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파이터 송가연 선수가 프로 데뷔전서 일본선수 에미 야마모토를 상대로 첫승을 일궈냈다. 시합전부터 미스매치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예능프로에 출연중인 송가연은 개의치 않는다고 방송에서 밝혔으며, 고통스러운 감량 끝에 간신히 계체량에 성공하고, 시합에 나서 무난히 상대를 제압했다.

그런데 축하의 목소리 보다 악플이 조금 더 많이 보인다. 이유는 단순하다. 로드FC가 아무리 데뷔전 상대라지만 경기력에서 어느정도 차이가 보이는 선수와 매치업을 했기 때문이다. 송가연도 상대선수인 에미 야마모토도 데뷔전이기는 마찬가지지만 몇가지 눈에 보이는 차이점이 있다. 

 

 

악플의 주요논리 중 하나는 송가연과 상대선수의 평상시 체중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말에는 일리가 있다. 헤비급 남자 선수의 경우 100kg 이상이 되면 몇십키로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인간의 신체조건의 한계가 체중에 비례하여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량급 선수 그것도 여자의 경우 체급의 차이는 생각보다 적지 않다. 선수들은 저마다 최적의 경기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체급을 찾아 그 체급에 맞게 몸무게를 조절하고, 선수로 시합을 뛰게 된다. 송가연 선수는 무려 8kg이상을 감량해야 했으니 에미 선수에 비해 못하지 않은 부담이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그런 부담이 과연 적정체중의 차이로 인한 부담보다 큰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또한 경기전까지 프로선수는 아니었지만 그에 준하는 훈련량을 소화한 송가연과 생활체육인인 상대선수와의 대결은 지나친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런 주장에는 약간의 오해가 더해져 있다.

우선 에미선수는 대학교2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중간에 쉬기도 하고, 결혼도 한 두아이의 엄마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이름있는 단체에서 프로 데뷔전을 준비한 선수다.

 경기력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는 몇가지 근거가 몇가지 있고, 그런 지적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지나치게 깎아 내리면서까지 송가연 선수를 비난할 정도의 근거는 되지 못한다.

이건 곧 상대 선수가 속한 격투단체와 에미선수의 노력을 함께 비난하는 것과 다름 없다. 선수들은 늘상 하루종일 운동을 하는게 아니라, 대회가 잡히면 집중적인 훈련을 하는데, 송가연과 에미선수 모두 이런 스케쥴은 다름 없었을 것이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 선수의 훈련은 물리적 시간이 꼭 필요하거나 그 반대로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즉, 에미선수는 여러 조건에서 송가연에 비해 부족한 조건인 것은 맞지만 최소한 프로데뷔전을 치룰 수 있는 준비된 선수로 보는게 맞다. 다만, 충분한 경기력인가 여부는 조금 다른 문제로, 송가연과의 실전에서의 에미 선수는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을 다소 드러내며, 과연 차기 시합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겼다.

 격투기에선 이변이 종종 일어나고, 어느정도 눈에 보이는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따라서 매치업 자체는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상대를 준비안된 아줌마로  몰아가며 혹평하는건 지나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를 앞둔 에미선수는 평상시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비록 송가연처럼 올인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지만 아마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애초에 경기력의 차이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여러 데이터를 가지고도 미스매치를 성사시킨 로드FC의 무리한 결정이 논란의 불러 일으켰다. 국내의 경우 여성 선수층이 매우 얇아 원하는 수준의 상대를 찾기란 쉽지 않은게 현실이지만 일본에서는 여자파이터가 적지 않은 편이므로 더 나은 선수와의 매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국내 격투계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수도 있겠지만 관심받는 미녀 방송인이기도 한 송가연 선수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조금은 더 강한 경기력을 가진 선수와 성사시키는게 더 좋은 선택이었을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송가연 선수는 이런 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므로 다음 상대는 그런 경기력에 걸맞는 상대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선수로 인정 받으려면 대전 횟수에 못지 않게 중요한 질적인 부분에서 우수한 선수와의 매치가 이뤄져야 한다.

송가연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론다로우지 처럼 자신과 비슷한 실력의 강자들과 이겨가며 커리어를 채워나가야 하는게 옳다. 하지만 첫 단추가 비록 조금 아쉽다 해서 마냥 비난만 할 일은 아닌게, 상대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송가연 선수가 시합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승리 했다는 점 또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상대와의 시합이 이뤄지길 바란다. 격투기 선수는 커리어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송가연 선수는 데뷔전에서 승리하였지만 상대선수의 경기력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송가연이 유명해질수록 그리고 승수를 쌓아 갈 수록 데뷔전의 상대는 꾸준히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한 경기 한경기가 모두 가벼히 대할 수 없는 무게를 갖는게 격투기선수다.

혹자는 세계적인 격투가들이 데뷔전서 허약한 상대를 만난 적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긍정적인 반응이다. 왜냐면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세계적인 선수들의 예를 든다는 것은 그만큼의 기대감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기대가 없다면 실망도 없을 터이니 이번처럼 '떡밥매치' 논란은 한번이면 족하다. 심지어 일부 언론기사에는 불필요한 수준의 지나친 악플마저 달리고 있다. 주변 환경이 어떠하든 상대선수가 누구든 송가연은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잘 싸워준 선수에 대해 격려하고,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 하는게 순서인데, 오히려 도를 넘는 악플이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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