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1977의 인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괜찮은 드라마 여서인 것일까? 처음부터 시청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면서 소문만 듣고 수소문해서까지 시청하고 있다. 이런건 드라마가 단순히 호평받는다고 해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바로 여지껏 볼 수 없었던 형태의 드라마가 나타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필자가 과거 미드 중에 '케빈은 열두살 (원제 The Wonder Years)을 언급했던 것도 형식이 가장 가까워 보였기 때문일 뿐 기존에 성장기 드라마를 회상형식으로 진행하는 드라마는 사실상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희귀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드라마가 희귀성까지 있으니 화제가 안되면 오히려 이상한게 아닐까?

 

'응답하라1997' 열풍의 주역은 단연 정은지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로 노래실력이 가장 좋아서 메인보컬을 맡고 있다.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팔방미인인 셈이다. 연기자의 능력중 첫째는 바로 감정이입인데 이걸 쉽게 할 수 있으면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한다. 정은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성시원이 되어 연기한다. 연기자로서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다고 말하지 못할지도 모르나 가장 중요한 감정이입을 자연스럽게 해냄으로서 대중은 정은지의 연기에 호감을 갖게 되었다.

01. 신인이 기본이 되고 감정이입을 할 줄 알면 대중은 기대감과 호감을 표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기대치를 충족시켰느냐 인데 넘치도록 충족시켜주고 있다. 만일 연기 데뷔 10년차가 성시원을 연기했다면 오히려 칭찬보다는 화제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02. 뜻박의 주인공이란 측면이 있다. 필자 역시 처음 보았을 때는 걸그룹 멤버인줄 전혀 몰랐다.

03. 케이블채널에 대한 관대함이 있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지상파 였다면 서인국의 연기중 일부는 지적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위의 01번의 이유와 맞물려 서인국 역시 나름 훌륭하지만 기준치와 기대치 양쪽에서 보면 지상파에 비해 기준치의 측면이 조금 더 낮은게 있다.

에이핑크의 인기에 직결되나?

필자는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본다. 에이핑크가 데뷔했을 때 소녀풍 컨셉의 의상과 안무로 청소년층의 기대를 많이 받았으나 일정부분의 인기는 얻었지만 대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불과 작년 중순만 해도 비슷한 위치에 있던 보이그룹 인피니트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계속해서 좋은 곡으로 대중앞에 서면서 호평을 얻었지만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인기를 폭발시키지 못했다. 그 계기란 것은 예능일 수도 있고 소속 멤버의 드라마 출연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뜻밖에 무엇일수도 있다. 인피니트는 결국 메인에 내세우는 멤버를 바꾸고 '내꺼하자'라는 곡을 히트시키면서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었다. 에이핑크는 그런 계기가 될만한 기회가 계속해서 주어지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멤버 전원이 출연하는 예능프로도 신설되어 지상파 방송을 타기도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임펙트 있는 '노래'가 없다는데 있었다. 이미 인기폭발의 직전에 다다른지 꽤 지나 터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그게 잘 안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고 노래 역시 'Hush'라는 곡처럼 무언가 좀 아쉬운 곡이 두어차례 이어지면서 발목을 잡았다. 그럼 노래외에 다른 면에서 메꿀 수 있으면 그것으로도 괜찮은데 노래가아닌 부분에서는 아주 큰 한방이 있어야 한다.

이번 '응답하라1997'은 노래가 아닌 부분에서 정말 큰 호응을 얻는 큰 계기가 되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멤버 전원이 나와서 방송을 탄 예능프로보다 훨씬 더 강력한 한방이다. 은메달 10개보다 금메달 1개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이번 응답 열풍은 금메달감이다.

에이핑크는 처음 손나은이라는 멤버가 가장 인기가 좋았지만 그 바통을 이어받을 멤버가 없었던게 가장 치명적이었는데 정은지가 해결해 버렸다. 남은 것은 '좋은곡' 한곡을 받아 대박을 터트리는 일이다. 그런데 같은 조건이라도 이제 성공확율은 대폭 올라갔다. 인피니트의 '내꺼하자'정도만 반응이 나와줘도 에이핑크의 위상은 크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응답하라1997'의 5~6화의 부제는 '삶의역습'이었다. 청바지 상품을 타기 위해 거짓으로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사연을 보냈는데 실제 '부산갈매기(롯데를 모티브로한 구단)'의 감독인 아버지가 암에 걸렸고 정은지는 삶의 역습에 힘들어하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만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정은지는 이렇게 케릭터에 자연스럽게 동화하고 있다. 타고난 재능이 있음이다. 정은지의 눈물에 나도 모르게 콧등이 시큰했다. 정은지라는 보물같은 연기자겸 가수는 앞으로 에이핑크의 보물이자 드라마 시청자들의 보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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