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출소후 사면여부를 보면 박근혜정부의 갈길이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이 어떤 정치를 펼칠가에 대한 이야기보다 50대의 투표율과 같은 연령-지역별 표심이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왜 이반되고 말았는지에 대한 분석이 더 많은 요즘이다. 필자 역시 그런 관점에서 글을 쓰기도 하였으나 이제 박근혜 정부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되었다.

당선인이 되고 나서 어떤 정치를 펼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공약에 대한 실천의지 재확인, 인수위 구성 및 인선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인수위때 나오는 발언 및 행보는 그 정부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나는 바로미터이며 선거유세 때부터 국민대통합을 이야기 해온 만큼 어떤 방식으로 통합의지를 실천할지에 대해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그 만큼 한국사회는 이 통합이 절실한 시기다.

그런데 요즘 상당히 얺잖은 이야기가 벌써부터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 데일리안 뉴스 : 당선인 박근혜, 토사구팽 없는 대탕평 없다" ]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을 보면 기가 차다 못해 황당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 실려 있는데, 그럴 듯한 주장에 살짝 얹어가고 있다. 간단히 내용을 소개해보자면 "팽도는 차도" 라며 이명박 정권 들어 그의 형님을 비롯해 몇몇 가신들을 팽하지 않았음을 탓하고 있다. 언뜻 보면 맞는 말이지만 그 중간에 슬며시 "공약은 솎아버려야 한다" 라는 내용을 끼워넣으면서 욕을 먹더라도 공약 경쟁으로 남발된 정책은 폐기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남발된 공약이 있다면 그런 태도를 지적해야 할 것인데 아무런 지적이 없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즉,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지지후보가 만들어 가는 이미지에 따라갈 뿐 세부정책에는 관심이 많지 않고 혹여 자신들의 생각과 일부 다른 내용이 있더라도 상관치 않는다. 복잡하고 알아보기 어려운 공약보다는 경험적으로 그간 새누리당이 펼친 정책들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여론이 부각시키는 정책적인 판단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심한 경우 지지철회를 외치기도 한다. 지지후보가 해온 발언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 하는지 보다 내게 유리한 말을 해주는가 아닌가에 관심을 두고 맞지 않으면 왜 지지하는가 여부도 고민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굉장히 높아 여론이 크게 분열되지 않고 비교적 높은 투표율과 지지로 이어졌지만 안정이란 이미지를 좋아 하는 보수의 대결집에 비해서는 부족했다. 그런데 안철수의 후보사퇴 이후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보고 투표한 사람의 수가 적지 않았다는걸 감안해 보면, 욕을 먹더라도 공약을 솎아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는건 어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당선인은 평소 원칙과 소신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이런 주장이 나온다는건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앞서 말한 두가지중 공약에 대해 조금 만 더 언급해보자면, 공약이 가지는 중요성은 대단히 크다. 공약에 들어가 있는 한줄 한줄이 그 정부의 성격을 말해주며, 박근혜 정부의 갈길이다. 대선 투표로 한국의 국민들은 박근혜 당선자가 주장하는 정책비전에 대해 손을 들어 주었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행한 많은 정책들은 공약에 의거한 바가 크다. 국민들의 지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5년마다의 귀한 기회가 대선이며, 투표로 드러난 민심을 바탕으로 하기에 공약의 추진은 강력한 탄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대통합과 정봉주

정봉주를 좋아 하는 국민이건 그 반대이건 정봉주가 재판받고 수감되는 과정을 짚어 볼테니 한번 판단해 보길 바란다. MB정부의 도덕성 검증을 위해 BBK저격수로 나선 정봉주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감옥에 가게 되었다. 쟁점은 허위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한 것이냐 인데 검사는 이를 입증하기 어렵자 '미필적 고의'라는 괴이한 주장을 펼쳤다.  2008년 1심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사건들을 모두 무죄처리했는데 1심 이후 2주만에 2심 합의부가 바뀌고 정봉주 재판만이 이후 3년간 질질 끌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의혹으로 번지게 된건 연기를 거듭하던 재판이 2011년 4월 정봉주가 참여한 나꼼수 열풍 이후 8월18일의 재판 일정이 12월 22일로 또다시 연기 되었고, 결국 그는 유죄판결을 받아 1년간 복역하게 되었다. 게다가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는 치명적인 타격이 더해지니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앞길에 커다란 장애물이 생기게 되었다. 감옥에 들어간 정봉주는 모범적인 교도소생활로 가석방을 기대케 했으나 법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합이 필자가 생각하는 그것이라면 정봉주에 대한 사면을 해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른 의미의 대통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봉주가 감옥에 가게 되고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면을을 보았고 그게 정치적 견제의 의미라는걸 법적으로 공인할 수는 없어도 심적인 의혹을 갖는 많은 사람들이 많은 만큼 박근혜 정부의 대통합 의지가 정치적 상대자들에게도 포함하는 것이라면 이런 의혹을 해소하려 시도할 것으로 기대해 보는 것이다. 만일 필자가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는 그런 대통합이 아니라면 할말 없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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