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은 이해하지 못하는 MC몽에 대한 남자들의 심리

대한민국에서 군대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분단국가로서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거기에 대다수 남성들이 함께 공유하는 문화로서의 가치도 존재한다. 이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MC몽에 대한 남자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

특수하지만 일반적인 한국남자들의 군대문화에 대한 이해

군대가 힘든 가장 결정적인건 바로 자유의 문제이다. 특수한 예이기는 하지만 확고한 꿈이 있다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보게 한다는 양현석의 말도 어짜피 자유가 전제되어야 하는 일이며 일하던 직장에서 퇴사해 창업을 하는 것도 나름의 아이디어와 각오가 있기에 가능하다. 그런데 군대는 그 어떤 이유로도 한번 들어가면 자유의사로는 나올 수 없다. 그런 집단의 특성상 과거에는 알게 모르게 그것이 언어적이든 신체적이든 폭력이 있어왔던게 사실이다.

 보통 대한민국 남자들은 제대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는 모임이 있을때면 자기가 더 힘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화제가 되지 않는다. 서른이 넘어가면 나쁜 기억과 좋은 기억 모두가 그저 하나의 추억거리가 될 뿐이며 설혹 이야기가 나와도 어디서 근무했느냐는 식으로 일종의 인사말처럼 건네게 된다. 남자들은 20대때 수도 없이 군경험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면서 전국에서 근무한 군부대마다의 특징을 대강이나마 이해하게 되고 어디서 근무했는가를 알면 바로 '거기는 그랬다며 우리는 이랬는데' 이런 식의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한국남자들의 특수한 문화이다.

군대는 과연 힘든 곳일까?

사회생활을 해보면 군이 그렇게 힘들기만 한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막상 군에 가서 힘들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앞서 말한 자유의지에 의한 가입과 탈퇴가 되지 않는다는 제약과 규칙적인 생활이 강제되기 때문이다. 군에 가기전 이런 생활을 해보지 않는 사람은 남여를 떠나 누구나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서른이 넘어 군생활에 대한 힘들다는 표현을 굳이 꺼내지 않게 되는건 사회생활이 군생활에 못지 않게 험란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군생활은 보초서는 시간이 절반이상이었던것 같다. 잡초 뽑고 눈 쓸고 하는 잡일까지 더하면 삼분 이는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뭐 이런것도 힘든거라면 힘들일이겠지만 죽을듯한 고통이란건 사실상 거의 없다. 심지어 그 힘들다는 유격훈련도 삼박사일정도의 극기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맘이 편하다.

필자는 과거에 비해 절대적 기준으로만 보면 현재가 훨씬 조건은 좋아 졌다고 본다. 구타문제도 그렇고 상하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문제도 객관적인 조건에서는 훨씬 좋아졌다. 다만 스트레스가 여전한건 내무실에서의 사람관계는 어짜피 상대적인 것이어서 과거의 방식은 아니더라도 또다른 어떤 형태로든 사람과 사람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은 발새하기 마련이고, 사회생활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필자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한 판단이긴 하지만 고교를 갓 졸업한 20살과 직장생활 3년 정도 하고 온 23세 후임의 군생활이  처음 임하는 자세부터 달랐다.

"다시 가긴 좀 그래. 하지만 젊은패기에 한번 갔다 오는건 좋아"

연예인들의 군입대는?

TV에 자주 나오는 연예인은 성공한 연예인이다. 수많은 스타지망생이 있고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즐비한 방송계에서 자주 얼굴이 화면에 잡힐 수 있다는건 현재 그 연예인이 다른 어떤 누구보다 더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현 시대의 인기스타라는 증거다. 그런데 그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 시간과 그런 과정을 함께 밟아온 소속사 식구들까지 생각하면 군대는 기회비용을 잃게 하는 중대한 장애요소로 보일 수도 있다.

"한국남자들이 특이해서 연예인 군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필자는 두가지 이유로 이런 의견에 반박하고자 한다.

첫번째 이유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교육을 받아온 국민에게 평등을 해칠 수 있는 사안은 나자신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런 말과 상대적 박탈감과 같은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큰 틀에서만 봐도 그렇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로는 연예인의 대응자세에서 비롯된다.

과거 유승준이 그런 케이스인데 뭐랄까 당시의 유승준 사건에 대해 그저 단순히 텍스트로만 접하면 군기피를 위해 해외로 도망간 스타정도로 인식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이문제를 왜곡하려는 의도를 품거나 혹은 잘 모르면서 마치 잘 아는듯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활당할 때가 많다.

유승준은 당시로서는 가장 핫 한 아이콘이었다. 너무나 밝고 건강한 이미지에 가수로는 수년째 남성 솔로 댄스가로서는 독보적인 존재였으며 예능프로를 비롯한 어떤 방송에서도 늘 모셔가고자 하는 당당한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특히 그 모든 걸 떠나서 선한 이미지는 아마 그의 인기의 전부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고 그런 그가 반복해서 군대를 가겠다는 말을 하자 그 선하고 밝은 이미지는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나 근래 많은 인기스타들이 일부 연령층의 강한 지지를 받는 것과 달리 유승준은 모르는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이 많은 스타였다고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티아라를 아는 국민의 수가 더 많을까 아니면 장윤정을 아는 사람이 더 많을까 라는 질문의 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어진다. 유승준은 청춘스타면서 다수의 국민들이 알아보는 그런 국민스타에 가까웠다. 그 근간에는 발고 선한 이미지가 결정적이었고. 그런 그가 다들 알다시피 특별케이스로 일본 콘서트를 가 미국으로 도망가는 과정 속에서 수년간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는 정황까지 포착되자 유승준은 받은 사랑만큼 미움의 대상으로 돌변했다.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큰 미움으로 되돌아 온다.

MC몽과 다수의 남자 연예인들은 진정한 기회비용을 알아야 한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생명과 같다. 그 이미지를 훼손시키는건 금방이지만 좋은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건 사실상 오랜 과정이 필요하고 자신이 노력으로 실력을 키우는건 그런 과정의 기본일 뿐이다. 이미지가 절대적인 연예인이 군문제를 감수하면서까지 문제의 단초가 되는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이유는 몇가지로 압축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결정적이건 바로

'스스로의 경쟁력이 장기적이지 못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인기가 유지되는 단기간만이라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군에서 보낼 수는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런점 때문에라도 군문제에 대한 관대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장기적 포석이 있고 경쟁력도 충분한 연예인이라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고 다들 그러하니 나도 그래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과거 장혁이 그랬다. 지난 십여년내에 가장 큰 규모의 병역비리의 핵심당사자였던 그는 강제로나마 군대에 갔고 후일 '추노'와 '뿌리깊은나무'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남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는 군문제를 두고 백지영은 절친을 위해 가슴아픈 부분을 용기를 내어 이야기 한듯 싶지만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만일 백지영이 과거의 아픔을 가진 여가수가 아니었다면 오히려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어 연예생활이 힘들었던 그녀는 재기에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가 되었지만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니만큼 대중들의 백지영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편이다. 뜨거운 인기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두터운 지지층을 갖고 있는 백지영. 그런 그녀라 할지라도 MC몽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조금 과했다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려면 MC몽이 잘못된 선택에 대한 응분의 댓가를 충분히 치루고 그 스스로의 반성어린 고백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사람의 마음은 세월과 같이 변화무쌍해서 필자의 경우 유승준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고 이해라 생각도 없으며 용서는 더더욱 할 생각이 없지만 MC몽의 경우 석고대죄하여 자숙한다면 그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수도 있다는 생각이 글을 쓰는 이순간 문득 들었다. 그러나 막연히 세월만 지난다고 그냥 저절로 용서가 되고 방송에 나올 수 있는건 아니라는걸 명심하자.

군문제는 지나고 보면 단 2년뿐일지 모르지만 스물초반에겐 그 2년간이 후일의 십년이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라는데서 출발하게 된다. 그래서 가 가운데 엮여 있는 많은 문제들이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으로서 십여년전 군을 제대한 나는 이제는 떳떳히 군대를 제대한 남자들의 문화가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하게 표현하면 일부에서 말하는 '루저'들이나 가는 그런 느낌을 없애는데 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극소수를 제외하면 다들 가는 그런 곳이며 부정적 이미지는 대한민구 남자들을 모욕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런 모욕의 한 이유로 군기피를 하는 연예인의 운명이 어찌될지는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은 잘 생각해 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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