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상파에선 '버스커버스커'를 볼 수 없는 것일까?

나는 가끔 기득권에 화가 날때가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데뷔앨범은 오디션프로의 열풍속에서 인기돌풍을 넘어 신드롬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가 되면서 여러 의미를 안게 되었는데 정작 지상파에서는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벚꽃엔딩' 이 갖는 여러 의미란.

첫째, 오디션프로 출신 가수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노래 잘하는 가수 허각의 예를 한번 들어 보자. 허각은 전형적인 노래 잘하는 스타일일 뿐만 아니라 특정장르에서는 더욱 빛이 나는 목소리를 가졌다. 몇몇 OST에 참가해 얼마나 자신의 목소리가 경쟁력이 있고 달콤하게 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고 불후의명곡에 출연하게 되면서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다. 물론 누구나 이런 코스를 밟는다고 다 성공하는것은 아니며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도 단계까지 가면 오디션프로 우승이라는 타이틀은 많은 도움이 되지만 허각만큼의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 오히려 짐이 되는게 오디션출신 딱지라는걸 허각이 아닌 수많은 오디션참가자들이 역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버스커버스커가 허각에 이어 역대 오디션 최고의 음원반응을 이끌어 냈다.

 

 

지난 일주일간의 멜론주간차트이다. 일일차트로 보면 3~10위권안에 여러 가수들의 곡이 올라오고 내려오길 반복하지만 벚꽃엔딩은 부동의 1위이며, 지상파방송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음악차트에서 버스커버스커의 곡들은 적어도 톱10안에 적어도4곡 많게는 7~8개의곡이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엄청난 인기와 함께 내려올 생각을 않고 있다. 근 10년내 신인으로서는 최고의 성적일 것이다.

 

둘째, 자신의 음악으로 승부한다.

준비된 그룹이 갈길을 버스커버스커가 보여준다. 그 누구도 가본적이 없는 길이다. 과거 7080때는 많은 지지를 받았던 싱어송라이터가 매우 희귀해진 요즘, 곡을 만들어 승부하는 밴드가 오디션에 출연하여 준우승하고 몇달 준비한 끝에 내놓은 앨범이 이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건 버스커버스커가 한국가요사에 최초로 기록될 일이라 아나힐 수 없다.

즉 이왕 오디션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참가 도중의 인지도 쌓기를 음반의 인기로 이어지게 한 최초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는 뜻이다.

셋째, 언론이 외면하는 진정한 성과

나는 요즘 버스커버스커의 앨범에 대한 평을 하는 언론기사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사실 이글을 쓰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2년 4월10일 현재 '벚꽃엔딩'이 공개된지 13일차 되는 날까지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음원차트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은 아실테지만 인기가수의 경우 2일 정도 1위에 머무는게 통상적이고 인기와 더불어 앨범의 완성도가 높아야 1주일 가량 머무는게 최대라 할 수 있다. 음원1위를 인기가수가 1주일 이상 유지하면 그건 그해의 최고히트곡 중 하나라 불러도 손색이 없게 된다. 그런데 버스커버스커는 1위 뿐만 아니라 여러곡을 최상위에 올려놓고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과거 무한도전의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의 성적마저 최근들어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13일이 지난 지금도 아직 정점이 아니라 열풍은 가속화 되고 있다는 뜻이다. 도무지 꺽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보기에 1주일 가량은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 한다. 이렇게 판단 하는 이유는,

01. 반복해서 듣기 좋아서 한번 소비하고 몇일 듣고 마는게 아니라 계속듣는다. 음원차트 유지에 결정적이다.
02. 입소문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03. 1,2번의 이유로 오프라인 앨범이 잘 팔린다.

수그러들지 않는 기세는 기성가수들의 컴백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음원성적은 그들을 넉다운 시켰다. 게다가 빅뱅의 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고 통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일정기간이 지나 서서히 내려낮는 즈음에 등장했기 때문에 시기도 좋았다. 2AM, 씨엔블루, 샤이니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상위권 진입도 어려웠고 아주 짧게 머물다 바로 크게 순위가 밀려 단 몇일만에 상위권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해 허각이나 태연은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미닛이 신곡을 들고 돌아왔는데 얼마나 선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벚꽃엔딩의 인기돌풍을 일으킨지 몇일 되지 않던 날 뜬 기사에 필자는 이런 댓글을 단 바 있다.

"2주는 정상을 지켜야 지상파에서 콜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예상은 적중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비록 특정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전히 CJ E&M의 관리하에 있다고는 하지만 대중의 반응을 설마 이정도까지 무시할 줄은 생각지 못했기에 2주가까이 되는 어느 시점에는 어쩔 수 없이 지상파도 더이상 텃세를 부리지 못하고 버스커를 출연시킬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라는게 놀라울 뿐이다.

 

 

엠넷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버스커버스커 신드롬은 단순한 신드롬이 아니다.

음악프로 관계자들이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단순하지 않다. 몇몇 기사들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고만 말하지만 그것조차 상황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단순하지 않은 열풍이고 신드롬이다. 버스커버스커의 앨범은 팬이라서 듣는 이들도 있지만 팬이 아니어도 출퇴근할때 듣고 자기전에 잠시 음악감상을 하다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그간 여러 오디션 프로가 노래 잘 하는 가수를 선발하기 위해서라는 마케팅적 요소를 들고 나와 인기를 끌었다면 그 인기를 실체화 시킨 대상이 버스커버스커인 것이다. 기존의 허각과 다른 점은 자신의 음악으로 승부하는 밴드라는 점이며, 앞으로 성공하는 오디션출신이 있다면 아무래도 이 둘과 비슷한 포지션보다는 아직 개척하지 않은 장르와 컬러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아마도 근 몇년간 기성가수와 신인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버스커버스커의 인기를 단순한 인기몰이 정도로 평가절하하고 있는 음악프로 관계자들의 안이한 태도에 아쉬운 마음을 금치못하겠다. 이미 빌보드 한국차트에서는 1위에 올라섰다. 이미 일주일도 전부터 음원순위에서 보이지도 않는 곡이 음악프로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크게 어색하다. 음원순위 상위권은 순위차이가 얼마 없을 경우 변별력이 그다지 없고 점유율로 인한 점수차이도 크지 않은 편이지만 1위와 15위에도 못드는 곡하고는 꽤 큰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2주가까이 음원1위하는 곡이 음악프로에서 안보인다는 것은 참 한심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기존의 순위산정 방식 논란과 다른 점은 버스커버스커의 경우 오프라인 앨범도 잘 팔린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앨범판매의 압도적인 차이로 버스커를 앞설 수 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안보인다. 텃세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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