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는 특이한 드라마입니다. 의사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요즘 너무 많아서 흔한 설정인거 같은데 뭐가 특이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보는 시각으로는 특이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입체적 연출과 연기로 그려지는 백광현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전개방식을 마의가 보여주고 있는데요. 백광현을 연기하는 조승우의 연기에 대해 가장 좋은 칭찬으로 생각되는 '대체불가'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고, 악역에 해당하는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는 그리 높은 비중을 두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분량에 적절한 상황배치로 효과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결국 비중분배의 차이인데, 드라마 '마의'는 주인공인 백광현과 강지녕에 대해 대부분의 분량을 할애 하면서 착한 드라마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도 결코 지루하거나 하지 않는 따뜻한 재미까지 주고 있습니다.

사극이 보통 주변인물들에 대해서도 적잖은 비중을 두기 마련인데 '마의'는 유독 남여주인공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 편이며 악역들의 음모가 있긴 있지만 포커스가 온통 백광현에 맞춰져 있으니 그런 음모조차도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와닿기 보다는 억울한 상황에 처한 백광현의 억울함에만 온통 신경이 쓰이게 됩니다.

 이병훈 감독은 아마 맘먹고 착하면서도 재밌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생각한듯 합니다. 착하면서도 재밌으려면 몇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이제부터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 이병훈 감독의 둘째가라면 서러운 뛰어난 연출
- 배역에 완벽하게 일치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조승우, 이요원

국내 대표 PD로 단연 이병훈감독을 첫손으로 꼽아도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명품드라마의 조건이기도 한데 명감독님의 명연출에 조승우와 이요원의 명연기가 더해지니 당연히 어떤 방식에 주안점을 둔 전개가 있더라도 만족스러운 재미가 있을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연출스타일을 주인공이 온전히 소화해 내지 못하면 다 말짱 도루묵일 것인데 조승우는 정말 백광현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발고를 당해 고초를 겪고 있다. 

 

드라마 '마의'의 주요 변곡점로는 누구나 '마의'였던 백광현이 '인의'가 되고자 하는 생각을 언제 어떤 계기로 갖게 되느냐를 떠올릴 법 한데 아니나 다를까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 그 자체로 백광현은 동료가 병으로 쓰러지자 침을 놓아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감히 마의 따위가 사람에게 의술을 펼칠 수 있으냐는 분위기였고 백광현은 곤장을 맞아 피곤죽이 되어 쓰러지고 맙니다.

백광현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강지녕.

 

인의가 되겠다고 강지녕에게 선언하는 백광현

그리고 이어 양심의 가책을 느낀 동료들의 고백으로 자신이 시술한 병자의 가족들이 매수 되어 발고가 되었음을 알게된 백광현은 수의가 추천이 아닌 시험으로 의생을 뽑는 개혁안을 발표하고 그에게 의서를 제공하며 권하게 되자 '인의'가 되고자 하는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이런 과정 하나하나는 그리 색다를게 없지만 조승우의 명연기와 오밀조밀한 극의 전개로 인해 설득력을 얻게 되면서 이 설득력이 곧 재미로 이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백광현의 입장이 되어 그의 안타까운 상황에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개하며 그가 분연히 일어서 사회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통쾌하게 멋진 인의가 되길 기원해주게 됩니다.

뻔하지만 재밌는건 다름 아닌 이병훈표 연출과 조승우표 백광현이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와 주니 시청자들은 그저 백광현에 몰입되어 울고 웃으며 한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마의'의 인기에는 다른 요소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식상하지 않도록 과거 이병훈표 사극의 특징에 새로운 트랜드를 일부 덧붙이는 변화가 있긴 하지만 부차적인 것들이므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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