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부정한 이석기가 김연아 비난한 황교수와 닮은 점

때아닌 애국가 논란이 뜨겁다. 바로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당사자가 이석기 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그는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일까? 언론보도와는 다르게 무슨 다른 속사정이라도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애국가와 작곡가로 알려진 안익태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게 되었다.

 "시의적절하지 못했다"

좌파든 우파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를리야 있겠는가만은 표현방식에는 분명히 다른 길을 걷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나라사랑에 대한 표현을 애국가를 통해서 하고 있는 대다수의 한국사람들에게 정당한 근거 보다는 아직은 일방적 주장에 머물러 있는 근거들로 애국가를 부정하니 온통 비난만 있을 뿐 동조하는 이는 적을 수 밖에 없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애국가의 탄생과정과 정당성에 대한 의문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깨끗이 털고 가야 한다.필자는 이글을 쓰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가장 핵심적인 논란의 키워드는 "표절, 친일, 가사"

 논란의 핵심은 '표절논란' 과 안익태의 '친일문제'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런 논란에 대해 불만이 많다. 왜 논란이 불거졌을때 명확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가. 이번처럼 이석기라는 이슈메이커라 할 만한 사람이 한 발언의 여파를 타는 것보다는 2005년경 저작권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에 깨끗히 털고 갔어야 더 좋았을 것 아닌가. 끊임없이 갈등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인지 대충 덮어지기만을 바란 것인지 아직도 명확한 정리가 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안익태의 친일문제

자료를 찾아보며 알게 된 것은 20세기초 애국가가 상당히 많이 존재 했었다는 것이고 심지어 대한제국조차 이 애국가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노력이 있었을 정도로 중히 취급했다는 점이다. 송병욱씨가 '애국가'의 원곡인 '한국환상곡'이 만주국 축전음악의 일부 선율과 매우 흡사하다는 주장을 제기한적도 있다고 하고, 또 한편으로는 가사말을 지은 것으로 알려진 윤치호의 행적에 대한 논란도 있다. 이 모든 일에 필자는 답을 내릴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있는데 굳이 필자가 정답을 내놓고 제시한다는건 말이 되질 않으니까.

민족문제연구소, 안익태를 친일인명사전에 올리다.

이 친일파라는 것은 단순히 친일행위를 한자를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어느정도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의 인물이어야 비로소 친일파로 말할 수 있다. 일제 강점 말기에는 전쟁물자와 인적조달을 위해 일제의 만행이 극에 이르렀을 때여서 그저 생계를 위해 단순 부역한자는 숱하게 많았으니 그들을 어찌 다 친일파라할 것인가. 다만 적극적 동조자와 영향력이 있는 자는 조금은 엄격하게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한국인이 가장 한국인다울 수 있는 순간에 애국가를 불러왔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런 기익의 순간들을 정당한 근거가 마련되기전에 부정하고부터 본다는건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선결해야할 문제는 안익태의 친일 문제가 과연 어디까지 이며 과연 그의 공이 과를 넘어섰는가 부터 결론지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은 민족문제에 관심이 없다. 한번씩 이슈가 되는 일에 핏대를 올릴뿐 근본적인 문제를 접하면 고개를 돌려 버리고 만다. 표절논란 또한 마찬가지다. 애초에 이런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면 털고 갔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나 그동안 우리의 것과 우리의 역사에 무지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불만은 존재한다.

애국가의 가사중 일부를 문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한 멜로디가 타국에 비해 지나치게 수동적 분위기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불만이 있다고 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애국가를 재지정하거나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이 문제 보다는 앞서 말한 '불가리아 민요' 와의 표절문제에서 과연 진정으로 자유로운가와 안익태의 친일문제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가깝다.

애국가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은 진보와 보수와 관계없다. 통합진보당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부류가 소수인 이유다. 필자의 경우는 누가 옳다 그르다를 말하진 않겠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그리 문제괼 것이 없다는 쪽이다. 안익태가 만들기는 했으되 이미 그의 손을 떠난 순간부터 그것은 그의 것이 아니라 한국인 모두의 것이 되었다고 보기 때문. 물론 그가 이완용 정도의 인물이었다면 이야기가 틀릴 수도 있으나 안익태의 행적 정도로 애국가의 정통성을 훼손할 수 있을까

정당한 근거를 확보하는 과정조차 없었다.

논란을 검증하다 보면 아무 근거 없는 주장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론 분열의 씨앗을 남겨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석기가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반론을 넘어설 정도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밑도 끝도 없이 지금껏 불러온 애국가를 국가가 아니라고 하니 황당할 수 밖에 없다. 이석기 입장에서야 문제제기를 하고는 싶은데 방법을 마땅히 생각할 수 없어서 답답하고 진실을 규명하고는 싶은데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국민들이 야속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필자는 세상의 진리 중 절대적인 것보다 상대적인게 많다고 생각하며 상대적으로 명분의 우세를 가지지 못할 주장은 해봐야 오히려 역풍만 맞을 뿐이라고 본다. 이석기의 이번 주장은 역풍만 불게 할 뿐 어떠한 긍정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얼마전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쇼'라고 말했던 황교수의 주장도 정당한 근거 없이 발언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되자 본뜻은 그게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교생실습 기간 동안 정상출근한 김연아를 끌어 들여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교육계의 현실을 꼬집고자 했다는 변명이 가치 없게 들려옴은 당연한 수순이고.

에전에 본 어떤 영화에서 일본군 장교 한명이 '황국의 군대가 숨어서 적을 기다릴 수 없다' 라고 부르짖으며 매복하던 장소에서 뛰쳐나가던 장면이 떠오른다. 혼자 가서 죽을 일이지 동료들까지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를 해놓고도 자부심을 지켰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목숨을 내던저 아군이 작전을 펼칠 시간을 마련한다는 등의 명분이 있다면 모를까 동료들을 다 같이 끌고 함께 죽자는 식은 도데체 뭐하자는 짓인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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