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쩍벌춤 선정성 논란 이면에 숨겨진 진실

시크릿이 컴백했다. 타이틀곡은 '포이즌'. 이처럼 강렬한 느낌의 제목은 어떤 곡인지 미루어 짐작케 한다. 노래를 들어 보면 시크릿만의 음악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 있다는걸 바로 알 수 있다.

대개 이렇게 일관된 분위기는 장단점을 갖게 되는데 워낙 많은 아이돌 그룹이 있는 가요계 현실에서 지나치게 색다른 것만을 추구하려 하기보다는 시크릿처럼 투트랙 전략으로 가는게 바람직해 보이며 근래 이런 경향이 근래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포이즌'은 '매직'의 연장성에 있는 곡이고, 또 다른 스타일로는 샤방샤방한 분위기의 '샤이보이'가 있다.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티아라도 같은 전략을 취해왔다. 한국적 느낌을 강조한 멜로디의 노래들과 '롤리폴리'와 같은 댄스곡이라는 두가지 줄기의 노래들을 일관되게 선보여 왔던 것.

논란이 되고 있는 장면. 

 

여자 아이돌 밴드가 한번씩 기웃거리게 되는 섹시컨셉의 함정

필자가 (아직까지) 섹시컨셉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걸밴드(그룹)는 씨스타이다. 그 이유는 섹시컨셉을 주로 내세우면서도 그 반대급부가 되는 요소를 넣어 줌으로서 완충시키는걸 잘하기 때문이다. 'Loving You'라는  러블리한 스타일의 노래에 러블리한 의상을 입고 러블리한 춤을 추다가 중간에 섹시한 춤동작을 가미한다고 해서 그다지 어색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잘 절충해 내어 왔다는 뜻이다.

섹시컨셉은 반드시 완충작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대놓고 섹시컨셉에 안무에 노래가사나 제목을 드러 내는 경우를 두고 필자는 "쓸데 없이 이미지 소모나 하고 있는 경우"라고 표현한다. 단기적 반짝 효과도 기대할 만큼 나오지 않는다. 간혹 상승세에 있는 가수가 덕좀 보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런 경우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이미지손상은 반드시 따라 오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지나는 '2HOT 이란 노래로 활동한 바 있는데 여성 솔로가수로서 입지를 다진 드문 케이스의 그녀는 밝고 당당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2HOT'은 제목부터 가사까지 급격한 이미지소모가 될 만한 요소가 가득한데도 일정수준의 반응은 얻을 수 있었다. 그나마 앞서 말한데로 밝고 건강하고 당당한 이미지로 어느정도 상쇄 시킬 수 있었기에 겉으로는 괜찮은듯 보이지만 그리 좋은 선택으로 보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씨스타의 의상 컨셉은 몸에 붙는 의상인 경우가 많지만 어떤 경우에도 건강한 이미지를 해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안무 역시 골반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러블리한 느낌을 가미 했다. 반드시 이렇게 상쇄 시키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대놓고 '너무 뜨거워'를 외치는것 보다는...

시크릿의 변신

춤이 화제가 되고 있어서 가려지고 있지만 네명의 멤버 모두가 굉장히 큰 컨셉변화를 주고 있다. 헤어스타일 부터 화장 그리고 의상컨셉까지 진정한 변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좋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정도 큰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이며 이번 컴백활동을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끄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리라 기대된다. 또한 전효성 송지은 징거 한선화 모두 기존에는 보여준적 없는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절치부심 했는지가 아주 강하게 전해져 온다.

성숙하고 색다른 변신

징거의 이미지 변신이 가장 두드러진다.

 

논란은 시크릿이 자초했다.

무협소설에는 간혹 재밌는 설정이 등장하곤 하는데 따로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두가지가 만나면 독이 된다는 내용이다.

'포이즌'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뮤직뱅크에서의 컴백무대를 봐도 안무 자체로는 크게 문제 삼을 만큼은 아닌듯 하다. 그러니까 쩍벌은 그냥 그 부분을 그렇게 순간포착해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상당히 짧은 무대의상과 만나게 되면 '독'이 되어 언론이나 팬들이 반응하게 된다.. 이런 반응을 억울하게 생각해선 안된다. 아주 당연한 반응일 뿐이다.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은 아닌지 의심해볼 부분이긴 한데 만약 그렇다고 해도 권장할 부분은 아닌듯 하다.

걸그룹의 노출은 남보다 더 튀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충분한 이미지 변신도 하고 본래 갖고 있던 노래 스타일을 잇고 있는 곡으로 활동하면서 왜 굳이 눈에 보이는 논란을 자초 했을까 라는 점이다. 이런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고 알면서 했다고 하면 전략상의 착오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아이돌계는 신구간의 빅매치가 시작되고 있다. 기존의 강자들은 아이돌 수명의 한계라는 5년을 훌쩍 넘어갔거나 혹은 다가옴에도 승승장구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때를 기다리며 데뷔를 미루고 미뤄두었던 삼십여 팀의 신인들은 2012년 들어 무더기로 데뷔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안에 오십여팀이 데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기존의 정상에 있던 그룹들은 물러서 자리를 내주기는 커녕 오히려 그 영향력을 강화 하고 있다. 당연히 그들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신인들이 치고 올라 설 자리는 좁아진다.

씨크릿에 이어 씨스타는 사실상 소위 말하는 듣보잡과의 경계를 짓는 그룹들이다. 좀 더 쉽게 말해서 씨크릿은 10대만이 아닌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 어른들까지 이름 한번쯤은 들어 봤음직한 인지도가 있는 그룹에 속해 있다. 인기그룹의 커트라인은 이런 부분에서 나뉜다고 볼 수 있다.(현재 인기그룹의 경계를 이미 진즉에 넘어서는 반응이 있으면서도 아직 확인절차가 남은 대표적 경우로 에이핑크가 있다.) 이미 가진 위치에 안주해선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할 필요도 없는 것인데 경쟁력 있는 그룹이 경쟁력을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는게 눈에 바로 보이는 데다가 들고 나온 노래도 좋으며(다른 수록곡들도 타이틀곡에 못지 않게 좋다) 거기에 괜찮은 이미지 변신까지 해놓고 굳이 불필요한 논란까지 자초할 필요는 없었던게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1997>에선 뻔히 보이는 결말임에도 마지막회를 앞둔 몇일전 방영분에서 조차 시원의 남편이 누군지 정확히 말해주지 않았다. 걸그룹의 이미지관리라는건 다음이 궁금해 지느냐 아니냐 식상한가 아닌가의 차이로 구분지어 볼 수 있고 이미지 소모가 극심해서 단기적으로 얻는것에 비해 잃는게 너무나 큰 논란을 스스로 자처하거나 뛰어들어선 아니된다. 특히 남들은 쉽게 올라서기 힘든 그나마 어느정도 인지도도 있고 히트곡도 있는 시크릿이 그래야 할 필요는 전혀 없어 보인다.

논란을 의식한듯 뮤직뱅크 무대에선 자세를 잡지 않고 지나가듯 처리했다.

정리하며...
어제 뮤직뱅크에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사실상 스쳐지나가게 변경하여 논란을 비켜가려 했다. 처음부터 차라리 멤버들의 이미지 변신에 초점을 맞추게 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은 아쉬움이 든다. 

 한선화와 송지은은 조금은 더 성숙한 느낌에 색다른 매력을 더한 모습이고,  전효성은 기존 걸그룹 멤버중 가장 독특한 위치를 점하며 남성팬들을 사로 잡고 있는 그 매력을 더욱 살리고 있으며, 징거는 많은 변화로 언뜻 보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큰 이미지변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멤버 전부가 좀처럼 보기 힘든 멋진 변신을 한 부분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도록 해야 했던게 아니었을까? 스스로가 조급해 하는 마음을 가질 경우 팬들은 즉각적으로 알아본다. 노력했는지 아닌지 또한 알아본다. 필자는 시크릿이 많은 노력으로 컴백을 준비해 왔음을 뮤직뱅크 컴백무대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시크릿의 당당하고 자신있는 활동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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