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여야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눈이 박근혜대통령의 입에 귀기울이고 있던 차에 어제 국무회의에서 다시금 불개입 입장이 재확인 되었다.

단기적으로는 야당에 불리하다.

세월호특별법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 불가하다는 여당의 주장 중 어느쪽의 손을 들어 주는게 맞을까?

먼저 국민 여론의 향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당 지지자들도 사법체계의 근간이 정말 흔들리는 것인지에 대해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종의 명분임을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특별법이 정말 사법체계를 흔든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반면 지나친 특혜라는 인식을 갖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많다. 

여당 지지자들의 여론은 지나친 특혜는 반대하며, 드러난 정황외에 더 밝힐 게 무엇이 있길래 굳이 수사권까지 주어야 하느냐는 논리에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세월호 정국이 장기화 되면서 중도층을 비롯하여 야당에 대한 전통적인 지지자들마저 흔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애초부터 수사권과 기소권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을 때 여당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안으로 야당이 제발로 들어가 상설특검을 논하게 된 순간부터 이미 지고 들어간 게임이었고, 현재까지도 야당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 첨언하자면 설마 정치인들이 사법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말에 정말이라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있으리라고 믿고 발언하는 것은 아니라 믿고 싶다. 수사권을 준다는게 사법체계를 흔드는게 아니라는 법학자들의 이야기도 있는 마당에 반쪽짜리 주장을 온전히 믿길 바란다는건 좀 국민의 수준을 너무 낮게보는 것일테니까.


장기적으로 새누리당에 가장 유리, 청와대에는 불리

세월호유가족이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으며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한번 불개입 선언을 했다는 것은 정권차원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오히려 통크게 합의해줄 것을 요청했다면 여당이 그런 요청을 받아 들이느냐와는 관계 없이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작은 실망을 안겨 줄 수는 있어도 통큰 정치를 한다는 범국민적 호의를 얻음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정권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었을 터인데, 이렇게 야당과 유족이 물러설 수 없게 틀을 만들어 두고 궁지에 몰면 새누리당으로서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수 있지만 청와대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즉, 세월호라는 큰 참사가 일어났는데 그걸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정권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몇해 지나 돌이켜 보았을 때 사람들은 세월호라는 큰 줄기를 먼저 기억하고, 여러달 동안 논쟁이 되어온 세월호특별법이 어떻게 처리 되었는지는 둘째 문제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장기간 해결되지 못하고 국회를 공전시키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결국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정권에 그 책임이 돌아 가게 되어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며, 대통령이 뒤로 물러서 있는게 결코 좋지 못한 선택인 이유다. 당장 야당에 불리한 여론이 득세하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결국 현명하고 원만하게 세월호유가족을 다독이지 못해 사태수습이 장기화 되면 될 수록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 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새누리당은 세월호 정국이 장기화 되어도 별다르게 잃은 것은 없다. 야당에 실망한 국민들의 지지철회가 늘어나는 와중에 새누리당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당은 사법체계를 흔들 수 없다는 논리로 원칙을 지키고 있고, 민생경제를 돌보는 정당으로 이미지 업그레이드 중이며, 상설특검 합의안에 두차레나 양보함으로서 중도층과 여당지지자들에게 할 일은 다 했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앞서 무얼 더 밝힐 것이냐는 의견을 갖고 있는 층에는 더욱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해보면 새누리당에 유리하고, 청와대와 야당은 썩 좋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새누리당은 한결 같은 입장이었다. 특검이 있는데 굳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세월호특별법으로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논리는 과거에도 자주 등장하던 원칙론에 입각하고 있다.

사실 외부정치세력의 의도니 뭐니 하는 것도 여야를 적아로 구분하는 정치인 스타일의 생각과 판단일 뿐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부분은 중요치 않다. 인터넷 댓글만 보면 성토하는 내용이 적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이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며,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일치하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실재하고 있는 여론은 앞서 말한 1. 지나친특혜 2. 특별히 더 밝힐게 없다 3. 원칙을 지키고 민생을 살피자 라는 의견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널리 확산되어 있다. 물론 온당한 지적인지 여부와는 상관 없이.

지금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야당이 '박영선 탈당' 논란에 휩싸여 모든 것이 엉망인 사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더이상의 위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세상은 내 생각과 같이 일방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매우 짙어 그 어떤 나라도 진보성향의 유권자층이 20% 이하로 대폭 떨어진채 머물 가능성은 0%라 할 수 있다. 즉, 숨어 있는 야권지지자가 제 아무리 보수여론이 득세 하는 세상이라 해도 지금보다 조금은 더 줄어들 수 있으나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이야기다. 최악의 국면인 것은 맞으나 더 나빠질 일보다는 더 나아질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이니 세월호정국을 잘 풀어내면 다시 활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재와  합의보다는 국회일은 나와 상관 없다며 선을 그음으로서 새누리당의 입장에 힘을 실어 주었다. 비록 후일 박근혜 정부를 떠올리게 되었을 때 실패로 규정짓게 될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여당을 챙기겠다는 생각인듯 싶다.

야당은 현재 최악의 국면이지만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인식하에 가시적인 성과 하나라도 만들어 낸다면 다시금 선순환 구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으니 자포자기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제대로" 시스템이 작동하는 정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원내대표 흔들기를 뉘집 강아지 이름 부르듯 하는데 누가 야당을 지지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 자각하고 국민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주력한다면 더 나빠질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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