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3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그 이변의 주인공은 단연 관중이었다. 

프로듀서들을 온통 당혹케 만드는 결과물을 수시로 만들어 내고 있으니까.

이글에서는 쇼미더머니3가 이전과 다른 양상의 논란이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프로듀서들을 당혹케한 4가지 이변" 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 보겠다.

첫번째 이변, 비아(BE.I)와 바비, 시즌3의 최대 수혜자 되다.

쇼미더머니3의 팀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현재 타블로팀이 YDG에 패하고 말았다. 팀에 속한 올티와 비아이 중 비아이가 낮은 머니를 기록하면서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한편 도끼팀의 바비의 상대는 바스코였다.

오락장르에서는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경우로 보면 결국 평소의 호감과 인지도 등에서 앞서거나 아니면 당일 탁월한 솜씨를 뽐내거나 둘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힙합의 기준에서 당일 공연에서 만큼은 바비기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왜 바스코는 힙합이 아닌 록을 하는가 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비아이가 보여준 반전 실력은 비난의 목소리를 거의 대부분 잠재워버렸고, 오히려 팬들을 늘리는 효과까지 거두었다. 전전주의 실수를 감안해 보면 역전의 시나리오가 완성된 셈이다. 아이언이 못했다 라기 보다 당일의 비아이는 충분히 좋은 모습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근래 위너가 비아이의 곡으로 데뷔하면서 겹경사을 맞았다고도 볼 수 있다

* 개인적으로는 한 프로듀서의 말처럼 비아이의 무대가 시즌3 에선 가장 좋은 무대였습니다. 지금 영상을 다시 찾아봐도 마찬가지네요



둘째 이변 양동근의 약진

YDG의 네임벨류는 그가 연기자출신이라는 점도 있지만 메이저의 선에서 볼 수 있는 독보적인 자기 스타일이 확립되어 있는 보기 드문 힙합뮤지션이기 때문이다. 그의 손짓과 행동 마다 관객들은 몰입하며 매우 높은 호응을 해준다. 아이언은 분명 실력 있는 래퍼지만 양동근의 후광또한 없지 않아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도 어렵다. 

YDG는 아이언에게 알아서 하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며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달리 보면 그만큼 실력을 믿고 있기에 자신의 간섭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이변, 관객 평가의 반란

필자는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어도 대부분 존중하는 편이지만, 이번 관중의 평가는 조금 과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바비와 차메인이 속한 팀이 상대팀에 절반도 안되는 머니를 획득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 바스코는 관록있는 프로로서의 모습이 너무나 강해 단지 출연자로만 볼 수 없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관객입장에서는 록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압도당할 만큼의 퀄리티 있는 무대에 반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상대팀의 바비가 선보인 '가'(go)의 무대는 결코 바스코에 밀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왠만한 힙합뮤지션도 바비의 무대 이상은 보여주기 어렵다. 그만큼 훌륭했다. 

* 개인적으로는 바비의 무대가 훨씬 더 와닿았다. 힙합 기준으로!

그런데 관중들의 평가는 다소가 아닌 심히 과한 차이가 벌어졌다. 이건 힙합팬의 입장에서 보면 당혹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바스코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는데, 팀대팀의 점수차가 이토록 심하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일임이 틀림 없다.

어떤 기준으로 뽑힌 관중인지는 알 수 없으되 일종의 왜곡논란이 일기에 충분할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프로듀서 도끼가 황당해 할 정도의 결과라는건 그 만큼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객관적이지 못했음을 반증한다.

프로듀서들의 생각과 시청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다름의 정도가 이토록 큰 차이를 불러올 정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쇼미더머니는 힙합프로그램이다. 바스코의 말대로 그가 하는 말과 행동 모두가 힙합이라면 그가 이번에 부른 록사운드에 랩을 입힌'개릴라스웨이'가 힙합을 상징하는 비트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는건데, 그렇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힙합의 변칙적인 영역확장이라 보고 인정하는게 맞을 것이다. 

외국엔 바스코와 같은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린킨파크가 대표적이고...
하지만 변칙이기 때문에 주류로 올라서는건 어렵다. 왜냐면 아예 사운드를 록으로 가져가는 일은 힙합에서 그다지 흔치 않은 일이고,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까지도 일정 수준 이상 호응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기존 힙합 비트안에서도 무궁무진한 스타일의 곡이 나올 수 있는데 굳이 변칙을 쓸 이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바스코의 방식을 관중들은 기꺼이 받아 들였다. 힙합뮤지션이라 자부하는 프로듀서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을지 몰라도 대중이 인정하고 많은 머니를 선사 했다. 답은 나와 있는것이다. 바스코의 록사운드를 다수가 인정한 것만으로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결론은 다시 말하지만 비트위에서 날아 오른 바비도 생대인 바스코의 록사운드 도입과 관록 있는 무대 매너에 밀려났다. 작은 차이가 아닌 큰 차이가 벌어진 것은 이변이랄 수 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두배의 점수차이가 날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쇼미더머니 시즌3의 관객들은 조금 뭔가 이상하다. 큰 그림에서 보면 방향성은 항상 관객의 선택이 맞다는건 어제 오늘의 경험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쌀을 찌푸릴만큼의 결과가 여러차례 나오고 있다. 

이건 바로 선입견이나 편견이 미리 마음속에 자리 잡아 있음을 말해준다. 프로그램 방영간에 최대한 매력을 뽐내고 팬심을 끌어내어, 왠만해서는 자신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은 뮤지션에게 있어서는 어느정도 필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당일 무대의 비중이 팬심보다 약해서야 어디 본방사수하는 맛이 있겠는가.



네번째 이변, 바스코의 대변신

내가 무얼 하는 다 힙합이다 라고 주장하는 바스코. 린킨파크를 연상케 하는 변칙적인 복합장르로 힙합프로를 점령했다. 그는 이전 평가에서도 이번 평가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릅 받고 있다. 관록과 실력으로 무대를 휘어잡아 좋은 머니를 받는다는건 당연히 이상한 일이 아니라 치부할 수는 없다. 

힙합장르가 특유의 비트위에서 랩을 도구삼아 지지고 볶는 게 핵심이라면, 바스코는 일반적인 패턴을 깡그리 갈아 엎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린킨파크'처럼.

바스코의 무대를 보면 왜 그가 힙합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지 알 수 있다.  힙합의 의미를 조금 맛보다 만 일이년차 래퍼라면 모를까 십사년 경력의 바스코가 록사운드를 바탕으로 랩을 구사하며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런 스타일 역시 국내에선 마니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바스코가 자신의 기존 위상을 지키거나 조금 나아진 정도로 만족할 것이라면 이런 선택은 나쁘지 않으나, 상업적인 이익...즉 배고프지 않으려면 안된다고만 생각할게 아니라 근래 '산이'가 보여준 활동 스타일 도전해 보는건 어떨까 싶다. 

'썸'과 같은 감각적인 가사를 쓰고, 적당한 피쳐링 혹은 소유같은 보컬과의 콜라보를 바스코라고 하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본인이 안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도 있는 문제다. 박완규가 록을 고집했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유연해진것과도 비슷한 이야기다. 관점만 달리 해보면 더 많은 길이 보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필자는 왠지 바스코가 고의적으로 자신의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이런 실험적 시도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논란이 된다 하더라도 평범한 것보다는 나으며, 논란 속에서 더 강한 모습으로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이면 바스코는 대중의 뇌리에 아주 강하게 남게 될 것이다. 현재 시즌3에 이르렀지만 역대 누구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면 그리고 록이 그 도구가 되어 준다면 쇼미더머니3가 종영되더라도 바스코는 참가자 중 많은 것을 얻은채 돌아가는 뮤지션이 될 수 있다.

결론

힙합 뮤지션이 자신의 순수한 실력만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 하지만 개인의 매력을 쫒는 대중의 심리 또한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당장 필자만 봐도 어제 여러시간을 들여 과거 좋아 했던 선곡리스트를 재조정했는데, 그 가운데 탈락한 노래들 하나하나가 다 인기곡이었다. 문득 최후의 선곡리스트에 남은 곡들을 살펴보니 두가지 특징이 있었다. 하나는 흔하지 않고 매력적인 목소리, 다른 하나는 후렴구가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보컬과 잘 어우러져서) 경우였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나면 비아이,바비,바스코는 수혜를 입을 것이다. 어떤 방송프로그램이든 전략을 가지고 임하는 사람이 승리할 수 있다. 이 전략은 아무나 갖지 못한다. 나만의 무기를 가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는 이야기다.  전략도 없고 나만의 무기도 부실한 참가자는 쇼미더머니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간혹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아무것도 없이 출전했지만 운이 맞아 개화하고 마는 숨은 진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쇼미더머니는 다르다. 이미 프로이거나 프로와 다름 없는 이들의 경연인 것이다.

앞으로 누가더 화제의 중심이 될 것인가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잡는다면 더 재밌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우승하든 진정한 우승자는 이 화제를 만들어 내는 참가자라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