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콘서트 티케팅 해보니 하루만에 매진된 이유 알겠다.

어릴때 누이가 좋아 하던 가수의 소극장 콘서트를 따라 간 적이 있고 십여년전에는 근래 국민요정으로 불리우며 사랑 받고 있는 박정현(2집무렵) 콘서트에 가 본 기억까지 특정가수의 단독콘서트는 세번 가보았습니다. 행사나 특별무대 같은건 제외하구요.

그런데 걸그룹 2NE1의 콘서트가 문득 가보고 싶어지더군요. 개인적으로 리쌍, 2NE1, 드렁큰타이거, 윤미래 등 힙합가수들의 노래를 즐겨듣는 편인데 그 영향도 있겠고 아무래도 결정적으로는 작년 2011 NOLZA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상을 본게 가고자 하는 결심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가서 보고 싶게 만드는 영상이었거든요. 그래도 십여년을 안가본 콘서트를 가볼 생각을 하게 되니 조금 기대되는 마음과 괜한짓 하는것 아니냐는 망설임이 교차했습니다.

컴백을 앞둔 시점에 하나씩 공개 되고 있는 멤버별 티저. 사진은 산다라박

아무래도 인기 걸그룹이다보니 매진될 가능성이 있어서 예매 시작시간인 26일 8시에 G마켓 티켓판매 페이지를 켜두고 새로고침(F5)를 누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8시가 되기전에는 팬사이트를 돌아 다니며 분위기 파악도 좀 하고 그랬조. 게시판에는 필자가 모르는 단어들이 돌아 다닙니다. 게시물들을 보면 '선행' 이라는 말이 많은데 이게 과연 무얼 말하는지 모르겠더군요. 물론 감은 있습니다.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는건 아마 팬클럽인 '블랙잭'에 미리 선예매 하게 해주는걸 말하는거 같더군요.

이밖에도 게시판의 분위기를 몇가지 전하자면, 잘 몰랐던 또다른 단어 하나인 플로어는 무얼 말하나 했더니 무대 바로 앞 1층을 말하는 것이었고 주로 서서 관람하는 스탠딩 콘서트에서 즐기게 되는건 이 플로어석 이라더군요. 그런데 이번 콘은 8세이상 관람가여서 그런지 전석이 좌석으로 되어 있어서 팬들사이에서도 논란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말이 오가는게 바로 혼자가도 뻘쭘하지 않겠느냐는 질문과 그에 답하는 내용들이었는데요. 어짜피 친구랑 같이가도 대화할 틈도 없고 각자 놀 수 밖에 없어서 혼자 콘서트를 보러 가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면서 혼자 가는것을 망설이거나 고민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친절한 답변들이 많았습니다.

 

26일 저녁 8시 30분경 예매현황. 3층의 자리가 아직 남아 있다. 1층과 2층은 예매 시작후 몇분되지 않아 모두 매진된 상태

 

 

 

필자는 2층 예매에 성공했다.


 

예상뛰어넘는 엄청난 경쟁, 2NE1의 위엄

작년 놀자콘 이 대성황을 이뤘조. 이번해도 어느정도 광고는 할 줄 알았는데 YG패밀로 홈페이지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팬들의 우려가 있었던게 사실이조. 그런데 그건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티켓팅이 시작한지 채 2분도 되지 않아 플로어, 2층 전석이 매진되었고, 이후 30분가량 취소주문이 발생하면 그 자리를 쟁취 하려는 보이지 않는 암투가 벌어졌습니다. 물론 조금 멀리서 관람해야 하는 3층은 몇시간은 걸려 매진되었지만 그럼에도 초반 엄청난 경쟁은 눈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살벌한 경쟁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1 NOLZA 콘서트. 케이팝의 정수를 보여준 무대였다.

8시  땡하자 마자 좌석정보를 클릭하고 플로어석을 보는 순간 단 10초도 안되는 눈깜짝할 사이에 모두 매진되고 2층 역시 1분여만에 거의 자리가 안보일 지경이 되니 남은 자리를 어떻게든 확보하기 위한 긴장감 때문에 손에 땀을 쥐고 마우스클릭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실패. 실망했지만 3층이라도 확보하려는데 이게 왠걸 3층은 꽤 시간이 지나도 자리가 넉넉하더군요. 결국 그날안에 모두 매진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긴장감은 다소 완화되면서 3층이라도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예매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런데 취소표라는게 있다는 걸 게시판에서 보게 되고 취소표플 노리다가 2층 자리 하나를 예매하고 먼저한 3층은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작년 놀자콘 영상을 보면 정말 가고싶어지게 만듭니다. 특히 대중화된 힙합장르라는 점과 개성강한 랩과 보컬을 갖춘 2NE1은 국내에서 거의 독보적이라 할만 합니다.

 

가수의 흥망성쇠, 콘서트에서 정점 이룬다.

당신의 그때를 즐겨라. 이말처럼 요즘 걸그룹 팬들에게 와닿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그 순간은 다시 오지도 갖을 수 없는 순간이다. 그 순간을 즐겨라."

이런 흔한말에 한마디를 더 붙이자면

"당신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그 순간이 소중하듯 2NE1의 순간 역시 동시대에 함께 하고 있다. 당신의 순간을 즐기듯 2NE1도 함께 즐기고 있다. 그 순간이 겹치는 시간을 놓치지 마라. 당신이 놓치는 그 순간은 다시 돌아 오지 않는다."

위의 말은 모든 걸그룹에 해당하는 말은 아닙니다. 단독 콘서트를 성공리에 개최한다는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요즘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에 대한 약간이 구별은 두고 있는 편이지만 콘서트에서의 티켓팅 파워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인기 걸그룹의 경우 팬이 아니더라도 예쁘고 인기곡이 많으면 기회가 주어졌을때 재미있게 관람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이 직접 몸으로 뛰며 즐기기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팬일 경우에는 그런 무대를 본다는것 자체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겠지만 말이조. 2NE1은 인기곡도 많아 호응하기도 좋지만 일단 팬이 아니더라도 흥겹게 같이 참여해서 놀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때를 잡았는가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보조. 걸그룹 서열을 그림으포 표현한 걸그룹 서열도가 최근 화제인데 그 내용에는 씨스타와 씨크릿은 안정적인 위치는 갖고 있으되 중간 어림에도 늘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런데 씨스타는 '나홀로' 라는 곡으로 사실상 흔히 볼 수 없는 레벨업을 이뤄냈습니다. 작년에 가장 핫한 아이콘은 에이핑크였조. 소녀시대가 'Gee'라는 폭발력 있는 곡을 선보이며 국민걸그룹으로 발돋움하고 'Oh'로 굳히기에 들어갔던 것처럼 에이핑크역시 레벨업이 가능한 노래가 한번 터져줘야할 때가 올 초였는데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Hush'라는 아쉬운 곡이 나왔습니다. 아이돌 그룹에게 타이밍이란 생명줄과 같아서 한번 놓치면 다시 잡아 내기가 참으로 어렵기 마련입니다. 근래 멤버 전원이 한 예능프로에 고정으로 동반출연하는 기회를 잡았을 정도로 기세가 남달랐던 때여서 더욱 아쉬움이 큽니다. 같은 시기에 예능프로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피니트와는 완전 다른 양상이 되어 버렸조. 작년을 돌이켜보면 위상의 차이가 극심해진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피니트는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얻기를 여러번 지속하다가 마지노선이라 할 만한 때에 '내꺼하자'가 터져주는 바람에 그나마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는데, 작년만해도 훨씬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던 에이핑크는 인피니트의 상승세와는 대조적으로 주춤하고 있는게 역력하니까요.

 

가만 생각해 보면 아이돌 그룹 소속 메인보컬 중 솔로곡을 불러 히트까지 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태연 박봄 외엔 그리 생각나지도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정도.

 

이런 상승세를 탈만 한 즈음에 좋은곡이 나오고 또 그런 반응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인지도와 더불어 인기의폭이 두터워 지면 그때 하게 되는게 단독콘서트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려면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가량이 소요되조. 히트곡이 쌓여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 히트곡의 수는 흥행의 나침반 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아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니 물리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NE1의 경우는 'I Don't care'라는 곡으로 활동함으로서 레벨업을 이뤄내었고 이후 발표하는 곡마다 대박행진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박봄의 경우 국내 걸그룹 멤버들은 거의 갖기 힘든 솔로곡 발표 기회를 이미 여러차례 할 수 있었을 정도였조. 이렇게 때를 만나 좋은 곡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그 기세를 수년간 이어가는 걸그룹이 과연 국내에 얼마나 있을까요?

필자는 십여년전게 너무나 감동을 받았던 박정현의 콘서트에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때의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세월이 흘러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 그녀의 무대를 현장에서 보고 즐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마 2NE1의 이번 콘서트도 십여년후에는 추억이 되어 있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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