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취대(捨小取大) 란 말이 있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가진다는 말이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소탐대실하지 말라는 뜻과도 연결된다. 그럼 소탐대실이란 무엇을 뜻함인가? 작은 것에 연연하고 집착하다가 큰 일을 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말이다. MBC 김재철 사장이 버티고 있는 것은 개인의 명예를 비롯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작게 하나하나 따져보기보다는 크게 보았을때 스스로 정권심판론의 한 대상자가 됨을 자처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시야가 넓고 재빠른 판단력이 있는 선수는 조금은 무리하더라도 내가 직접 뚫고 가야 골 성공율이 높을 것인지 아니면 적시에 패스로 연결해야 하는지 타이밍 늦지 않게 판단하고 행한다. 이런 능력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설혹 내가 직접 골을 못 넣는다 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나의 활약은 인정 받을 수 있으니 사소취대한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내가 넣어야 한다는 잘못된 이기심으로 패배를 자초하면 그건 소탐대실이라 할 것이다.

MBC 방문진 이사진들의 '김재철 사장 해임안 부결'이 딱 그 짝이다. 세상은 진실을 원하는듯 보이지만 진실은 단편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과정속에 어떤 변수가 끼어들었는지 일일이 알 수도 없고 알려하지도 않는다.. 다시 말해서 '김재철'은 이미 국민들에게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지시한 인물이 인식되어 버렸는데 '이런 의혹도 사실이 아니고 저런 의혹도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해서 그에 호응해주고 들어줄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니 결국 그를 붙잡고 총선이후까지 버텨보라는 식의 방문진의 결정은 소탐대실이라는 말이다.

국민뜻 외면한 방송사 사장의 오만함

희노애락 모두가 인생의 한 부분이고 모든 공동체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연예뉴스에 댓글로 나라꼴이 이모양인에 이런 저질 말장난이나 하고 있느냐며 따져묻는다. 참 인생 힘들게 산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 생각해야지. 나꼼수도 그러지 않던가. 좀더 가볍고 유쾌한게 자기들 컨셉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짚어볼 문제가 없는건 아니다. 정치 무관심에 이어 정치혐오증 까지 있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필요에 맞는 세력만 지지하는 층은 덕을 보게 되게 된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환경적 시간적 제한으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관심사의 한계는 있겠지만 치우치지 말고 예능프로를 보듯이 정치문제도 그렇게 관심을 한축으로 두고 지켜보자는 말이다. 관심이 없으면 눈뜨고 코가 베여도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고 억울해 하기는 하는데 그냥 그렇게 지나치고 말 수도 있다.

 

 

 

한국은 경제민주화의 불균형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먹이를 독점한 사자가 배가 부름에도 야생의 법칙을 위반하며 다른 먹이에 손을 대는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을 일률적으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고 단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기준은 역시 경제문제일 수 밖에 없고 이 문제가 바르게 서지 않아서 직접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분노치 않을 수 없게 된다. 결국 귀착점은 경제문제이고 이점을 어떻게 해석하고 고쳐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지와 구체적 대처방안에 따라 시청자들은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다시 말해서 경제 민주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국민들에 의해 심판받을 확율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그런데 방송은 공정방송의 틀에서 어긋나 국민들의 고통이 어떤지에 대해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혈세는 국민이 바라지 않는 엉뚱한데 쓰이고, 낙수효과가 발생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 대기업 특혜들은 오히려 편법 재산증여에나 이용되고 있으니 양극화는 심해지고 국민들의 불만은 이미 팽배할데로 팽배해 있는게 현실이다. 김재철은 MB정권하에 MBC사장으로 재직했다. 최시중과 김인규 그리고 김재철로 이어지는 방송언론에 관여된 핵심라인은 가장 중심에 있던 최시중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남으로서 김인규와 김재철의 행보에 많은 힌트를 주었음에도 자신은 예외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면 매우 큰 착각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지적한 경제민주화 문제 뿐 아니라 현 MB정권하에 많은 비리가 있었고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행동으로 옮기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MBC 에 대한 지지여론은 이에 기인한다. 남의 일이 아닌 내게도 닥칠 수 있는 권력의 횡포가 지난 민간인 사찰에서 드러난바 있듯이 MBC의 공정방송의 위기에 참지 못하고 일어선 노조에 국민들은 동조하고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성향의 반대편에 있다고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을 조금만 알고 있다면 자신의 보잘것 없는 작은 명예나마 지키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물러서는게 최고의 선택임을 알터인데 세상일에 눈감과 귀감고 살다 보면 지금처럼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어도 무덤덤해지는데 그치지 않고 후일 닥쳐올 후폭풍은 알지 못한채 자신과 남을 모두 해치는 한심한 행위를 하게 된다.

또한 김재철 해임안을 부결한 방문진의 새누리당 추천인사 6인 역시 소탐대실을 했다. 과거의 한나라당은 선거철만 되면 실제로는 아니더라도 겉으로는 중도인것처럼 행세하는 이가 얼마쯤은 있어서 여론이 불리하게 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대비할 줄은 알았는데 최근 몇년간은 판단력이 흐려진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필자가 여러번 거론한 오세훈의 시장직을 건 무모한 도전에 지지표명까지 했던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를 생각하면 필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빠를 것이라 믿는다. 아무튼 해임안이라도 가결해서 그간의 시끄러움을 잠재우는 모양새라도 갖추었어야 했다. 작은 손해가 그나마 낫지 이대로라면 큰 손해를 입고 말 것임을 지난 오세훈 때 충분한 교훈을 얻지 못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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