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위한 DTI 규제 완화는 금융위기 초래한 원인을 답습한것

세상에는 참 눈가리고 아웅하는 일이 많다. 필자가 정치 경제 연예 관련 뉴스를 들여 다 보면 일반 시민 뿐 아니라 기자들도 이런 헛점을 이용한 기사를 쓰고 그런 낚시성 기사에 낚인 사람들은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욕하고 흥분하기 일쑤인데 그런 상황을 볼 때마다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정부방안인 DTI규제완화가 바로 그런식이다. 눈에 뻔히 보이는 진실을 모른체하고 전혀 아닌척 무슨 대책이라도 되는양 말한다. 경제상식을 아주 아주 조금만이라도 알고 있다면 듣기만 해도 황당한 일인데도 너무나 뻔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주 쉬운 예를 하나 들어 보자.

금융자본 A가 대규모 토지를 사서 그 토지를 바탕으로 돈을 마련해서 다시 그 돈을 신사업에 투자한 후 다시 그 신사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아직 있지도 않은 수익을 바탕으로 파생상품을 다수의 관련 금융자본에 판매하여 참여시켰는데 어느날 A가 부실로 퇴출당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유럽과 미국의 금융위기를 종합하여 말할 순 없어도 그중 핵심적인 문제중 하나가 바로 이런 가상의 자본을 활용한 뻥튀기 시장을 마치 선진금융기법이라 부풀려 홍보하고 활용한데 있다.

또하나의 예를 들어 보자. 이번 예만 들어 보면 이번 DTI규제완화의 헛점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일전에 한번 인용한적이 있어서 기억하고 있는 박경철 원장이 모 강연에서 했던 내용이다. 지하철 역이 개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에 사는 홍길동 씨는 2억이던 집이 4억의 시세가 되자, 매매가 이뤄져야 실 자산이랄 수 있는 장부상의 자산을 바탕으로 마치 부자가 된 것으로 생각해 티코를 사러 갔다가 대형차를 샀다. 그런데 개발소식이 루머로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완화의 주요 내용은 40세 미만 무주택 직장인의 앞으로 10년간의 예상소득을 반영해서 주택구매를 위한 대출을 추가 25%까지 해주겠다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상환능력을 감안해 주겠다는 것이지만 위에서 예를 든 단지 예상될 뿐이지 확정적이지 않은 예상소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위험성을 안고 있는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 토지, 건물, 주택 등 자산을 소득으로 인정해주고
 - 금융소득 인정
 - 6억원 이상 주택 구입시 DTI비율을 최대 15%포인트 상향 조정
 - 역모기지 대출, DTI규제에서 제외
 - 원금균등분할상환 대출의 DTI는 첫해 상환액 대신 상환기간 평균 상환액으로 산정

 


 

사실상의 DTI 해제와 다름 없다.

위의 조치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사실상의 DTI규제 무력화라 정의할 수 있다. 아예 없애는것과 다를 바 없는것 아닌가. 앞서 강조한 바대로 그저 예상될 뿐인 '가상소득'을 반영한것부터 오늘날 불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원인을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의미가 아닌가.

부동산 광풍은 한국에만 있던게 아니었다. 특히 금융기법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과 미국에서는 한국에 못지 않은 엄청난 부동산 버블이 있었다. 미국에서 집값의 10%만으로 집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무한정 올라가는 부동산가격을 믿는데서 비롯되었지만 실은 그 이전부터 미국인들은 부모세대가 열심히 일해 경제를 일으키고 풍족한 삶을 살게 되자 소비로 경제를 지탱하는 구조에 안주해 버리고 마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던데에 보다 근본적 원인이 있었다.

 

대책은 현실을 인정하는데서 비롯된다.

진실을 바로보기는 어렵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그 고통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고통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바로 보았을 때만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부동산은 브레이크 없이 수십년간 엄청난 상승을 했다. 결코 자연스럽지 않고 결코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버젓이 일너난 것이다. 또한 이런 현상을 부추킨 것은 실제로는 폭탄돌리기에 불과한 것을 마치 선진금융기법이라 포장해왔던 월가와 유럽의 글로벌 금융기업들이었다. 파생상품은 실체를 알고 보면 그 엄청난 위험성과 도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기업들 중 손대지 않는 곳이 없었다.

오늘날 부동산시장은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부작용을 오랬동안 앓을 수 밖에 없다. 토지는 인류가 지구에 살고 있는 한 영원히 희소성이 있는 자산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영원히 외면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버블이 아니라 너무나 커져 버렸다. 마치 앞으로 경제가 꾸준히 발전하면서 물가 및 소득수준이 수십년간 올라갈 것을 예상하고 미리 땡겨 쓴 셈이라고나 할까?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부동산 시장은 작은 등락은 있을지언저 최소 20~30년간의 장기침체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을 점차적으로 인지하게 된 젊은 세대가 주택을 살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 특히나 수요와 공급의 장기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출산율에서 이미 십수년전부터 1.1~1.2사이를 오가고 있다. 다시 말해 향후 10~15년내에 그들의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주택마련에 나설 나이가 되었을 때가 되면 공급에 비해 절대적인 수요가 부족한 사태가 올것이란 뜻이다. 필자가 여러 글에서 수도 없이 강조 한 바 주택가격이 다시 긴 흐름의 상승세를 타려면 한국의 출산율이 1.5를 넘어 계속적인 상승세가 나타나는 시기가 와야 한다. 필자 나름대로의 구체적인 예상시기는 1.5를 넘어 조만간 2.0에 수렴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그 시점부터 본격 상승의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장단기 대책 마련을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는데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물론 전문가들이 이런 필자가 제기한 문제들을 모를리야 없겠지만, 인정하는가 여부와 그걸 바탕으로 대책을 세우느냐는 별개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부채를 늘려 단기적 효과를 보겠다'는 의도가 명백한 DTI규제완화는 위에 나열한 이유들을 바탕으로 보았을때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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