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감독이라 불리우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이병훈 감독의 드라마 '마의'가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며 초반의 부진함을 털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감독의 연출스타일을 보면 두가지가 눈에 띄인다. 하나는 굉장히 안정된 연출로 배우가 열연을 하거나 스토리의 힘이 붙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우가 역할에 몰입되어 스스로 그 케릭터가 되어 연기하려 해도 스토리나 연출이 중구난방이라면 동력잃은 비행기처럼 연기의 추진력을 잃어 버리기 쉽상인데, 안정된 연출은 알게 모르게 배우의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이병훈 감독은 긴 호흡에 강하다는 점이다. 그가 지난 작품들만 보아도 20부작 이하의 짧은 드라마는 사실상 없었다. 이번 마의만 해도 '50부작' 드라마인데, 이런 긴 호흡의 드라마는 여러가지 장점을 갖지만 또한 단점도 없는건 아니어서 누가 어떻게 진두지휘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MBC'마의'와 경쟁하는 드라마는 KBS'울랄라부부'와 SBS'신의' 인데, 울랄라부부 후속인 '2013 학교(가제)' 12월예정이고 그 드라마까지 마의와 상대하게 되며, SBS는 '드라마의 제왕'이 '신의' 후속으로 방영하게 된다. 이렇게 긴호흡의 드라마엔 경쟁드라마도 한바퀴 도는 정도의 굵직한 변수도 수시로 부딪혀 오게 된다.

 

 

그런데 성인역으로 나온 '조승우'의 연기가 심상치 않다. 필자는 배우의 다른면은 살피지 않고 오로지 케릭터 몰입도만 따지는 스타일로, 예컨데 '인현왕후의 남자'의 남여주인공을 대중이 톱클래스의 연기력을 갖췄다고까진 봐주지 않지만 적어도 주어진 케릭터를 흡수하고 자기가 그 케릭터가 되어 연기하며 시청자가 거기에 몰입할 수 있다면 '인현왕후의남자'속의 유인나는 인정하는 식이다. 그래서 올해 나온 판타지 드라마가 대개 실패했다는 평을 듣지만 '인현왕후의 남자'는 수작으로 말할 수 있다. 노래로 따지자면 가창력을 우선시 하지 않고 자기노래로 온전히 흡수하여 노래와 가수가 일치하된 느낌을 주는가를 우선해 본다는 말인데, 가장 최근으로는 "버스커버스커"가 좋은 예이다. 

아무튼 조승우는 마의의 주인공 '백광현'에 완벽하게 빙의했고, 시청자를 깊이 몰입해서 볼 수 있게 연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요즘 의학드라마가 많고 사극도 많으니 이중삼중 뻔하디 뻔해서 과연 재미를 줄 수 있을까를 우려 했지만 조승우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으며, 극이 진행될수록 재미는 배가되어질 가능성이 높다. 초반의 부진이 심각한 것은 아직도 "몇편 보다가 말았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인데, 차츰 호평이 이어지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마 '마의' 영상캡쳐.

 

최근화에서는 '우역'으로 소가 병에 걸리고, 그 병이 사람에게 옮아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는 내용이 방영되고 있는데, 백광현은 남들이 생각하는 '소두창'의 전염이 아니라 소와 사람이 같이 먹는 무언가로부터 중독되었다는걸 발견해 내고 강지녕(이요원분)과 함께 갖은 노력을 다해 원인파악을 하려하나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와중에 병에 걸린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혼란스러워 하게 되는데 이런 연기를 조승우는 너무나 실감하게 하고 있다.

병에 걸린 소와 환자가 늘어나면서 진료소는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그 가운데 시청자들은 백광현에게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를 몰입해서 보게 된다. 의학을 다루는 드라마라면 흔히 나올 수 있는 설정이지만 이병훈 감독의 연출은 지난 '닥터진'이나 '신의'에서는 볼 수 없는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을 능수능란하게 연출해내고, 조승우와 이요원은 차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 낼지에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나치게 정치적인 인물들과 그 반대로 의원의 역할에 충실한 인물들간의 갈등 역시도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이렇게 마의는 이제 스토리와 연출 배우의 연기가 삼위일체가 되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긴호흡의 드라마가 초반부터 긴장감있는 재미를 선사해주니 앞으로 승승상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이다. 

이글에 공감하시면 추천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