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제1부. 제중원의 시대배경
제2부, 등장인물 - 삶의 스승 유희서 , 이인자의 비애 백도양

드라마 제중원은 개화기 의학도들의 이야기이다. 극중 유희서 역을 맡았던 김갑수님은 현재 신데렐라언니, 거상 김만덕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어느 드라마에서 어느 역할을 맡던 명품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멋진분이시다.^^;

 

사극에서 보다 그 연기가 맛깔나게 드러나는 몇몇 연기자들이 있는데, 김갑수님도 그러하지 않나 싶다. 현재 방영중인 신언니보다 김만덕에서 보다 더 그 역할이 빛나 보이는것은 물론이요. 토지에서 보여주던 그 명품연기를 아직도 잊을 수 없으니 말이다.

1977년 연극계에 입문하여 16년간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김갑수님은 <태백산맥>에 스크린에 진출하였고, 이후 많은 작품에 주.조연으로 등장하여왔다. 현대극에서는 무기력한 가장이나 중소기업 사장 등 강한 의지와 속깊은 따뜻함을 지닌 역할로 주로 등장하며 특유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여 왔다.


희서는 석란의 아버지 역. 역관 집안 출신으로 석란역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영어를 잘 하며, 이는 극 초반 황정과 석란을 잇는 인연의 매개체가되기도 한다. 젊은 시절 중국을 오가며 선교사들을 만나 영어를 배웠고 상당한 경제력까지 갖추게 된 그.

황정이 백정의 자식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표면적으로는 황정과 석란의 만남을 달가워하지 않는 듯 하였으나 그 는 깨어 있는 지식인이었고, 단지 현실적인 어려움을 걱정 하는 것이었을 뿐이었다.

유희서는 석란의 아버지 이고 보다 더 앞선 세대를 살아간 이다. 구시대와 신시대의 경계에 선 그는 그의 주변을 둘러 싼 환경과 그 환경의 핵심인 신분의 한계를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자였으며,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깨인 생각을 지닌 자였다.

유희서역을 보다보면, 김갑수님의 케릭터가 이토록 어울 릴 수가 없다. 악역으로 나올때 역시 속에 능구렁이가 한아름 들어 있는듯 하더니 유희서 역을 맡아서는 혼란스런 개화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깊은 생각과 행동으로 모범이 된 선구자와 같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현대에도 깨어있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구태를 반복하는 이들을 자주 접하고 좌절하고는 하는데, 그들이 유희서를 보면서 반성좀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만큼 갖힌 사고방식을 탈피하고 시대의 흐름을 앞서나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일이 아닐 것이고, 그런 이들이 있어 세상은 변화하고 나아가가는 것일테니까.

드라마 '허준' 에서 허준의 스승인 유희태(이순재님분) 자신의 몸을 이용해 인체해부를 하게 하여 의학발전에 온몸을 던지는 깨어있고 앞선이로 등장한다. 위대한 인물에게는 위대한 스승이 있었던 것이다.

제중원의 후반부, 을사오적의 하나인 이근택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일본군에 체포된 유희서는 그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의연함을 보여 낭만소나무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일본 의사 와타나베가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다며 자신만만하게 준비한 전기고문. 의병대장이자 암살을 배후 지원했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것이라던 그 호언장담은 유희서라는 큰 인물의 의지에 역관광 당한 것이다. 이 장면을 시청하며 견딜 수 없는 가슴 찡함을 느꼈다. 사람의 의지라는 것이 이토록 위대할 수 있구나. 

그 어떤 대단한 사람도 육신의 한계를 벗어난 고통을 이겨낸다는 것은 어렵다. 그 누구라도 말이다. 목숨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신념을 지키려고 하는 태산같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아니 이런점을 감안해도 인간의 의지 이상의 고통이 있는 극한의 고문은 결단코 99.999 %의 인간은 견딜 수 없다라고 단언해도 무리가 아니다.

사형이 언도된 유희서는 가족들과 마지막 면담이 있는 자리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죽음앞에서조차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그는 황정에게 "내 가족을 자네에게 맡기고 가게 돼 가는 길이 슬프거나 불안하지 않다"며 "자네가 최선을 다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을 알기에 내 딸 석란에게도 그래 줄 걸로 믿는다" 고 담담히 말하고 이어 희미한 미소까지 보인다.

독립운동을 하던 정포교, 죽음앞에서조차 의연한 유희서, 최선을 다한 인생을 살아온 황정과 석란. 이러한 모두가 아름다운 어울림을 보여주었던 명품 드라마 제중원. 이제 종영되었지만 마음속에 뜻깊은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허위장군이 황정에게 남긴 손수 남긴글. 황정이 의병대장이 되는 결심을 하게 된 그글을 적어본다.

"작은의사는 질병을 고치고, 보통의사는 사람을 살리며,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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