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 김준은 왜 강화도에서 결사항전할 것을 제안했나

- 이글은 드라마리뷰지만 스포일러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무신의 소재는 너무나 유명해서 국사를 배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역사적 배경인 고려시대 무신정권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은 구체적으로 도드라지게 활약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드라마의 마지막 중심핵이 될 삼별초항쟁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무신정권과 삼별초항쟁은 그 자체로 이미 국사에서 여러페이지를 장식할 정도로 상당히 중요합니다.

 

김준. 최우에게 강화도 천도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MBC방송화면 캡춰

 

 

'무신'의 주인공 김준(김주혁분)은 최우(정보석)에게 섬으로 들어가 끝까지 싸우자며 제안합니다. 무신이란 드라는 최우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시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고집정자로서의 역사적 평가도 괜찮은 편이조. 그리고 그는 드라마 초입 및 현재까지 중요한 인물인 것도 있지만 이성이 감정보다 앞서고 비록 신분의 한계를 넘는 파격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더라도 김준이 커나갈 토양이 되어 줍니다.

김준은 "고려의 백성치고 작금의 현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며 몽고와의 항쟁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백성들이 겪을 고통에 대해 언급하조. 바로 몽고와의 30년 전쟁이 시작을 알리는 대목입니다.

"김준의 야망, 강화도에서부터"

최우가 김준에게 의견을 구하자 그는 몽고가 태생적으로 물을 무서워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실제로 강화도로 천도한 이후 오랜기간 몽고는 고려를 정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군을 보내와 고려의 강산은 피가 마를날이 없고 피폐해 질데로 피폐해집니다.

당시 몽고의 강성함은 적수가 없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한 기록도 적잖이 있는데 고려가 바로 그러한 케이스조. 남송도 그러하고요. 아무튼 강화로 옮긴 이후 김준의 야망은 불을 지피게 됩니다. 일단 먼저 직위가 올라가게 되고 송이(김약선이는 못보게 될듯...) 및 최양백과의 관계가 달라지게 됩니다.

드라마를 좋아 하시는 분들은 박상민이 결코 김준의 비중보다도 한참 안되는 비중을 가진 역을 맡으려고 드라마에 출연할리 없다는 것쯤은 짐작하고 계실겁니다. 광개토태왕에서 김승우가 고운역으로 스타트가 미미했을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드라마 후반부의 중심인물이 고운이었으니까요. 아무튼 강화도는 김준과 최양백 모두에게 변화의 발판이 되어 조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기반이 되어 줍니다. 뭐 결정적으로는 최우가 나이들어 죽게 되는데부터 본격 시작하겠조.

"야망은 돌고 돌아"

최충헌, 희대의 풍운아. 무신정권의 정점에 있던 인물.

김준은 무신정권에서 집권한 11인 중 9번째 인물입니다. 최충헌이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조. 그러니까 중간 승자가 된 최충헌 다음으로 최우-최항-최의-김준 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1258년부터 10년간 최고의 자리에서 고려를 지배하던 김준. 그 풍운아의 이야기를 드라마 '무신'에서는 다루고 있는데 앞서 9번째라는 말에서 짐작하신분도 있겠지만(혹은 역사를 이미 아는분) 김준의 말로 역시 앞서 간 무신정권 초기의 인물들과 그리 다를 바 없게 됩니다.

"칼로 일어서 칼로 망한다" - 역사의 공식과 같습니다.

드라마 '무신'이 그리고자 하는 무신정권 및 김준에 대한 이야기는 치열하게 살다간 당시의 인물들의 선택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그러니까 무신정권에 대해 옳고 그름을 평가하고자 하는게 아닌 왜 그들은 그래야 했는지를 그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최우는 몽고와의 항전을 결심했고 그 자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몽고는 상상 이상으로 강하고 집요했고 끝내 무릎꿇고 말았으니 과연 최선이었는지는 의문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시청하는 각자가 할일 입니다. 특히 고려황실은 몽고의 힘을 빌어 무신정권을 몰락시키니 이후로는 고려의 국운은 다하여 결국 고려말기는 몽고의 내정간섭과 무력한 왕들로 인해 나라는 엉망이 되고 말조.

고려말기는 '무신'이라는 드라마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다시 재조명되야 합니다. 역사적 교훈이 매우 많은 시기조.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집권한 무신들이나 (대개 강력한 사병조직을 운용) 몽고라는 거대한 역사적 물결앞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을 때 왕권강화를 위해 몽고의 지원을 등에 업는 원종(현 드라마에 등장하는 왕의 다음대 왕)의 선택이 왜 있게 되었고 그게 과연 얼마나 최선이었을까를 바라보는 재미도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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