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내내 화제의 중심엔 늘 스마트폰이 있었다.

한달전 끝내 고집하던 2g를 버리고 4g로 갈아탄 이후 뒤늦게 다가오는 생활의 변화에 놀라웠지만 주변에선 다들 자기도 겪어봤다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보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어른들과 아이들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 하나씩 손에 들고 TV를 볼 때나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손에선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특히 많은 다뤄진 주제가 바로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중독성 문제였는데, 어른들도 주체하지 못하는 애니팡이나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마인크패프트 이야기가 나오면 마치 토론이라도 벌이는 듯 많은 대화가 오갔습니다.

 

천오백만명이 한다는 애니팡. 아직 애니팡이 모르는 분들을 위한 사진입니다.

 

결론은 아이들에게 주말 중 자유로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되 그것을 PC에 한정시키고, 스마트폰에는 게임을 설치도 하지 못하게 제한을 두도록 하게 되었습니다.

형수님의 "걸어가면서도 스마트폰을 붙잡고 게임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데, 아이들의 그런 모습은 도저히 볼 수가 없다" 라는 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전 그 결론에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건 저도 처음 애니팡을 접했을때 정신을 차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잘 하지 않게 되었지만 한 때는 하루종일 그 생각만 날 때도 있었습니다. 또한 50대와 60대에도 애니팡은 인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만 있다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 바로 이 스마트폰 게임 중독인 것이죠.

아이들이 좋아 하는 마인크래프트나 애니팡과 흡사하면서 대전이 가능한 스페이스팡팡도 그렇습니다. 정말 다양한 취향의 게임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나아가 게임을 바탕으로 커뮤니티가 이뤄지게 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된게 스마트폰 게임이며 그게 현실에서는 일종의 공동 관심사와 공감대의 시발점이 되어 모르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 상황에 되었습니다. 이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현상입니다.

게임을 하지 않으면 DMB를 보고, DMB가 아니면 카톡을 합니다.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죠. 젊은 사람들이 모인 카페내 정경이 아닙니다. 온 가족이 모인 한가위 명절의 풍경이죠.

앞으로 한국인들의 명절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해 갈 지는 모르지만 2012년의 한가위 동안의 화제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 끝났습니다. 한 때 스마트폰 스펙이야기가 많이 흘러 나왔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다들 성능이 좋아진 폰을 사용하다보니 그런 이야기도 전에 비해서는 빈도가 줄어 들었고, 게임쪽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지켜 보면서 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집도 이런데 다른 집도 뻔하겠지?"

네. 아마 틀리지 않을것 같다는 예감이 드는군요.

 

토론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매형과 스페이스팡팡으로 붙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추석을 마지막으로 아예 마인크래프트 어플을 지우기로 하고, 플레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밤을 셋이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재밌게 하고 있고, 한쪽에선 매형과 제가 애니팡과 달리 대전이 가능한 스페이스팡팡으로 맞붙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20전 20패...

지다보니 또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반복하다 보니 시간은 흘러가고, (카카오톡 연동게임인 애니팡의 하트처럼 횟수의 제한이 걸려 있다) 제한이 풀리기를 기다려서 다시 하고 하다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마지막을 명절을 기회로 다수의 어른들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가지 사안들을 두루 언급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어 보기를 추천해드립니다. 그러면 다양한 생각을 접해본 아이들이 왜 제한을 두어야 하는지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100%이해할 순 없더라도 다른 어떤 설득보다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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