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지도부 사퇴, 민주당은 승리하자는 것인가 패배하자는 것인가

근래 정당의 조직문화와 국회의 서열 관계 그리고 계보정치에 대해 여러 책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정봉주의 '달려라정봉주' 문재인의 '운명'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명이다' 이 밖에도 여러 책을 읽고 있는 내게 유독 눈에 밟히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계보'이다.

좋게 말하면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지만 다르게 말하면 배타적이고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인적 관계도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소신이 같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협력하고 논의하며 힘을 실어 주는 것까지야 당연히 좋은 일이라 하겠지만 그 단계를 훌쩍 넘어서서 그 무엇보다 끈끈한 결속의 의미를 가진다면 달리 생각해볼 문제이다.

'나는 꼼수다'나 '저공비행' '뉴스타파'등은 이런 정치구조에 대한 내용은 잘 다루지 않는다. 누가 프로그램을 맡고 있느냐에 따라 성향이 완전히 갈리는 것이다. 그럼 이런 중대한 문제를 놓치지 않고 다루는 건 누구일까. 바로 김미화를 주축으로 뭉친 멤버들에 의해 진행되는  '나는 꼽사리다' 이다. 특히 민주당의 당내권력 구도 및 총선과정 등에 대해 수시로 비판을 서슴치 않는데 이런 행위의 근본적 이유는 제1야당으로서의 민주당은 애정을 가지고 지지할 대상이 분명하지만 당의 내부적 문제로 들어가 보았을 때에는 고쳐 나갈 부분이 많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 참여정부 말기 열린우리당을 비판하던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비판은 열린우리당을 무너뜨리고 다시 민주당으로 회귀하게 했다. 그 여파는 다시 당내 역학구도의 불합리성을 개선하고자 했던 인사들을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인게 바로 유시민이다. 그는 온전한 친노라기보다는 친노성향이 다분하지만 자기 색 역시 못지 않게 짙은 정치인이다. 그가 개혁당 시절부터 열린우리당까지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바로 당 중심의 정치구도를 보다 민주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그 희망을 더이상 보지 못하고 나가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지금도 김대중 대통령 당시의 그 민주당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정봉주는 계보정치를 묘사할때 계보에 줄서기 위해 정말 치열한 경쟁이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계보에 줄을 서지 않았던 자신이 당을 위해 무언가 하고자 해서 나름 이것저것 성심성의를 다해 수년간을 일을 해도 수고했다는 말한마디를 듣기도 어렵거니와 어떤 정책에 대한 토론대상으로 여겨주지도 않고 당직을 맡겨주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너무 열심히 하니 미안한 마음을 갖는 정치인들이 있었으나 그저 말 뿐일뿐 여전히 계보안에 들고 안들고는 매우 크다는 말을 했다. 아마도 정봉주가 감옥에 가게 된 가장 결정적 이유도 바로 이 계보가 없기에 만만하여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게 하는 대목이다.

의정활동 열심히 한 정치인 박영선

박영선은 의정활동 열심히 하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일전에 통합민주당 지도부 경선을 눈앞에 두고 나꼼수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들이 왜 그렇게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박영선은 행동으로 증명하는 부류이지 자신의 치적을 어필하기 좋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박영선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공천과정이 국민에게 실망을 드린점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내부에서 보았을 때 공명정대 하지 못한 점이 있다는 것도 인정했다.

이번 지도부산퇴를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박영선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며 줄곧 주장해온 경제 민주화를 위해 추천해온 중요인물들이 예외 없이 모두 공천받지 못하거나 혹은 사지나 다름 없는 곳에 공천되어 박영선이 뜻하는 바를 이루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에 자의로 나간듯 보이지만 사실상 타의로 인해 설자리가 없게된 탓이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집권하여 대통령이 되거나 아니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거나 어떤 경우라도 변화를 주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인적 쇄신이 첫번째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스스로의 각오를 어필하고 표를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중에 첫번째가 바로 공천의 공정성에 있다는 말이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의 의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게 되기 때문에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박의원은 당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교수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 유재만 변호사등이 공천되지 않은 것에 반발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시 말해서 경제민주화에 뜻이 있는 핵심인물을 배제하거나 엉뚱한 곳에 공천한다면 그것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대체하겠다는 욕심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의지부족이 가장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 이유는 민주당내의 권력구도내에서 자신의 위치가 흔들리지 않길 원하는 부류들이 경제민주화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고의적으로 묵살하거나 방치하고 차후에 관련 이슈를 자신들이 내세워 처리해 보겠다는 꼼수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만일 이도 아니고 아무런 의지 자체가 없는 것이라면 더욱 심각하다.

필자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라고 말하는게 아니다. 안에 있으면서 바꾸어야 하는것이지 구경만 한다고 절대 바뀌지 않는다. 더 당해봐야 바뀔것이라는 말도 실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 수구가 가장 바라는 것이 이런 정치무용론이며 그 반사이익은 수구가 거의 대부분 챙겨가게 된다. 그러므로 하소연이라고 할지라도 정치무용론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지 말아야 한다. 이에 더해서 한명숙 당대표에 힘을 더 실어 주어야 한다.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칭찬하고 힘을 보태며 설혹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다그치지 말아야 한명숙을 견제하는 세력들이 힘을 얻지 못할 것이다. 당대표를 흔들면 흔들수록 당내의 다른 이권세력이 힘을 얻게 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일이 아닌가. 박영선 의원이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결국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 글의 주제이기도 한 계파일 것이다.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무슨 음모론도 아니고.

박영선 의원이 주장하는 검찰개혁과 경제민주화는 다수의 국민이 가장 많이 염원하는 일인데 민주당이 이런 점을 외면함으로서 단순히 민심의 향방만으로만 가늠하면 충분히 170석 이상이 가능했던 것을 스스로 굴러온 복을 내치고 151석만 채우면 다행이라는 식으로 크게 후퇴했다. 이는 이런 선택을 하면서 표를 잃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자리는 챙기고 보겠다는 당내 계파의 숨은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라 하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른 대안세력이 마땅치 않으므로 앞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은 역시 한대표의 지지를 거두지 말고 힘을 실어 당내의 힘겨루기를 넘어선 국민을 위한 정책과 국민과 소통하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계파 정치의 폐해를 스스로 깨달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그들이 입안하는 정책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통으로 여겨지면 결국 손해는 스스로에게 돌아오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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