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한국의 TV방송을 통해서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방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스코리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으로 통한다는 통상적인 관념과 더불어 연예계 진출이나 좋은 혼처로 시집가는데도 유리한 일종의 자격증처럼 여겨지면서 아직도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어 하는 많은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선발 과정의 투명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관계로 등수에 들지 못한 참가자들이 꾸준히 의혹을 제기해 왔고 1993년 이와 관련된 부정이 적발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적이 있습니다. 93년 당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 언론사 간부와 유명 미용실 원장은 배임혐의로 구속되었고, 미스코리아 진은 3천만원에 거래가 되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지금도 특정 언론사가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는 것이고 특정 미용실이 최근까지 여러차례 미스코리아를 배출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듯 미인을 만들고 그것을 상품화 하여 되파는 장사 아닌 장사는 93년 당시의 그것과 지금의 상황이 하등 변한 것이 없습니다. 93년 당시에 검찰의 수삭결과는 주최측이 몇몇 미용실을 지정업소로 정한후 지망생들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각종 이속을 챙기는 등 매우 긴밀한 유착관게를 맺어왔던 것을 밝혀낸 것인데요. 2010년 7월 4일 방영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3번째 주제 '미스코리아 만들기' 는 위에 위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었고, 여전히 해당 관행이 뿌리 뽑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녹화후 적는 글은 아니기 때문에 대화내용이 100%일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는 정확하게 적겠습니다 *

유착의 중심은 '미스코리아 미용실'

미스코리아 서울은 진1명 .선2명 .미3명, 총 6명을 뽑는데, 이주 4명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같은 미용실이었던 것입니다. 해당 미용실을 찾아가보니 미용실 안에는 이 미용실 출신 미스코리아의 사진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더 붙일데가 없어서 못붙인 사진들도 많다고 합니다.

"저희가 지금 최근만 이야기 하면 미스코리아진이 3년째 저희에요"

미스코리아를 준비한다는 준비생이 증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스코리아진을 모두 배출하였다는 미용실에서 1년 간 준비하는데 최소3천에서 5천만원 사이가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준비중인 여성이 증언한 내용이고, 실제 준비하였다가 떨어진 여성의 말은 조금 다릅니다.
 

준비중인 여성이 밝힌 현재까지의 투자금액

피부관리 500만원, 트리트먼트 및 네일케어 350, 메이크업 교육비 100, 헤어교육비 150 까지가 첫날 등록비용 1천1백만원이고, 스피치교육3달 450, 파마염색 200, 반영구화장 195 등등. 이외 다수의 관리비용과 교육비를 합하여 2725만원. 이것은 교육비와 해당 미용실에서 이뤄지는 금액일 뿐 기타 연계 비용은 고려하지 않은 금액. 게다가 카드수수료를 10%로잡아 계산한다니, 날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심사에도 없는 일부 백화점, 메이커에 몇백짜리 옷까지 찝어주고 그 옷을 사입지 않으면 떨어뜨릴 것처럼 협박한다더군요.(댓글제보내용)
그리고 미용실내 준비생들끼리도 <돈경쟁>을 시킨답니다 "누구는 몇백짜리 옷을 사입었네~" 등등.(댓글제보내용 추가)

눈물을 글썽이는 이 여성과 같은 경우를 지난 수십년간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겪어야 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한때의 꿈을 위해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며 가슴 조이며 살고 있을까요. 물론 미스코리아를 지망하는 모든 여성들이 다 같은 경우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선발대회의 핵심인 진. 선. 미에 해당 하는 여성중 대다수가 최근 몇년간 같은 미용실 출신이라는 점에서 보면 아주 일부의 경우만은 아니라는 것 또한 명백해 보입니다.

이미 선발대회를 마치고 입상하지 못한 여성의 증언

"몇 천만원 가지고는 절대 안되요. 전 그래도 열심히 한 사람이 되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애들 꿈갖고 장난친거 밖에 안되요" 라며 울먹이는 그녀.

매일 두병씩 마시라는 물은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별의별 경우에 마시게 하는데 거의 반강제적으로 사 먹게 되는 이물은 원장이 대표로 있는 자회사 제품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장은  "워킹비하고 한 6백정도 쓰겠네요. 천만원 이상 쓰는 사람 별로 없어요. 살이 많이 쪘거나 피부가 이상하면 2년정도 다니면서 그럴수도 있겠조" 라며 증언해온 지망생들과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 되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미스코리아 주최측 입장

"지망생들이 일부 미용시롤 몰리는 부작용 심각히 우려하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두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점수를 부여 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방식으로 특정 미용실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게 했다" 라고 합니다.

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현상들을 살펴보다 보면 다 그럴듯한 변명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최근 모 연예인의 병역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요. 제 입장은 그렇습니다. 이 병역 문제 뿐 아니라 다수의 논란이 되는 사안들 중 변명거리 없는 경우는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멀리서 바라보면 결국에는 일반적인 경우와 상당히 다른 경우라는 것입니다. 연예인들 중 혹은 사회지도층의 자녀든 한명 한명 들이대 살펴보면 이유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연예인, 사회지도층의 자녀들의 면제비율이 약간도 아니고, 비교할 수 조차 없이 큰 퍼센티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미스코리아 양성기관 이야기도 방송에 나왔습니다만, 미용실과의 추악한 유착관계보다는 차라리 나을 것으로 보입니다. 뒤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속에서 많은 지망생들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을지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미스코리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미스코리아를 만들어 내는 과정속에 참여하고 있는 주최측, 미용실, 병원들. 수없이 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지금까지도 방송에만 나오지 않을 뿐이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멈추지 않고 계속될 일종의 산업처럼 굳어졌다면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폐지하던가 공식 양성기관을 만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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