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그대에게> 일본원작 드라마가 성공하기 어려워진 이유

드라마 <꽃보다남자>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드라마였습니다. 청춘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한편으로 그치는게 아니었죠. 주인공 이민호와 더불어 김현중에게 엄청난 성공을 안겨다 주었고 드라마 제작자들에게 일본원작의 판타지스타일의 과장된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며 스타를 배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얼마 후 <드림하이>가 성공해 버렸습니다. 물론 시청율 자체로만 보아서는 대박이라 하긴 어렵지만 타겟시청자층이 좁은 내용임을 감안하면 큰 성공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렇게 <꽃보다남자> 와 <드림하이>의 연이은 성공으로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의 생기발랄한 스타일의 판타지 드라마 성공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적잖은 의미가 있었던 것이죠.

특히 스타배출의 산실로서의 기대감은 굉장합니다. 선례라는게 그래서 중요한 것이죠. 배용준 이후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케이스라고 하면 카라와 장근석 그리고 김현중 정도가 대표적인데 이 중에서 장근석은 청춘드라마의 덕을 보며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이러다 보니 지나치게 폭이 좁은 타겟연령층의 드라마도 이제 시도해 볼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 붐을 타서 <아름다운 그대에게>라는 청춘드라마가 제작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시대를 잘못 태어난 <아름다운그대애게>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 될 수 있는 것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작자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 된 것이죠. 일본원작의 작품이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꽃보다남자>에서 시작해서 그걸로 끝이었던 것이죠. 필자가 대략 십년전쯤에 일드에 관심을 두고 1995년이후의 드라마를 모두 섭렵했던 기억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짧게 호응하기엔 매력적일 수 있으나 미드와 같은 근본적 경쟁력은 사실상 거의 없었습니다. 돌려 말하면 한국드라마와 다른 색다른 점은 있으나 두드러지게 나은점은 없었다는 것이고 다시 세월이 흘러 2012년이 된 지금은 오히려 미드나 한국드라마에 비해 많이 모자라 보이는게 현실입니다. 이 현실을 알지 못하고 일본원작의 닥터진이 제작되고 아름다운그대에게가 제작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필자는 이 두 작품의 원작을 모두 접해 보았는데 닥터진은 역사적 설정이 다르고 여러 이유가 겹치면서 좋은 결과를 내진 못하였지만 기본적으로 원작은 우수하며 <아름다운그대에게>는 일본 원작 역시 십대부터 20대초반까지를 집중 타겟층으로 삼고 있습니다.

일본드라마 중 <노다메칸타빌레>는 필자 역시 너무나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죠. 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드라마나 영화로 여가를 보낼 것이라면 더 경쟁력이 많고 재밌어진 한국드라마도 다 못보는데 일드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 나름 성공한 드라마를 케이블채널에서 수입방영했을때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게 된 것입니다. 한때는 붐을 이룰 정도였지만 말입니다.

오리지널 스토리가 일본 원작보다 백배는 더 나은 이유

<아름다운그대에게>의 흥행포인트는 무엇일까요? 바로 신선함과 케릭터 두가지입니다. 스토리? 개연성? 이런거 따지면서 볼 드라마는 아니라는걸 이마에 써붙이고 있는 드라마니 "뭐가 어색했네" "설정이 과했네" 라는 식의 지적이 있다면 오히려 그건 눈치없는 반응이라는 것이죠.

다양한 소재를 접목하지만 만화적 컨셉과 교훈적 전개라는 좁은 스펙트럼안에 갇혀 있는 일드는 한드에 비해 경쟁력이 이제 많이 떨어집니다. 너무나 달아서 몇번 입에 델때는 좋은데 여러번 먹으라고 하면 달아서 질려 버리는 음식과 같은 의미죠.

 

남장한 여자애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가 벌이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린다는 설정만 봐도 바로 <만화적 전개의 일드> 라는 정체가 바로 드러납니다. 원작을 답습하는 전개는 식상하기 쉽습니다. 이미 일본원작이 아시아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고 국내에서도 케이블채널에서 수 없이 틀어줘서 필자 역시 본적이 있을 정도로 알만한 사람은 아는 원작이죠. 한마디로 신선함이 도드라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1회를 시청해 보니 필자는 꽤 괜찮았습니다. 물론 앞서 누누히 지적한바처럼 타겟층이 10대후반~20대초반임을 써붙이고 있는 드라마니 그런 기준하에 평가해 보았더니 나름 좋았다는 것인데 이게 다수의 연령층에까지 어필 할 수 있을 런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습니다.

그럼 과연 중장년층은 이런 드라마를 싫어할까요? 대체적으로는 싫어한다기보다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분들이 많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중 일부는 호감을 갖고 보기도 하지만 소수죠. 다시 말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타겟층은 확실히 붙잡아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이런 청춘드라마는 자주 제작되어선 안되고 또한 자주 성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케릭터 + 희소성 + 작품성

이렇게 세가지가 모두 결부되어야 흥행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 기준보다 조금은 더 까다로운데도 왜 근 몇년간 자주 보이는 것일까요? 그건 굳이 시청율이 높지 않더라도 누가 출연했는지에 따라 부가적인 이익이 따라오고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방송사가 모두 같이 윈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가수출신 한류스타의 드라마 진출이 러쉬를 이루고 있는 이유라 보면 되겠습니다.

tvN <응답하라 1997>에서 답을 찾자.

<아름다운그대에게>의 스타트는 좋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적절하지 못한 시장판단, 적절하지 못한 등장시기, 신선함이 떨어진 일본원작 등의 이유로 대박이 가능성을 좁히고 있습니다. 거기에 10~20대의 시선이 '아랑사또전'으로 분산될 것이 자명하죠. 결국 주인공 설리의 풋풋한 매력이 꽤나 괜찮게 표현되고 있다지만 아쉽게도 시작부터 한계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다시 반복하지만 청춘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센세이션이라고 할 정도의 반응이 나와줘야 하므로 타겟층은 확실히 잡아야 합니다. 그게 어렵다면 흥행 성적은 눈에 보이는 것이죠.

<응답하라 1997>은 tvN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정말 신선한 기획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런 기획이 일본식 판타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아름다운 그대에게>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것은 화제성에서부터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흥행의 답을 한류를 만들어 내는데서 찾지 않고 쫒아가서는데서 찾다 보면 <아름다운그대에게>와 같은 스타일의 한국판 일드가 만들어 지는 것이고, 성공의 키워드 자체를 바꿨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응답'처럼 개척해내는 드라마는 흐름을 바꾸는 가치 있는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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