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형님이 전자공학과에 입학하게 된 이후였다. 당시는 컴퓨터가 286XT에서 하드디스크가 달린 286AT 시대로 넘어가던 시기였는데 5.25인치 플로피디스크로 일본 고에이사가 만든 삼국지 시리즈나 이스 라는 게임을 즐기곤 했다. 안철수라는 이름은 이후 천리안이나 하이텔과 같은 PC통신을 통해서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가 배포하던 V3는 무료였고 컴퓨터 사용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물론 지금처럼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던 시대는 아니었고 또한 컴을 능동적으로 이용하고 관리할 줄 아는 사람에 국한되기는 하였으나 비교적 컴을 배우고 사용하는게 어렵지 않은 수준에만 있어도 안철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연령대를 넓은 범위로 보면 얼마든지 위아래로 더 넓게 볼 수도 있지만 가장 집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세대는 아마 65년생정도부터 77년생정도까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범주를 벗어나면 급격히 인지도가 줄어드는게 바로 안철수였다. 실제로 무릎팍도사 출연 이전에는 이름만 얼핏 들어 보았다던가 아니면 아예 모르는 이들도 상당수였는데 앞서 언급한 잘 아는 세대가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더 급격히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요즘은 안철수 때리기가 한창인데 고작 검증한다고 나온 내용이 브이소사이어티 관련한 내용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금이야 이 부분을 새누리당에서 검증한답시고 나서서 열심히 파고들고 있지만 그리 오래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왜냐면 지금도 이미 충분히 억지스러움이 있기 때문으로 어느정도 효과를 보았다 싶으면 스스로 물러날 것이고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 했으니 치고 빠질 공산이 크다는 말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야 브이소사이어티가 재벌2~3세들과 벤처기업이 모인 주식회사형태의 모임이었다는 것 자체를 부정적 이미지로 최대한 활용하다가 본격적인 반박이 나올 즘엔 슬그머니 물러서자는 생각일 것이다. 만일 시간을 더 끌게 되면 브이소사이어티가 어떤 곳인지 다들 알게 되고 괜한 트집이라는것 또한 알게 될테니 건드리다 마는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필자의 판단과 달리 진심으로 계속 캐내려고 하는 것이라면 새누리당의 전략이 점점 시대에 뒤쳐지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최근 브이소사이어티 관련 논란은 검증을 앞당겨 주는 꼴

안철수 원장은 브이소사이어티에 참여해서 무언가 자기 역할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능동적으로 무엇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런 와중에 최태원 관련 사건이 터지고 구명운동을 한 수십명의 회원들 이름 사이에 자기 이름을 남기는 오류를 범했다. 그리고 최근 관련 논란이 일자 곧바로 사과했다. 이런 과정이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은 브아소사이어티는 안원장의 삶에서 하나의 거치는 과정이었을 뿐 그 이전의 삶과 그 이후의 삶이 한결같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같은 이유로 해명은 변명이 아니라 설득력을 갖을 수 있었고. 아무튼 그가 해당 사건이 있던 전과 후에 다른 모습을 보였다면 모르겠으되 아직까지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건 없고,그동안 쌓인 신뢰는 두터울 뿐이다.

 인터넷전용은행 설립에 관여했다는 문제로 넘어가보자. 이 문제는 오히려 역풍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필자의 생각에는 효과만 보고 빠질줄 알았는데 되도 않는 문제까지 건들이는 걸 보면 오히려 검증을 앞당기는데 도움을 주려고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진상이 쉽게 밝혀질 사안이니 말이다. 기사를 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터넷보안업을 하는 자회사를 통해 3천만원이 인터넷은행 설립과정에 투입되었다는 내용에 헛웃음만 날린다. 한사람의 개인에게는 3천만원이 큰 돈이지만 기업의 회사 설립 관련 투자금이 3천만원이라는걸 강조한다는건 좀..아니 상당히 치졸하고 우습게 들린뿐인데 의혹을 제공한 사람은 이런 반응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결심은 언제 발표?

안원장이 힐링캠프에 나와 조만간 결심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 조만간이 구체적으로 어느정도의 시간일지는 안원장을 포함하여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건 바로 어떤 이슈가 터진 이후의 세상의 반응에 따르는 어떤 순서라는게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는 힐링캠프에서 나온 이야기도 다수 등장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건 쉽지가 않다. 필자의 경우에도 지난주 수요일 인터넷 주문을 했지만 주문한지 3일이 지나도 발송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낙담하고 있었는데 출판사인 김영사의 협조를 얻어 책을 구해볼 수 있었다. 이자리를 빌어 김영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아무튼 '안철수의 생각'은 그가 사회적 현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대담형식을 빌어 전하고 있다. 책의 인기로 미루어 짐작컨데 점점 그의 삶과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검증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검증을 새누리당에서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아마 그들이 실질적으로 안원장을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것 같다. 물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출마 결심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혹시라도 출마를 선언한다고 해도 최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려는 생각이겠지만 오히려 그런 시도가 안원장이 말한 국민의 판단을 내리게 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책을 내고 난 이후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일들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지지해주다면 출마하겠다는 프로세스의 진행을 새누리당이 나서서 돕고 있다는 말이다. 애초에 책을 내게 된 이유도 바로 이런 검증과정을 어느정도 거치고, 그런 후에도 여전히 자신에 대한 지지가 변함이 없다면 자신의 정치철학과 대중이 원하는 안철수의 이미지가 다른 것이 아님을 받아 들이고 출마선언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 과정에 나오고 있는게 고작 브이소사이어티 정도에 불과하니 곧바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선언을 했던 것이다.

 "새누리당의 협조로 이제 결심을 드러낼 시간이 훨씬 앞당겨 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안원장 스스로도 구체적 시기는 알 수 없었던 결심 발표의 시간이 급격히 단축되고 말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본인 뿐 아니라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었던 시간의 문제를 안원장의 날선 비판대상인 정부여당이 나서서 해결해 준 셈이다. 필자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이번 이슈 이후에 두드러지게 터지는 폭로나 사건이 없고 그런 소강상태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는데도 지지율에는 변함이 없다면 아마 그때가 결심발표의 순간일 것이란 추정이다. 뭔가 그럴듯 하지 않은가? 만일 여러분도 책을 읽어 보게 된다면 필자의 주장을 좀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리뷰에 공감하시면 추천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