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하우스, 배우 오지호 이야기에 30대가 공감하는 이유

주얼리하우스는 정보석과 이특 박규리등이 MC를 맡아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조합이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든건 7월 5일 방송된 오지호편에서였습니다.

 정보석이 중심을 잡고 이특이 주로 질문을 하거나 소품도 준비하는 등 여러 역할을 도맡아 합니다. 정보석은 명품 연기력을 가진 배우면서 오랜 연예계 생활로 위 아래 거의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기에 배우 섭외력이 남다를 것이고 이런 점은 고현정이 메인으로 있는 고쇼에 비해서도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특의 경우 프로그램을 이끄는 MC로서의 자질은 아직 특별하다고까지 말할 수 없고 이 부분이 앞으로 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해서도 풀어야할 숙제지만 나름대로 지난 수년간 여러프로를 거치며 얻는 경험 때문인지 비교적 안정된 진행을 보이고 있고 박규리도 아직은 프로그램에 완전히 융화되어 안방마님 같은 이미지를 갖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라디오프로그램 진행 경험도 수년에 이르르니 조금 만 더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임하다 보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합니다.

어찌 보면 이런 구성은 모험에 가깝습니다. 이특과 박규리는 당대 제일이라 할만한 명MC들 사이에서 감각을 익힌 경우임에도 계속해서 주인역할을 하지 않고 보조하는 역할만 해왔조. 그러다 보면 그 레벨안에 갇혀 버릴 위험성을 안고 있었습니다. 즉 메인MC로 자리 매김하려면 기회가 필요하고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여 MC로서의 능력을 입증해 내야 하는데 그렇게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홀로서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데 이번에 그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오지호편을 보면서 이특과 박규리가 좀더 자신만의 진행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먼저 들었습니다.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으나 마냥 기다리기엔 이번 기회가 너무나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다시 올지 안올지 모르는 메인MC자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야 합니다.

오지호는 자신이 보물로 여기는 것 3가지 중 첫번째로 그가 비로소 연기자로 인정받게 된 작품 '추노'의 대본을 들고 나왔습니다. 차승원도 그렇고 오지호도 그렇고 조금 솔직히 표현하자면 연기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한 시작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단단하고 알차게 변해간 케이스입니다. 노력은 두가지 조건이 함께 해야 빛을 보는데 하나는 바른 방향의 노력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꾸준함입니다. 또한 노력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으면 조금 못미치는 부분이 있어도 다음에 더 나아지는게 눈에 보이게 됩니다. 오지호가 로코 연기만큼은 롤모델로 삼아 연습했다는 차승원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해서 이제는 많은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대본 안에서만 연기 했어요"

드라마 추노에 출연한 바 있는 오지호는 장혁이라는 친구가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관이 바뀌게 되었고 전에는 대본대로만 연기했고 지문이면 지문 대사면 대사를 표현하는데 그쳤지만 장혁을 통해 지문 밖의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장혁을 보면서 "이 공간을 채워야 시청자가 봤을 때 완벽한 그림이 나오는구나"라는걸 느꼈다고 합니다. 필자가 리뷰를 쓴 이후 많은 연기자들에게 바라는 그것과 같은 말을 오지호가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이라는 것도 실은 대본 그대로가 아닌 그 배우만이 창조해 낼 수 있는 케릭터가 되었을 때 쓰는 표현이며 주얼리하우스의 대장인 정보석이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그럼 시크릿가든이나 최고의사랑은 어떤 경우일까요? 현빈이 연기파라는 말을 듣는것도 아닌데 시크릿가든은 대박을 쳤습니다. 시나리오가 좋아서만이었을까요? 현빈이 바로 주인공 케릭터에 동화되었기 때문에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저절로 케릭터 화 되었고 그 자체만으로 시청자들은 몰입해서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현빈이 다른 장르에서는 기대만큼 못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케릭터와 동화되어 대본속 그대로가 아닌 자신의 그것을 만들어 내서 보여주어 드라마를 대박치케 할 수 있는 자세와 역량이면 얼마든지 더 많은 발전를 기대해 볼 수 있고 다른 장르라 해도 크게 못미친 성적을 낼 것 같진 않습니다. (영화 만추처럼)

차승원도 그렇조. 연기라는건 타고난 부분도 크지만 트레이닝을 하며 만들어 가는 부분이 더욱 큰데, 노력하는 자세로 배우의 틀을 몸에 새겨버린 대표적 케이스로 필자는 차승원을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주 어릴때부터 연기신동으로 불리거나 한게 아니라 세월따라 조금씩 조금씩 발전했고 사십대가 되어서야 활짝 만개한 케이스인데 우리가 흔히 보는 메인급 주연을 맡은 젊은 연기자들이 대개 서른이 넘어서도 연기발전을 이루지 못해 도태되는 모습과는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필자가 보기에 아주 위험한 수위에 다른 배우 한명은 바로 김래원입니다. 그는 20대 초반 주목받지 못하다 영화 '청춘'을 통해 조금 주목받고 '옥탑방고양이'로 대박을 칩니다. 그런데 이 때의 나이대가 이십대중반이조. 그나이 또래로서 그만한 연기를 보이는이가 드물었습니다. 아니 아예 몇몇외에 눈에 띄질 않았조. 20대 중반에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을 맡을 수 있는 역량이 되는 배우가 그리 흔치 않기에 더욱 각광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군에 다녀와 서른이 넘은 지금 김래원의 연기는 정체되어 있습니다. 그가 20대 중반에 보여준 연기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조. 이런 배우가 한둘이 아닙니다. 송승헌이 또 다른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그가 현재 주연을 맡고 있는 '닥터진'에서의 연기가 바로 대본대로 연기하는 한계를 바로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와 비교했을때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이 있다면 비난은 덜 받을 것인데 이현희도 그렇고 송승헌도 그렇고 그대로 정체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오지호가 말하는 연기관이 바뀌었다는건 바로 시청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사랑'에서 차승원은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오지호 역시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확연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자가 그를 명품배우로까지 말하는건 아닙니다. 아직 갈길이 멀조. 그러나 그 먼 갈길이 보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오지호가 롤모델로 삼아 연기연습을 하곤 했다는 차승원처럼요.

여담으로 필자가 오래전부터 가장 즐겨 불렀던 신성우의 '사랑한 후에'를 그가 좋아 하는등 여러 에피소드들에 많은 공감이 갔는데 그건 그가 대한민국 30대 남성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말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예인이 아니라 그냥 잘생긴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이번 오지호편을 본 사람들은 그에게 가식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게 사실 이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얻는 가장 큰 이득이조. 그리고 시청자들은 대개 다 잘 알아 봅니다. 가식인지 아닌지를요. 오지호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에서 착하고 바르게 살기를 바라셨고 그렇게 살려고 했다는 대목에서 그가 어떤 인물인지 바로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오지호의 행보를 기대해보면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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