기집 비율이 오르고 다수의 국민에게 보편적인 경제관념이 생기다 보니 그런 것이지 사실 그 이전의 땅값은 수백배 올랐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수백배의 지가상승이 장기간 이어졌다고 해서 그 모두거 거품이라 할 수는 없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많은 인구 비율을 갖고 경제발전의 시기에 거머쥔 부를 바탕으로 더 좋은 집에 살고자 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의 집값 상승율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무렵부터 12~15%에 이르던 이자율이 4~5%대로 떨어지고 경제성장율은 정체되었으며, 국민 개개인의 수입이 집값 상승률을 따라 잡지 못하면서 큰 괴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일부 지역적 이슈가 아닌 전체적 관점(중단기)에서 살아나려면 두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바로 한국의 경제 성장율이 10%대로 돌아가고, 출산율이 최소 1.5~2.0 대 사이로는 진입해야 한다. 이정도 조건은 갖추어져야 중기적 관점, 즉 10~20년 사이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기준으로는 아직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며 출산률 1.2 이하로 떨어진 이후 출생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집을 구하는 시기는 이제 불과 십년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경제성장률이 10%대로 재진입한다는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다시 말해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최소 20~30년간의 기나긴 장치침체를 겪어야할 운명이란 뜻이며, 이런 판단에 기반하여 이번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은 마지막 탈출구가 될 것으로 전망해 본다. 첫 그림에서 보듯이 한국 부동산 시장은 마지막 불꽃이 이미 꺼진 후라 할 수 있지만, 남은 불씨가 반짝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오게 되는데, 그 반짝하는 정도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다르게 되어 있다. 단기적인 약발이 듣게 하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을 수록 약발이 다하는 순간 이후의 하락하는 가속도는 더욱 강하게 붙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번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어느시점 거래가 활성화 되었을 때 탈출하라는 신호와 다름 없다고 판단하고 이 글을 쓰고 있다.

 관련 설문조사를 해 보면 현재보다 30%정도 싸지면 집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이런 대답을 하는 이유는 한 가구의 총수입 대비 부동산의 가치를 고려한 일반적인 인식이 그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필자의 전망으로는 현재보다 20%이상의 집값 하락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면 값이 그대로여도 사실상 떨어진것과 다름 없다) 이 앞으로 십여년간 지속되고, 다시 20년정도는 그 정도 선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 지엽적인 부분에서 조금 다를 순 있어도 큰 틀에서는 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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