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싸이 돌풍도 뮤직뱅크에선 미풍되는 불편한 진실

싸이(PSY)의 '강남스타일' 돌풍을 증명하는건 근 몇년간 단 한번도 본적 없는 음원4주 연속 1위다. 물론 음원만이 인기의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나 가장 강력한 지표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강남스타일이 워낙 강력해서 그렇지 2~4위내의 노래들도 결코 만만치 않다. 씨스타의 'Loving U'라는 곡은 첨 들었을때도 좋다 싶었지만 그리 큰 감흥까지는 주지 못했는데 곡 발표후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즐겨 듣게 되는걸 보면 분명 경쟁력 높은 곡인듯 하고, 2NE1의 'I Love You'역시 싸이에게 1위를 내주기 전 3주가까지 1위를 하던 곡인데 아직까지도 4위(멜론기준)에 랭크되어 있으니 굉장한 저력임이 틀림 없다.

이렇게 한국의 여름은 이 세곡이 음원사이트를 점령하고 도무지 자리를 내주지 않은채 지나가고 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꽉 잡고 있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슈퍼주니어처럼 음반의 힘으로 방송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음원 성적이 20~35위 사이를 오갔다는 것은 경쟁력 있는 곡이었다기 보다는 팬덤의 힘이 1위를 만들어 주었다고 보는게 정확하다. 이건 팬덤이 힘이 집중되는 시기를 지나면 순위에서 완전히 사라지다 시피 하는 데서 바로 증명된다. 다시 말해 적극적 팬덤 외엔 듣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싸이는 이전 앨범에서도 나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번처럼 돌풍이라고 까지 표현하기엔 조금 부족했다. 아무래도 당시와 지금이 다른건 음악적인 발전이 두드러졌다기 보다는 YG라는 배경이 생긴것과 해외반응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는 점일 것이다. 특히 해외반응이 화제가 되기 전에는 보름간 천만에도 못미치던 유튜브 뮤비 조회수가 점점 줄어드는게 아니라 오히려 급증하더니 불과 열흘 정도만에 2천3백만(11일오전기준)에 이르렀다. 가히 엄청난 반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8월초면 이미 보름간 국내 음악팬은 볼 사람은 거의 다 봤다고 봐야 하는데 추가적으로 천삼백만이 열흘만에 늘어났다는건 상당수가 정말 해외에서 보았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물론 CNN와 프랑스방송에서 다뤘다고 하는 예상치 못한 호재가 있었지만 YG 양현석이 지적한 '원래의 싸이로 돌아가라'는 주문에 촛점을 잘 맞추었고, 그런 싸이에게 대중이 적극 환영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음원과 음반점수의 통합을 논할 때가 되었다.

요즘 음악차트의 신뢰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거의 모든 음악팬들이 인정하는 내용이다. 한두해도 아니고 수년째 공정성 시비가 그치지 않다보니 신뢰도는 이미 말할 것도 없게 되었고, 주변에 뮤뱅의 공정성 이야기를 꺼내 보면 뻔한걸 거론해봐서 무엇하냐는 식의 반응이 돌아 오기 일쑤다.

 수십만장 음반판매를 하는 슈주의 반의 반이라도 쫒아 갈 수 있는 그룹은 사실상 거의 없다. 그러면서 음반 반영 비중은 줄어가더니 이제 5%에 이르렀다. 이제 음원과 음반 점수의 통합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신인들은 음원과 음반 양쪽에서 모두 불이익을 당하면서 안그래도 좁은 기회의 문은 점점 닫혀져 갈 수밖에 없다. 또한 음원과 음반은 같은 점수를 적용해도 문제가 없다. 왜냐면 곡별로 점수를 적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음반 수록곡중에서 1위후보가 있다면 그 타이틀곡이 한 앨범에 두번 수록되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음반 한장은 수록곡 각각에 점수를 부과해주면 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예를 들면,

타이틀곡 A : 음원 5만 다운로드 + 음반 1만장 판매 = 6만점
수록곡 B : 음원 2맘 다운로드 + 음반 1만장 판매 = 3만점

위의 성적이 나왔다면 점수는 그냥 6만점이다. 타이틀곡이 아닌 다른 수록곡 B가 나란히 인기를 얻어 음원다운로드가 2만이라면 여기에 음반점수를 더해 3만점이 된다. 이렇게 음원과 음반 점수를 통합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공정한 케이차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5주차 음원1위에 점점 더해지는 열풍에도 방송에선 만년2위인 불편한 진실

방송차트 신뢰성이 아무리 바닥이라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2012년 뿐 아니라 수년내 최대 히트곡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만한 곡이 단한번도 뮤뱅 1위를 하지 못하는 이런 불편한 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싸이가 YG에 들어가 YG패밀리 팬덤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고 해도 5주차로 접어든 1위 행진이 가능한 것은 '강남스타일'이 돌풍을 넘어 신드롬이 되어 가고 있으며 이정도가 되려면 음악의 적극적 소비층과 일반 대중이 온통 싸이에 홀릭 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데도 단한차례의 뮤뱅1위를 하지못하다니 안그래도 바닥인 신뢰도가 지하를 뚫고 들어갈 판이다.

필자의 경우 이미 지난 글에서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듯이 아이돌 그룹 중에서 보이그룹은 비스트 걸그룹은 2NE1을 가장 선호한다. 비스트의 경우 멤버들의 제각각의 역할 분담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모범답안과 같고 그들의 팬클럽인 '뷰티'는 선플과 함께 절대 외부에 욕먹을 짓을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또한 발표하는 노래마다 개성이 강하고 발전해 가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으며, 보이그룹에 무관심한 남자들도 빅뱅과 비스트 정도라면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팬이 아니면서 종종 음반문제로 비판하게 되는 슈주와는 전혀 다른 경우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돌풍을 넘어 신드롬에 이르고 있는 싸이 열풍을 제치고 비스타가 1위를 차지한 것이 나는 기쁘지 않다. 비스트의 멋진 안무과 노래를 좋아 할 뿐 그들의 순위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이번 '아름다운밤이야' '내가 아니야' 등은 비스트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면서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잇는 아주 기분좋은 발전이 느껴지는 곡으로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어느정도냐면 내 음악프로그램 첫 리스트는 '내가 아니야'로 시작한다. 슈주처럼 팬덤 외엔 듣는 사람이 없는 경우와 달리 비스트의 음악은 대중성과 음악성 참신성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음악적 역량이 발전해 감에 따라  대중적 지지도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비스트는 가만 있는데 뮤뱅에서 논란을 만드는게 나는 답답하고, 이게 바로 비스트의 1위가 결코 달갑지 않은 이유다.

 물론 그동안의 가요계 관행을 무시하자는 것도 아니고 팬심을 외면하자는 말도 아니다. 적어도 국내외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음원 5주차 1위에 접어들 정도로 큰 반응마저 뮤뱅에선 꺽어져 버리는 기현상이 일어나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제는 케이차트의 공정성을 논할 단계를 벗어난게 아닌가 싶다. 공정성 뿐 아니라 권위마저 땅에 떨어지고 말았으니 이젠 뮤직뱅크도 순위제를 버릴때가 된 모양이다. 중이 제머리를 못 깎는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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