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인선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총리 후보부터 시작해서 최근 장관후보들까지 총체적인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려 오는 말이 "그사람이 그사람"이라고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킨 사람들은 화합이라는 말 보다는 사실 강력한 리더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박정희 향수, 문재인에 대한 신뢰 부족 등 여러 이유로 투표하였겠지만 실은 박근혜 정부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화합이라는 화두는 새 정부 내내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박정희를 인정하지 않던 부류가 갑자기 그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인정하게 될 확률은 사실상 매우 적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새 시대의 대통령은 과거와의 갈등에서 거리가 있어야 지역 및 세대갈등의 심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인데, 오히려 그런 갈등의 상징적인 인물이 대통령이 됨으로서 앞으로 5년간 어떤 일이 불거질 때마다 지역 및 세대갈등은 매번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새정부의 인선은 총체적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 후보는 고문으로 재직한 바 있는 교육재단이 유흥업소를 상대로 임대수익을 벌어들인 일이 밝혀졌고, 다운계약 및 박사논문 관련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그는 1986년 대통령 비서실에서 행정사무관으로 파견근무를 하며 국민정신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기획 및 업무 등을 수행한 공로로 대통령 근정포장까지 받은 사실이 있다. 이런 인물을 왜 교육부 장관 후보로 내세웠는지 부터가 의문인 분들이 있겠지만, 그 이유를 그리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런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 출세하고 살아남아 다음 정권에서 한자리 하게 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물일 수록 국민화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전두환 정권하에 고통받은 사람들이 그 정권에서 근정포장까지 받은 사람을 기꺼이 인정하게 될까?

막장드라마의 특징은 욕하고 비난 하면서도 자극적인 장면으로 이어지는 스토리의 끝을 궁금해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아 퀄리티가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은 잘 시청하지 않는 반면 중장년층 이상 주부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며 막장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인선에 대해 막장드라마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인선을 하든 지지층은 이해해 줄 수 있는 인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냐 싶을 정도로 극단적인 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서남수 후보자 외에도 윤병세 후보의 자녀는 '가계 곤란 장학금'을 5번이나 받았고, 현역 판정을 받은 후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재검서 보충역이 되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논문짜집기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 밖에도 김종훈 미래창조장관 후보자나 유진룡 문화장관 후보자 등 대부분의 장관 후보자가 다수의 의혹을 사고 있다. 동아일보가 "해도 너무해. 이런 논문표절 처음봤다" 라고 할 정도로 허태열의 표절은 13쪽 중 6쪽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표절했으면서 "쉬는 김에 박사 학위나 받아두자고 한 것이다. 내가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시간이 부족해서 실수 좀 했다. 학자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해명을 할 정도로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의 자질중 첫번째는 인선

나랏일은 사람이 한다. 대통령의 자질 중 으뜸은 사람을 잘 쓰는 인재 등용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재의 기준은 무엇일까. 인재의 첫째 기준은 도덕성이고 그 다음이 능력이다. 역사적으로 나라에 해악을 끼친 인물들은 대개 능력은 있으나 잘못된 방향으로 쓴 경우고, 그 원인은 공인의식의 부족과 도덕성 결핍에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문회 과정이 지나치다 여기는듯 하지만 도덕성 검증에 필요한 과정은 사실 인선을 발표하기 전 아주 쉽게 이뤄진다. 후보자 발표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언론과 야당의 자료를 꼼꼼히 준비할 수 있는건 그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인사검증 시스템을 아예 작동하지 않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후보자들의 결격사유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거나 둘 중 하나로 좁혀진다.

후보자에 대한 전산화된 자료를 바탕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사전검증에도 불구하고 인선이 되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이정도 쯤은 괜찮지 않느냐 하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한다. 게다가 경호처를 경호실로 승격하고 참모총장 출신의 경호실장을 임명하며, 군 관련 인사를 대거 등용하고, 논문 표절 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물이 비서실장으로 내정되었다는 건 도덕성 보다는 능력이 우선한다고 생각하는 인사스타일이라고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지 않을까.

이런 인사는 시대의 흐름과 부딪히는 과거에의 회귀나 마찬가지다. 윤여준의 팟캐스트에선 이런 문제를 두고 "좋은 인재를 잘 쓰면 권위를 같이 얻고, 민심의 바구니를 얻는다" 라고 표현했다.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대변해주는 말이다. 시작부터 삐걱대는 박근혜 정부는 자신의 사람을 쓰고자 문제가 있는 인선을 하면 할 수록 점점 민심을 잃게 된다는 점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실패한 정권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철저한 공인의식으로 스스로 무장하여 부패 전력이나 혹은 국민의 반감을 사는 언행을 서슴치 않는 인사들을 인사에서 배제하고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적 태도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다시 한번 고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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