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지나치게 불리한 여론에는 입을 다물고 타협의 여지가 있을 경우 빠르게 입장 전환을 하기도 하며 소신과 같은 이미지메이킹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잘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MB정부만큼 꽉 막힌 느낌은 주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여론에 민감하다는 말입니다.

현재 박비대위원장 측은 올해 들어 MB와의 차별화 속도조절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지나칠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행동하고 있습니다. 차별화를 하긴 해야 하는데 여당 지지층 이탈을 불러 오거나 무리수로 인한 반말 여론이 생기기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조. 조만간 대선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박근혜 전 대표가 어떻게 행동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이 글은 MB정부가 한일정보협정 처리시 절차상의 문제는 인정하지만 바른 방향의 협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서 비롯됩니다" 

차별화 우선순위

우선! 그러니까 차별화 전략으로 여당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 하면서도 내부반발은 덜할 수 있는 사안들을 말합니다. 민감하지 않은 부분들도 많으니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차선!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입니다. 이 두번째 우선순위가 바로 가장 민간한 사안들이기도 합니다. 바로 정수장학회 문제나 516구테타에 대한 입장 등. 오랬동안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묵은 잔재이니까요.

박근혜 입장에서는 차선은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여론이 우세하면 하는 시늉만 내도 상관 없습니다. 여론 지지율이 높은데 굳이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지 않아서 욕먹기보다는 다루는 척만 하고 진행은 더디게 해 버리는 것이조. 그런데 MB가 여당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많은 한일정보협정을 강행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건 마치 MB정부가 박근혜에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차선 혹은 그 이상까지 시도하라고 등떠미는 꼴이나 다름 없는 것이조.

정리하자면, 박 비대위장의 차별화 전략이란 새누리당의 프리미엄은 이어가되 대권도전에 걸림돌이 될만한 것들을 치우는 과정을 말함인데 MB정부가 알아서 그 걸림돌이 되고자 한다면 박위원장 입장에서는 치우려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나서지만 않으면 지금까지 한 차별화 전략으로도 충분하니 더 이상 내부 문제를 건드리려 하지 않겠지만 등 떠미는데야 뾰족한 대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조.

민주통합당의 선택

상황을 봐가면서 내부갈등을 지켜볼 때가 있고 적극적으로 개입할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점점 개입해도 될 정도가 되어갑니다. 밀실처리 되었다는 게 언론에서 크게 터트리는 것과 달리 여론의 움직임에 아주 강한 임펙트가 있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메이저 언론이 많은 양의 폭탄을 투여 하고 있긴 하지만 실은 임펙트 있는 집중 포화는 없는 느낌이랄까요. 예를 들면 조중동 3사가 원색적인 비난을 동시에 터트리는게 산발적인 비난보다 위력이 더 쎄조. 그런데 그런게 안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번일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국민들의 마음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왔을 법한 사안입니다. 부정부패가 나와 무슨 상관이냐던 사람들도 한일정보협정 논란을 접하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을 정도니까요.

MB정권의 몰락, 한일정보협정으로부터

박근혜 비대위장의 경제담당은 이한구 원내대표인데 이 사람이 참 묘한 분이조. 과거 TV토론에 얼굴을 자주 비추던 분인데 나름 논리를 가져서 때로는 나와 뜻이 달라도 간혹 고개를 끄덕일만한 주장을 펼치기도 하더군요. 쉽게 말해서 새누리당 내의 여러 정책 스펙트럼 중 이한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 것은 그만한 정책통이 흔치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실은 이한구의 정책스타일이 박 비대위장의 정책과 가장 맞는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장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되었을 때 우려 되는건 이한구의원이 친 기업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부분인데 필자가 보기에도 맞는 말로 생각됩니다. 정책적으로 보면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한구의원은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생각하는 그런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조금 다른 성격의 이름만 비슷하거나 초점이 비켜간 경제민주화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조.

그래도 결국은 모두는 아닐지라도 일부 MB정권의 지지세력에 이득이 될 것 같진 않군요. 다시 말해서 양측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크게 갈라져 있는 상황이고 서로의 체면 봐주고 말고할 상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차별화 전략이 가속화 되면 될 수록 남은 MB정부의 레임덕은 가속화 될 것이고 서로 양립하기 힘든 수준까지 치닫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어버리는 것이조. 특히 한일정보협정이라는 조금은 코미디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밀실처리가 된 것도 놀라운데 아직도 처리과정상의 문제만 인정하고 뜻은 방향성은 옳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MB정부라면 박근혜 입장에서는 배제시켜야할 아군이 아니라 아예 내몰아야할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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