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국과 정은지의 달달한 키스신에 시청자들의 한결 같은 반응은?

응답하라1997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스타일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어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왜냐면 비교대상이 될 만한 드라마가 국내외에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보며 신원호PD는 연출의 귀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늘 지루하게 늘어뜨리는 전개에 식상해 하던 시청자들에게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수시로 돌직구를 던져 속도감을 주었다가 중간중간 작지만 알찬 에피소드를 넣어 시간적인 딜레이를 주고 그 사이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극에 이를 즈음 되면 더이상 길게 끌지 않고 답을 보여주는 식의 전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나가니 말입니다. 물론 윤윤제와 성시원간에 사랑이 맺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 유발은 결말이나 다름 없으니 예외이고 말입니다.

특히 좋았던 것은 허투루 만든 에피소드가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작은 챕터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내용과 연결되어 있거나 케릭터의 한 단면을 확실히 보여줌으로 인해서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때 시청자들은 기본적으로 몰입해 있는 상태에서 보게 됩니다.

간단 줄거리
모유정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동안 시원을 피해 오던 윤제는 더이상 피하지 못하고 같이 부산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전에 커피숍에서의 만남도 그렇고 장례식장에서도 그렇고 둘은 이제 서로를 피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결국 둘이 함께 자라고 생활하던 그 집 마루에서 시원은 윤제에게 고백합니다. 예전에는 자기가 누굴 좋아 하는지도 몰랐지만 이제 윤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전개에 시청자들이 공감하는건 남의 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작품은 <응답하라1997>이라는 제목처럼 추억을 되살려주는 여러 소품의 고증에 그치지 않고 인물들의 성장과 시간적 변화에 따른 심리적 변천사까지도 담아내고 있습니다. 남여 사이에 작은 오해가 또다른 오해를 낳는 그런 비극적이고 소설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첫사랑을 친형이 좋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젊은 윤제는 쉽게 답을 찾아내진 못하긴 하지만 결코 주인공의 성격이 현실성이 없는(이야기에 억지로 맞춘듯한 성격의) 다른 드라마 케릭터처럼 이리저리 고의적으로 상황을 꼬아 버리는 전개는 보이지 않습니다.

성시원은 감정에 솔직합니다. 윤제도 솔직합니다. 다만 윤제는 형이 걸렸을 뿐이고 시원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재벌 이야기나 복수극이 가미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청자들은 남여 주인공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켜 보며 깨알같은 에피소드로 같이 울고 웃어가며 남여 주인공의 케릭터에 동화되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성인이 되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데 걸린 많은 시간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게 되고, 마침내 둘의 키스신으로 사랑을 확인하게 되자 시청자들은 그 장면을 통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윤윤제와 성시원 역할을 맡은 서인국과 정은지의 달달한 키스신에 대한 드라마 팬들은 한결같이 "내가 서인국을 좋아하게 될지 몰랐다" "정은지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반해 버렸다" 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제작진은 어찌 보면 심심할 수 도 있는 장면을 진실의 의자라는 깨알같은 설정을 통해 살려냅니다.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원의 고백에 끝내 답을 하지 않던 윤제는 병원 비상계단의 진실의의자에 앉아 형이 아직 너를 좋아 한다는 말로 시원의 마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를 말합니다. 그러나 시원은 태웅오빠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그런 감정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나를 신경쓰게 하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한사람 바로 너" 라며 다시 한번 돌직구를 날려버립니다. 시원의 이런 고백이 공감이 되는건 앞서 말한바처럼 학생 시절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우리모두 지켜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연히 시원이라면 이럴 수 있겠구나 싶은 것이죠.

"안다. 근데 니는. 형 말고 니는. 태웅 오빠한테는 미안하지만 내는 그거 신경도 안쓴다. 내한테 태웅오빠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니만큼. 근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사람은 너하나 뿐이다."

 

 

 

"니는...니는 어떤데. 다른 설명은 다 필요 없고 아직 내 좋아 하냐고." 끝내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 윤제에게 시원은 시원답게 "야. 니 3초안에 대답 안하면 니 볼에 뽀뽀해삔다" 라고 말합니다. 시청자들은 시원이란 케릭터에 동화되어 있기에 이런 고백장면 마저도 "역시 시원답다" 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런 점이 아마 이 드라마의 성공 키포인트로 작용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윤제는 예전 노래방에서의 고백때 처럼 끝내 답하지 못했던 감정을 행동으로...격정적인 키스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게 만든 잘 만든 드라마 <응답하라1997>이 이제 결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필자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이렇게 매회 단한번의 실망도 하지 않고 보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었던것 같습니다. <응답하라1997>은 온갖 재미도 느끼면서 깊이 몰입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을 갖게 해준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고맙다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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