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때를 돌이켜 보면 불과 몇년전인데도 불구하고 신기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하루가 멀다하고 온갖 미디어를 통해 흘러 나오는 위기설이었습니다. 곧 나라가 망할듯이 떠드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경제가 위기다' 라는 언론기사들이 정말 정말 많았죠. 그런데 지나고 나서 보면 당시의 경제지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좋은 면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위기론은 반론을 집어 삼키고 참여정부가 4년차에 접어들던 시기엔 점입가경에 이르렀습니다.

경제위기, 안보위기 등 위기론은 늘 보수에게 이득을 안겨줬다는게 정설입니다. 그래서 과거엔 '안보장사'라는 말까지 있었죠. 참여정부 말기의 위기는 그러니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위기라고 보는게 더 타당할듯 싶습니다. 대부분의 객관적인 지표는 좋은데 말로만 위기였으니까요.

참여정부 시절의 많은 이슈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자 이번 글과 관련 있는건 부동산 폭등과 햇볕정책입니다. 언론기사는 매일 같이 부동산투자를 권유하는 듯한 뉴스를 내보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동산 폭등이 참여정부의 실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를 이어 받은 햇볕정책 역시 퍼주기라며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산이 있으면 계곡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으며 나라를 운영하는 이들은 이런 흐름을 잘 캐치하여 국정을 잘 이끌어 주길 국민들은 희망하며 한표를 행사합니다. 그런데 IMF이후로 비록 보수층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책이 일부 있었고, 그 중 일부는 성공적이라 말하기 어려운 정책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더 큰 의미의 경제회복의 성과가 있었고 나아가 경제를 성장시키기까지 하였는데 이런 부분을 지나치게 폄하하고 위기는 과장하는 시도가 목소리 큰 언론을 중심으로 끈질기고 집요하게 있었습니다..

MB정부는 747 공약을 내세우며 집권하였는데, 오늘날 돌이 켜보면 참 민망하기 그지 없는 공약입니다. 부동산 경기는 한국내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자산버블 현상과 맞물려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지적한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은 지난 5년간을 내실을 다지는 기간으로 삼았어야 했는데 오히려 부실을 키우는 기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산버블로 인해 닥치는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영국이나 미국의 월스트리트의 고도의 금융기법이라고 하는 것들이 실은 버블이 버블을 만들어 내는 초고도의 위험상품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도 쉬쉬하고 고효율의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치장하고 추종하였으니 이제 그속의 위험을 간과한 댓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근 몇년간 유럽을 강타한 금융위기는 쉽게 이야기 하자면 마이크 타이슨의 핵펀치를 혼자 맞으면 너무 아프니까 여러 사람이 얼굴이 같이 들이대 주는 수법으로 버텨왔는데 이제 그 참가한 사람 모두가 골병이 들어 다음 라운드를 버티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결국 앞으로 세계경제는 지리한 게걸음을 할 공산이 큽니다. 위기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노력할 것이고 그 노력은 위기의 크기를 줄여 나갈 것이지만 하루아침에 모든 위기가 해소되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몇년간 내실을 다졌다면 앞으로의 위기극복이 보다 수월할 것인데 내실은 커녕 잠재된 위험만 키워놨습니다.

필자는 그동안에도 여러차례 가계부실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기업등의 엄청난 부채가 갖는 위험성을 지적해 왔습니다. 흔히 말하는 도미노가 되어 불어 닥칠 위험은 어떤 가정이 아니라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현실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습니다.

지난 오년간은 나라의 근간이되는 경쟁력을 되살리는 기간으로 삼았어야 했습니다. 이제와 복지를 말할게 아니라 이미 해왔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출산율 저하가 두드러진건 1995년경부터로 이때 이미 1.5 이하로 떨어지고 있었고 이후 1.1까지 내려왔는데 다시 수년이 지나면 이때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로 뛰어들게 됩니다.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의 부족은 위기상황을 중첩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미 진작에 대책이 나왔어야 되는 부분입니다. 대책이 시행되어 여건이 좋아져 출산율이 서서히 회복되어 수년내에 2.0명선은 되어야 한국의 미래를 말할 수 있는것인데 아직도 대책은 부실하고 대학들은 배불리며 학생들은 빚에 쪼들리는 현실이 버젓이 눈앞에 있다 보니 부모가 되어야할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하나만 낳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나라의 내실을 다지는 많은 정책들이 시행되지 못하고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바라며 친기업위주로 정책을 펴느라 나라의 근간인 국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삶이 힘드니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4대강 사업에 관련해 일을 한 사람들 중 일부는 나라의 눈먼돈은 먼저 챙기는게 임자라며 말하고 다닐 정도로 22조의 막대한 예산이 쓰인 치수사업은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시행되었지만 실은 장래를 대비하는 위기속의 내실다지기와는 정반대의 정책이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하듯 인구증가를 전제로 하는 무리한 사업을 벌렸고, 이제 부메랑이 되어 힘들다고 하소연하며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수백조의 나라빚에 1천조에 이른다는 가계부채, 세계 최고수준의 저출산까지...과거 참여정부가 사학법을 개정하려 했던 노력, 투명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무색하게 이제 지난 5년간 시행되어온 실정의 결과가 하나둘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소한 MB정부 들어서 다른건 몰라도 출산율을 회복시키고 가계부채를 줄이는 정책만큼은 시행하여 성공시켰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어느정도 늘어난게 아닌 폭증해 버렸으니 이제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힘들것이라는 말이 시중에 정설이 되어 버렸습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시작은 부동산과 가계부채로부터 위기는 시작될 것입니다. 어느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의 국민들이 지고 있는 부채는 정말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제 심정으로는 일부의 문제였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현실은 다수의 국민들이 빚더미에서 허우적 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장미빛 경제 전망을 내세우는 대통령 후보는 위험합니다. 가장 이상적인건 현실을 정확하게 꿰뚫고 원인을 진단하며 그 원인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안을 갖고 있는 후보가 현명한 선택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부족하면 차후 말바꾸기 있을 수 있고,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다른 정책의 다른 부분이 강조된 변형정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말했듯이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더 잘 감내할 수 있게 충격을 완화 시킬 수 있는 현실을 제대로 아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은 지난 오년간 해야할 일은 안하고 안해도 될일을 하면서 보내며 부실을 키워왔으니 미루어둔 개혁을 강력하게 시행해야 합니다. 미루고 떠넘길 여유가 이제 없습니다. 4대강 사업 당시 수자원공사에 8조의 빚을 지게 한 것처럼 많은 부실이 여러곳에 나누어 분산되어 있어서 정작 부실이 커지고 있음에도 국민들은 잘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제 그 숨겨진 부실들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있는 빚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대표적인 현실 두가지만 이야기 하면서 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는 인천시의 위기이며 두번째는 한진중공업입니다. 한진중공업은 한국 기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기업을 살리려 하지 않고 일감을 수빅으로 몰아버리고 국내조선소의 숙련공들은 잘라 버리는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어온게 한진중공업 사태입니다. 필자가 앞서 말한 내실다지기에는 이런 부분도 해당됩니다. 기업이 기술혁신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겠지만 한진중공업처럼 하도록 놔두어선 안되겠죠. 기업은 살지만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뺏기는 그런 상황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예를 든 것은 남의 일이 절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라 곳곳의 여러 분야에서 내실을 다지고 다 같이 고통을 감내하고 나눌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나와 주어야 하는 이유를 지금까지 말씀드렸습니다. 이글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아래 추천버튼 눌러주시고 가시면 고맙겠습니다. 다시한번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면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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