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프로 참가자들이 명심해야할 송창식의 조언

 

세월은 사람의 기억을 왜곡시키는 힘이 있다. 오래전 활동한 가수를 미화하기도 하고 형편없이 추락시키기도 한다. 필자가 기억하는 송창식은 정말 대단한 가수였고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황홀한 느낌마저 있었는데 그것을 오랬동안 잊고 지내다가 작년 세시봉콘서트에서 재확인하고서야 왜 그를 잊고 지냈는가 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아무튼 송창식이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를 칭찬하였다. 주된 내용은 기초가 튼튼하여 변화무쌍한 창법을 구사하는데 능숙하다는 것이었고, 추가로 덧붙이기를 후배가수들에게 하는 조언으로 발성과 호흡의 기본기를 다지는데 더 신경쓸것을 주문했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필자는 그간 오디션 프로를 보면서 느꼈던 답답한 마음을 글로 표현하고자 한다.

현재 SBS에서는 K팝스타를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송중에 있고, MBC에서는 위대한탄생 시즌2를 금요일에 평성했으며 엠넷의 슈퍼스타K는 시즌3를 마무리짓고 TOP11의 순회콘서트를 진행중에 있다. 슈퍼스타K가 시즌2에서 지상파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불을 지핀 오디션열풍은 이제 열풍을 넘어 안착단계로 나아가고 있지만 필자가 느끼고 있는 변하지 않는 아쉬움이 바로 송창식이 지적한 발성과 호흡 부문이다.

 

 

오디션참가자들의 호흡과 발성의 기본기 부족은 단적으로 나는가수다의 출연자들의 노래와 비교해보면 바로 드러난다. 나가수에서는 속삭이듯 시작하다 나중에 가창력을 폭발시키는 패턴이 자주 등장하는데 도입부분에서의 잔잔한 진행에서도 가사는 또렷히 들리고 호소력있게 들려온다. 노래의 강약 조절이나 후렴에서의 폭발력 있는 성량을 뽐내는 것도 그 밑바탕에 기본기가 튼튼하게 깔려 있어야 관객 및 시청자들에게 보다 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그런데 슈스케2 정도부터는 실력있는 참가자들이 자주 보이고 있고, 그중에서 상위 TOP20 정도에 든 참가자들은 나름 특징적인 음색이나 창법으로 각광받으면서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미션곡의 도입부를 잔잔하게 부르는 패턴으로 부르는 경우에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옹알옹알하는 것처럼 들리곤 한다. 박진영이 늘 강조하는 말하듯이 부르라고 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이 발성이 제대로 잡혀 있어야 보다 분명히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지 그저 말 그대로 말하듯이 부른다고 해서 결코 좋은 보컬은 아닌 것이다.

 

 

발성과 호흡 그리고 음색은 타고난 부분도 강하다. 그러나 연습이 더욱 중요하다. 나가수에서 이소라가 의자에 앉아서 노래를 부를 때 깊이 몰입하여 들을 수 있는 것도, 이선희의 폭발력 있는 가창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것도 모두 이 탄탄한 발성과 호흡이 깔려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를 보면 심사위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 중 가장 반복되고 지겹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음정에서 불안하다라는 것인데 이 부분 역시 타고난 부분과 연습에 의해 만들어지는 안정된 보컬과 연관이 있다. 타고난 재능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단련할 수 있는 부분조차 소홀히 한다면 대성하기는 요원한 것이 아닐까?

"권투 선수가 훈련 할 때 줄넘기도 하고 샌드백도 치면서 기본기를 다지듯 가수도 기초가 중요합니다. 호흡이나 발성 같은 기초를 다지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해요. 요즘 가수들은 노래 연습은 참 많이 하는데 기초는 신경을 안쓰는것 같더라고요" - 송창식 /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중

이왕 대가인 송창식이 격투기를 예로 들어 이야기 하였으니, 필자도 한마디를 보태자면 줄넘기나 샌드백을 치는 등의 기초훈련은 격투기선수에게 격투에 맞는 근육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동급 체중의 상대와 겨루어야 하는 격투기는 근육이 그 운동에 최적화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한두달 단련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라 최소 수년간의 단련이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근육과 경기내내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체력, 그리고 실전의 감각까지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야 훌륭한 선수가 만들어진다.

예를 한가지 들어보자. 격투기 선수 홍길동은 타고난 감각이 뛰어나 격투기입문 단 몇달만에 경기에 나갔는데 초반에 몰아치기로 승리를 했다. 승승장구하던 홍길동은 8강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아본 상대는 실력과 감각이 엇비슷해서 쉽게 결정타를 날릴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될까? 기본기가 충분한 선수는 같은 라운드를 뛰어도 체력소모가 적고 훨씬 뛰어난 체력으로 경기내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결과는 보나마나한 것이다.

이선희나 장혜진처럼 오랬동안 가수생활을 하며 완전히 몸에 배인 가수들도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는데 그 시작인 기본기봐다 창법과 노래부르는법에 치중하고 있는 가수지망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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