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약 2주 가량 남겨놓은 현재 나름 정치평론가들은 통계와 자료를 준비하고 과거의 정치적 사건들을 거론해가면서까지 현재의 상황을 분석해 보려 하지만, 그걸 보는 필자에겐 너무 많이 알고 생각이 많은게 오히려 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한 시각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안철수가 진정한 대의를 마음에 품고 있다고 믿는 분들도 있고, 단순히 새정치를 명분으로 야심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이라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이렇게 같은 사람을 두고도 해석이 다르니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미리 그의 앞날을 예측해 보는 식의 경쟁을 하는 모습도 발견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과에 흙이 묻어 있다고 해서 사과가 아닐 수 없듯이 안철수 현상은 곧 젊은 부동층의 열망이 그렇게 표현되어진 것이니 다른 복잡한 정치적 계산을 배제하고 오로지 그 현상 자체에 집중해서 해석해야 옳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럼 젊은 부동층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선 말들은 결국 젊은층의 표심이 어디에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젊은 투표권자들 중 정권교체를 원하는 쪽은 문재인이 마음에 들든 아니든 일단 지지 하는쪽으로 돌아섰다. 아마 긴 고민도 필요 없이 그날 바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새정치를 희망하는 젊은 부동층은 상당수가 지켜보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쪽으로 옮긴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설마라고 생각지 말자)

다시 말해서 지금 민주통합당은 안철수를 설득 해야 하는게 아니라, 안철수로 대변되는 젊은 부동층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층에게 투표라하고 외쳐 봐야 그말이 제대로 먹힐리가 없다. 투표를 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이고 다른 어떤 찬성이나 반대 집회보다 한 표가 더 큰 위력이 있다고 설득해 보려해도 아예 처음부터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할수 밖에 없는 명분을 쥐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간사회는 상호주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이만큼 했다라고 보여주는게 있을때 마음이 움직이고 투표장을 가게 되는 것이지 말로만 하는 립서비스로는 투표할 마음이 생길리가 없는 것이다. 안철수 지지자중에 정권교체가 목표 였던 분들은 안철수가 후보 사퇴를 선언시 말한 정권교체 그 목적자체에 마음을 돌려 먹을 수 있었지만 새정치를 바라는 쪽에서는 지금까지 일부 인사쇄신 정도로 성에 찰리가 없다.

필자도 한때는 명분이 무에 그리 중요한걸까 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지만 지금은 세상에 명분만큼 무서운게 없는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명분은 만들어 내고자 해서 만들어 지는게 아니며 어떤 계기로 작용해 여러 효과를 자생적으로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특히 명분은 여론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투표 안하고 놀러 가겠다는 친구에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설득할 수 있으려면 "그래 그렇게까지 했는데 이번 한번 더 믿어줘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작은 명분이라도 쥐어줘야 마지 못해 투표장에 가게 되는 것이다.

역으로 사표방지 심리는 먼저와는 반대로 인간의 얄팍한 회피심리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내 표가 사표가 될 확율이 높다는 생각이 들게 하여 투표장에 가지 않게 하는게 바로 이런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문재인 - 박근혜 - 이정히 TV 3자토론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바로 상식처럼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막상 국회에선 들어 볼 수 없었던 바로 그 '다카키마사오'라는 이름으로 퍼져 있는 박정희의 친일행적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필자가 보기에 다카키마사오가 일본에 충성혈서를 쓴 부분과 같은 정도는 약간의 관심이라도 있는 국민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내용이지만 반대로 아예 모르는 사람도 상당수 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 다른 어떤 공세보다 효과가 어느정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걸 바꿔 말하면 요즘 박정희 관련한 어중간한 공격은 차라리 안하느니만도 못하다는 뜻이 된다. 돌직구 날릴 정도 아니라면 칼을 빼들지 말았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어설픈 정도로는 박정희 지지층이 흔들릴리가 없고 오히려 더욱 결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희가 두번째 토론까지 활약해 주길 바라는 분들도 생겨날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진정 문후보를 돕고자 한다면 일찌감치 2차 토론 전에 사퇴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문재인후보에게 TV를 통해 자신을 각인시킬 기회가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는걸 감안하면 스스로가 화제가 될만한 역량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시선이 분산되고 남이 먹여주는 떡을 두번째 먹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건 이래저래 좋은 점보다는 부정적 시각이 커질 소지가 있다.

또한 TV토론으로 개별적 전투에 우세를 점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디. 진즉에 투표할 후보를 점찍고 있는 경우라면 쉽게 바꿀리도 없을 것이고, 투표를 안하겠다고까지 말 하는 부동층 역시 설득하기 어려우니 실질적인 실속은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부동층을 잡으려면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상식이 아닌 국민의 상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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