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적절한 등장시점일까.

Posted at 2010. 4. 7. 09:00// Posted in IT & 경제

금일자 연합뉴스 기사중 잘나가는 넷북, 아이패드에 발목잡히나 를 보았다. 안그래도 이와 관련된 포스팅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므로 마침 잘됐다는 생각.

기사의 주된 내용은 넷북 제조사 중 일부가 철수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고, 이유로는 아이패드의 등장과 인텔의 최신 아톰플랫폼의 마진이 좋지 않았다는 것.

 아이패드, 애플의 성공신화 이어가나

애플은 스티브잡스가 '영광의 귀환' 을 한 이후로 주춤하던 아니 사그라들던 기업에서 일약 세계 IT산업을 이끄는 선도업체로 재부상했다. 창업자이자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컴퓨터 시대를 열어가는 선구자였던 그가 상당히 불명예스런 퇴진을 한 이후(물론 그의 경영스타일도 일부 문제가 되긴 했지만) 애플은 상당히 고전해 왔던게 사실이고 보면, 그의 존재가 애플에 있어서 어떠했는지 그가 없던 시절 내내 뼈아팠을 것.

'아이패드' 는 애플의 전략이 그대로 이어지는 제품이므로, 일단 성공가능성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는게 관련업계의 시각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아이팟과 아이폰 등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왔고, 앱스토어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그 기반을 굳건히 해왔는데, 이를 통해 쌓아온 애플이라는 브랜드벨류와 신뢰는 상당한 것이어서 소비자들은 애플이 만든 제품에 일단 호감부터 가지고 보게 된다. 그들은 자연스레 제품의 성능 하나하나 살펴보고 왜 이러한 제품이 기획됐는지 개선할 점은 없는 지 등 전폭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돌고 돌아 지구끝까지 간다고 보아도 무리는 없을 정도.


 

 애플은 이제 막 성장하는 회사가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경우, 제품의 우수성과 여러 장점을 떠나 최우선시 되는 것이 바로 등장하는 시기. 너무 앞서서도 안되고 너무 늦어서도 안된다.

예를 들어 볼까. 같은 하드웨어의 경우는 아니지만 일단 인터넷 서비스 회사였던 '아이러브스쿨' 이라는 사이트가 2000년을 전후로 상당히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왔던 적이 있었는데, 이 서비스는 동창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해주는 큰 테두리안에 동창 찾기 서비스를 넣어, 이후의 확장성을 대비 했어야 했다....라는 것은 지나고 나니 하는 말이고, 사실상 보다 구체적인 관심꺼리이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궁금해 하는 동창을 찾는 서비스를 제공해줌으로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그 당시에 지금의 '페이스북' 과 같은 형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되어졌다고 해서 과연 성공했을까?

자 그럼 또 '유튜브' 라는 동영상 서비스를 보자. 이러한 서비스를 보다 더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유리 했던 한국에서 먼저 등장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관련 기획을 해보았던 이들이라면 막연하게나마 한번쯤 생각해봄직 했을 서비스가 오히려 너무 앞서 초고속 환경을 경험한이들의 선입견으로 인해 비용이나 동영상 제공 서버환경에 대한 지나치게 한계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애플이 지금 막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아이패드의 성공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상당히 난해한 일이 될것이나, 애플은 이미 막강한 추종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이고, 조금 이르거나 하더래도 어느정도 밀고 나갈 자본이 되는 큰 기업이기도 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를 서비스중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 라는 전세계적인 대박 흥행 작품과 더불어 '디아블로' 시리즈와 '워크래프트' 시리즈로 이미 PC게이머들에게 깊이 각인 된 상태였는데, 그들의 특징은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액션RPG라는 장르를 개척하기도 했지만, 주로 기존 게임들이 가진 장점을 융합하여 보다 진일보화 하여 블리자드식 게임을 만들어 낸다는 것 . '스타크래프트' 는 '워크래프트 1,2' 를 통해 쌓아온 RPG게임의 노하우와 전략시뮬레이션의 선구자격인 웨스트우드사의'C&C'의 장점까지 모두 흡수하여 그때까지 사람들이 아군과 적군의 적대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던 전략시뮬레이션의 어느정도 고정된 관념을 탈피하고 세 진영의 물고 물리는 보다 나아간 개념을 제시했다.

스티브 잡스의 귀환 이후로 애플이 제시하는 대개의 서비스는 이와 엇비슷하다고 보면 맞지 않을까. 애플은 본래 맥을 팔때부터 IBM PC와는 다르게 모든 주변기기까지 애플의 제품만을 써야 하는 매우 폐쇄적인 정책을 써왔다. 그것은 점점 시장의 축소를 가져왔고, 맥의 가격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퍠쇄적인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앱스토어는 그 한계를 벗어나 버리게 되었는데, 이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징이자 애플의 정책이 보다 한일층 발전했음을 엿보는 대목이다.

하드웨어적인 폐쇄정책은 실패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만, 소프트웨어의 정책은 온라인 이라는 지원군을 만나 그 한계를 극복해버리고 나아가 그들만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해 낸 것이다. 이에 반발하여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한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은 앱스토어에 견줄바는 아닌듯 한게 지금의 현실.


 

 섵불리 짐작 할 수 없다.


한국으로 치면 삼성전자 급인 대만의 ASUS사가 내놓은 EEE, 즉 넷북은 그 어느누구도 이러한 엄청난 흥행을 불러오며 넷북의 전성시대를 열지 짐작하지 못하였다. 심지어 IT업계의 판도변화에 가장 민감한 삼성, 엘지 조차도 상당히 늦게 대응했을 정도.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나긴 하지만 삼성과 엘지는 완전 IT계의 문어발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HD DVD와 블루레이 양진영을 모두 오갔었으며, 휴대폰도 GSM과 CDMA를 모두 지원해 오는등 대개 그들이 하는 사업은 완전 초 문어발식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것은 IT산업의 방향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기 때문에 그 변화의 움직임을 미리미리 조금씩 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넷북이 꽝하고 전세계적인 대박을 터트리고 그 흥행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그때서야 삼성, 엘지가 다급하게 뛰어들 정도로 변화에 민감한 세계 IT시장에서 조차도 넷북의 성공은 이례적인 일이었던 것. 과거 소형 노트북이 도시바 등에서 매우 고가로 제공되어왔고 매우 작은 매니아급 시장을 형성했다는 고정관념이 강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인텔에서 아톰플랫폼을 대대적으로 내놓는 시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타사의 반응이 이토록 늦었다는 것은 그 고정관념이 상당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제품이 등장했을때 그것은 한순간 튀어나온듯 보여도 그러할만큼의 충분한 이유가 분명히 존재 한다는 것이고, 그 반면에 모두가 새로운 개념을 쫒아가는듯 하여도 기존 제품들 또한 그러한 이유를 모두 거쳐 기존산업을 유지해 온 것이고 보면 한순간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기대는 너무 섵불리 할 수 없기도 하다.

 시장은 진화해야 살아 남는다.


그러나, 시장이라는 개념에서 바라보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그 시장을 선점하여 보다 더 기업의 발전을 꾀하는 이들이 있기에 애플의 '아이패드'는 강한 파장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많은 IT기업들은 아이패드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애플효과' 라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데, 그 만큼 시장의 트랜드에 뒤쳐진다는 것은 그들의 생존에 위협을 줄 정도이기 때문으로 풀이 해 볼 수 있다.

'아이패드'는 '아이팟' 과 '아이폰' 과는 조금 다른게 보아야 할 것 같다. 휴대용 기기 중에서 PC운영체제가 돌아가는 시장은 '아이팟' 의 MP3플레이서 시장과도 '아이폰' 의 휴대폰 시장과도 다르다. 세계 유수의 거대 IT기업들이 결코 앞선 제품들이 등장했을때 보다 더욱 강력한 적수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애플의 성공가도를 마냥 쫒아가거나 바라보는 것에 그친다면, 그것은 시장을 완전히 넘겨주는 것이고 그들의 아성을 모두 내주는 꼴이 될 것이므로 다수의 IT기업들은 이에 대비하는데 골머리를 썩고 있을 것이니 만큼 그들의 반격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한것.

모든 IT제품은 사람의 니즈를 반영하고, 보다 편리한 사용환경을 제공해주며,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즐길거리를 만들어내어야 성공의 삼박자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이 세가지조건(제가나름대로정한^^) 모두 만족시키며 기존 거대IT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넷북의 강세도 예상하지 못했듯이 아이패드 또한 얼마나 흥행할지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모른다. 항상 시장에서 승리하는 것은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 아닐까. 터치패드의 편리함이 키보드의 익숙함을 모두 장악해버릴 수 있을까. 항상 새로움만을 찾는 것이 아닌 익숙함 속의 새로움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미처 생각지못하는 사이에 제품으로 태어나 우리에게 선보일 지 모르는 것이다. 지금도 세상의 수없이 많은 IT계의 선구자들은 이러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을 것이고, 언제 또 아이패드를 위협하는 새로운 제품이 등잘 할지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아이패드' 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니 앞으로  어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보아야겠다.

진화하는 것은 말그대로 보다 나아간다는 것이지, 완전히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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