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설계될 당시부터 잘못된 예측을 한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헛발질만 한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한 치명적 문제가 불거졌으니 바로 예측을 벗어난 수준의 심각한 저출산이다. 그 높던 출산율은 대폭 줄어들어 어느시점 부터는 이 부분이 회복될때까지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초기 70%로 시작된 명목소득대체율은 가입유도와 더불어 시작부터 개정이 예정되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국민연금을 소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서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소위 "줬다 뺏기"로 두번에 걸쳐 개정되었을 때 반발이 심했지만 그것은 어느정도 예측 범위 안에 두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즉, 기금고갈을 방지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지만 국가단위의 복지사업이 예측불가능한 영역안에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다시 말해 명목소득대체율 40%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다. 여기서 다시 50%로 상향한다는 말은 당장 나라를 망하게 하는 소리라고 확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예측 가능하지 않은 쪽으로 국가의 미래를 끌고 가는 셈이다.

30년후, 또는 50년 후에 우리나라 한국에 어떤일이 생길지 알 수 없기에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예측되지 않는 범위안으로 국민연금이 들어가는 순간 다시 꺼내오는건 정말 대단히 어려운일이 될 것이란 부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어떤이들은 최악의 경우에 어떤 조치들을 할 수 있는지, 그 대안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대안은 최악을 막는 대안일 뿐 현재의 수급방식에는 미치지 못한다. 즉 현행제도는 많은 분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폐지를 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어느 한 시점의 현 세대가 세금을 내고 그 이전 세대가 노년층이 되어 연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게 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서로 힘들어 지게 된다.

아무튼 새민련의 50%상향안은 정말 대단히 잘못한 생각이다. 다른게 포퓰리즘이 아니라 이런게 포퓰리즘이다. 나중가면 법인세도 인상되고, 의무가입자가 아닌 영역까지 의무가입을 확대하고, 복지제도가 개선되어 효율적인 운영과 국민복지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 만들어 지겠지만 그게 십년이 걸릴지 백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어서 당장 장미빛 전망만을 믿고 허투루 개정해선 아니된다.

나는 출산률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거나 외면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저출산률안에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굵직한 민생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실마리를 찾아내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방치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이기도 한데,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인, 그리고 많은 국민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지극히 냉담하고 지극히 비판적이다.

의무급식 뿐 아니라 많은 제도개선을 통해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를 어느정도 유지해야 국가경쟁력 또한 유지될 수 있다. 이부분이 조만간 크게 무너지게 되는데 대략 1995년경을 기점으로 급속이 낮아진 출생률과 그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이제 대학교를 다니고, 몇해 후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며 십년 정도 후가 되면 출생률 1.2 이하 때 태어난 아이들도 성인이 된다.

성인 둘이 만나 두 아이가 태어나는게 아니라 한명만 태어나 일을 하게 되는 위험성은 단지 고용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교육 문화 경제 사회 모든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민연금 또한 피해갈 수 없는 문제고.

정치권이 국민을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아도 최소한의 국가를 위한 자세와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려운 길을 가야 하는데, 모두 쉬운길로만 가려 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는 명목소득대체율 50%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거두어야 한다. 인상한다고 해서 미래세대가 망한다고 단언할 순 없어도, 가능성을 높이는 짓은 해선 안되며, 필자의 개인적 판단으로는 50%로 인상시 현재 30대 이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연금수급을 시작할 무렵에 기금이 고갈되어 현 30대가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큰 부담을 안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세대는 미래세대 나름대로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니 뒷일까지 완벽하게 우리가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적정선이라는게 있는 법이다. 지나치지 않는 선을 알고 그 선을 지켜야만 당장 먼 후손이 아닌 내 아들딸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의 50대 이상은 기금고갈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고 있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문재인 대표는 당장 50% 인상안을 철회하길 바란다. 뚝심을 가지고 가치를 지켜야 할 일이 있고, 잘못 디딘 발을 바로 돌이켜야 할 때가 있다. 인상안을 계속해서 주장할 수록 새민련과 문대표 모두에 적지 않은 상처가 될 것이다. 그것은 겉으로가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마음 깊숙히서 작용할 것이다.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지지를 거두게 될지도 모른다. 다시 강조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철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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