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의 앨범곡 중 다수가 표절시비에 휘말린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나는 침묵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생각을 거듭해 본 결과 몇가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우선 너무 블로거 생활에 집착하였던 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베스트뷰에도 여러번 오르고 나름대로 이웃도 많이 생긴 지금 이웃 중 한분이 쓴 이효리 비판 포스트가 베스트상단에 노출 될 정도가 되자 다른 의견을 낸다는게 조금 어색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이웃이라면 어떤 사안에 대해 서로의 생각의 생각의 차이를 존중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초심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 성과를 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보면 블로거라는 것은 결국 보다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포스프를 발행하는 것이 나름대로의 자기만족이라 할 수 있다. 

 

 사자비가 포스팅 할때 주력하는 것은  항상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새로운 뉴스를 빠르게 캐치하여 일반 적인 뉴스보다 다양한 시각을 담아 포스트를 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비록 비 인기 분야라고 할지라도 나는 내가 다루고 싶은 내용이고 관심분야라면 크게 연연하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대로 주제를 선정하려 하고 있다. 물론 요즘 심심찮게 가장 많은 클릭을 유발하는 소재인 '노출' 관련 포스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내가 알고 내마음이 이끄는 분야속에서라면 모를까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난 솔직하지 못했다. 왜 블로깅을 하는가. 내 솔직함을 표현하고 그에 대한 호응을 즐길 수 잇어서 이지 않은가. 그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내 글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즐거워서가 아니었나. 이번 이효리 표절 사건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한마디로 배신감을 강하게 느낀 감정의 표출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생각이 많은 호응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비겁한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닐까.

래 난 이효리를 응원한다. 내가 대학생활을 하고 있던 무렵 이효리는 핑클의 멤버로 데뷔하였고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연예계 생활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중요한 연결고리는 바로 '세월' 이 갖는 무게감이 아닐까. 무려 십여년간 바라보고 흐뭇해 하던 가수가 한때 잘못된 일이 휘말렸다고 헌신짝 처럼 팽개치는데 동참해서야 되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정홍택 전 저작권단체연합회 이사장이 이효리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주장을 일일이 옮겨 적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여론이 비판일색인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생각을 용기 있게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이효리를 좋아 한다. 노래를 잘 해서 좋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를 좋아 하는 이유는 얼굴도 예쁘지만 하는 행동이 예쁘기 때문이다." 라며 시작하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문득 부끄러운 내자신을 느꼈다. 나는 왜 저 나이지긋한 양반도 하는 솔직한 내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효리의 가장 최근까지의 예능작이자 그로 인해 작년 연말 '방송대상'까지 받게 해주었던 '패밀리가 떴다' 에서 그녀의 모습은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에 맨발로 그리고 이리저리 망가지는 모습은 자연스럽운 웃음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었다. 조금 더 과하게 칭찬을 하자면 근래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억지로 튀고 웃기려고 하는 일부 아이돌이 목숨건듯 도전적 일색인 분위기로 임하고 있는 것에 반해 다 내려놓은듯 솔직한 모습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효리의 모습은 편안하게 다가와 주었다.

 

효리가 표절의혹에 대해 인정했다. 혹자는 표절곡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것은 물론이고, 그로 인한 활동기간동안 많은 이익을 누렸으니 공식적인 사과와 활동중단 정도로 되겠느냐 한다. 하지만 십여년동안 톱가수로서의 쌓아온 이미지의 실추는 작은 이익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치 크다.

나는 바누스 바큠이라는 작곡자 집단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들의 도적적 헤이가 어떠한 지경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난 오래전부터 표절 의혹이 짙은 곡들을 부른 가수들이 그것을 인정 하지 않고 어물쩡 넘어가던 것을 수도 없이 본 적은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가수들이 표절 논란이 불거져도 지금까지 사과 한번 없이 멀쩡히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이효리는 공식적으로 사과 하고 인정 했다. 작곡가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힘든 일이어서 이효리 본인도 그만큼 타격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데, 심지어 유재석의 SBS예능 복귀작에 이효리가 출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신설 프로그램 망칠 일 있느냐는 반응까지 보일 정도.

 나는 주문하고 싶다. 보다 더 당당히 나서라고.

 십여년동안의 그가 보여준 진정성이 팬들에게 다가가지 못하였다면 이토록 오래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연예계는 만만 한 곳이 아니다. 그래서 주문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효리가 대한민국 연예계 활동 중 쌓아온 신뢰는 적지 않다고 그러니 움츠려 들지 말라고. 비록 당장은 힘들지라도 우리가 보아온 이효리는 솔직하고 당당한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뒤늦은 고백이지만 이말이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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