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롤백논란, 골수팬들조차 흔들리고 있다

블리자드는 세계에서도 몇안되는 대형 게임회사입니다. 단순히 덩치만 큰게 아니라 다수의 IP가 있고 그 하나하나가 시리즈로 이어오며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보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스타크래프트 뿐 아니라 MMORPG의 역사를 새로 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워크래프트 1,2,3 시리즈의 연장선) 도 블리자드의 게임입니다.

성공적인 기업에 따르는 롤모델로서의 역할도 블리자드의 몫입니다. 아무튼 게임계에 있어서 선두자리에 있는 블리자드의 최대 경쟁력은 바로 유저의 신뢰 입니다. 출시일자를 여러 차례 미뤄도 출시를 하지 않으면 안했지 대충은 내놓지 않는다는 블리자드의 자존심은 여러차례 실제로 증명이 되어 왔고 그로인해 쌓이기 시작한 신뢰는 매우 넓고 깊습니다.

그래서 디아블로3의 정식 출시 후 접속장애가 수시로 있었고 일부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골수 팬들은 불편하더래도 견뎌내고 서비스 장애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묵묵히 게임을 즐겨 왔습니다.

두터운 신뢰는 잘 무너지지 않지만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블리자드였기에 지금까지는 큰 흠이 되지 않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두터운 신뢰로 버텨오던 골수팬들조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제 출시 한달이 다되어 갑니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 문제중 가장 큰 문제는 주말 황금시간대에 있었던 접속장애 였습니다. 그런데 이번데 불거진 문제는 보통 심각한게 아닙니다.

20세기 말 리니지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MMORPG 장르는 한국게이머들이 가장 즐겨 하는 장르입니다. 수년전부터 FPS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이랄 수 있는 장르는 역할분담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보면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데 가장 큰 결정적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템에 있습니다.

장르는 약간 다르다해도 기본적으로 아이템이 갖는 중요성이 타게임을 압도 하는 디아블로는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아이템을 위한 아이템에 의한 아이템의' 게임이라고 보아도 큰 무리는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데 게임 서비스 중에서 유저가 가장 민감하게 받아 들이는 두가지가 모두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디아블로3 국내 최대 커뮤니티인 디아블로인벤에 실린 복사파문의 기사에 대한 댓글반응이다.

서버불안정 및 롤백 현상 및 파생되는 아이템 무한제작(복사논란)

정확히 표현하자면 2012년 6월 10일 일요일 오후부터 거의 하루 종일 게임플레이를 하는 동안 수도 없이 롤백 현상이 있었고 서버 상황에 극심히 불안정하였습니다. 롤백 현상이란 과거에는 흔히 '빽섭'이라 불렀던 그 현상을 말합니다. 갑자기 서버연결상태가 끊기면서 재접속하게 되었을 시 적게는 몇십초에서 많게는 몇분 전으로 돌아가게 되는 현상으로 게임 진행상황 뿐 아니라 아이템의 습득 과 처분등까지 모두 이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이용한 아이템을 무한 제작하는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유저들은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마치 2천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그때 참 허술한 게임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블리자드의 와우가 등장할 시점에는 그 엄청난 완성도에 경탄하기도 하였조. 당시 허술한 게임들의 공통점이 바로 이 아이템 복사 및 백섭현상이었습니다. 거기에는 디아블로2도 포함되어 있었구요.

블리자드의 가장 치명적인 흑역사라 할만한게 바로 디아블로2의 아이템 복사파동임은 게임팬들이라면 많이들 아실 것입니다. 그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이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골수팬들조차 아이템 복사를 의심케 하는 영상자료를 보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어제의 롤백 현상은 너무나 극심해서 일부만 경험한게 아니라 전체 유저가 경험한 일이기에 만일 아이템 복사가 되었다고 신고 하는 이들의 말 중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디아블로의 인기는 크게 추락할 것입니다. 다시 이런 현상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블리자드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사실 지난 한달간 게임을 플레이하며 안정화 되기를 기다려준 디아블로3 유저들이 대단하다 느껴질 정도입니다. 최근에 이렇게 불안정한 서비스를 보여주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초반 2주안쪽의 일은 이해가 가는 측면이 크나 (크게 잡은 예상치로 준비했음에도 그 이상의 접속폭주)  6월 접어든 이후의 모습은 사실 큰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의 신뢰도 뿐 아니라 블리자드라는 회사 자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으며 이번 무한제작 파동으로 유저들이 견딜 수 있는 인내의 임계점을 넘어섬으로서 정말 많은 것을 잃게 되었습니다. 과거 디아2때의 그 복사파동때완 현재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당시에 있던 여러 문제점들이 지금도 반복되었다고 하는 점은 기술적 신뢰도에 가장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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