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3는 육지담 일진설에 이어 인맥에 얽혀 편파적인 심사를 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작은 소란 정도라면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나 조금은 논란이 커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막장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사람들은 온갖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만 정작 시청률은 잘 나오는 사례가 많다. 일부 도를 넘은 듯한 스토리로 눈길을 끌어 놓고 대부분의 내용은 주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신데렐라 콤플렉스, 재벌과 출생의 비밀, 복수를 위한 여러 막장 짓 등을 총동원한다. 그런데 그런 내용이 총집합 되어 있으면서도 어떤 보이지 않는 선은 넘지 않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런 마지노선을 여러차례 넘은 작품이 등장해서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바로 '오로라공주'. 그 이전 막장으로 유명했고 시청률도 높았던 드라마들은 앞서 말한 선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논란을 이용해 좋은 성적으로 이끌어 낼 뿐 오로라공주 정도의 큰 비난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럼 착한드라마가 나오면 좋은 성적을 낼까? 그건 그렇지 않다. 막장이 없다고 해서 잘 되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흥행코드가 시너지를 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가수의 노래도 마찬가지다. 섹시경쟁을 비난 하지만 정작 흥행한 노래 중에는 섹시코드가 들어간 경우가 많다. 가인의 '피어나' 걸스데이의 '썸씽', 씨스타의 여러 히트곡이 대표적이다. 최근 백지영이 부른 노래는 듣기 좋은 발라드였는데, 참 좋은 멜로디의 곡임에도 큰 반향은 얻지 못했다. 

즉, 자극적 소재를 덧입히지 않고도 성공한 케이스 역시 여러 히트공식이 함께 해야 가능한 것이지, 단지 착한 드라마에 멜로디 좋은 곡이라는 이유만으로 뜨지는 못한다 라는 말이다.

아니면 아예 비욘세의 'Listen'이나 'Halo'처럼 세기의 명곡이 나오든지...




쇼미더머니3가 악마의 편집으로 최근 논란이 자주 일곤 하지만 실은 어쩔 수 없는 성장통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세계적인 프로로 거듭날 의지가 있다면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고, 현상유지라를 바란다면 지금과 같은 방송진행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이해해 줄 수 밖에 없다.

YG가 빅뱅의 차기 주자로 밀 전략의 메인인 'WINNER'를 뽑기 위해 방영한 'WIN'에서 바비와 B.I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A팀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비아이는 단지 래퍼로서 뿐만 아니라 리더, 작곡, 안무 등 모든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A팀의 강승윤이 본격적으로 미러도 자리매김 하여 역전을 도모하지 않았다면 비아이가 이끄는 B팀이 승리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즉, 비아이는 본인이 아이돌 그룹의 래퍼로만 인식되고 싶지 않고, 추구하는 음악장르에서 인정 받는 래퍼가 되고 싶어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게 되었다. 만약 데뷔를 하게 된다 하더라도 아이돌그룹으로 활동하게 될 그에게 래퍼로서의 실력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은 풍토에서 쇼미더머니는 일종의 탈출구이자 기회의 장이랄 수 있다. 즉, 엠넷 쇼미더머니3 측과 비아이의 이해는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비아이 역시 YG에 들어가기 위해 치령한 생존경쟁을 벌였을 것이고, 그 가운데 생존하였으며, 데뷔할 수 있게 되기까지 앞으로도 계속된 생존해 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까지 잠룡일 뿐 승천하지 못한 그는 쇼미더머니 측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예리한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다. 잘 다루면 적을 베는 데 유용할 것이나 잘 다루지 못한다면 내 손바닥을 벨 수도 있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즉, 제작진에게 이런 '카드'는 있는게 없는것보다는 훨씬 더 낫다. 마냥 이슈도 없이 착하게만 흘러서는 시청률은 잘 나올 수 없고 보는 사람들도 별다른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만다. 지금은 폐지된 위대한탄생의 마지막 세번째 시즌이 그랬다. 착한 드라마를 보다 흥미를 잃어 버려 시청률이 급락하고 끝내 폐지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럼 논란이 되고 있는 비아이의 패자부활전에 대해 조금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자.

일단 일대일 대결 미션은 적정한 실력끼리의 매치에 실패해서 실력있는 래퍼들이 탈락하고, 못가기 경쟁하던 몇몇 래퍼들이 다수 합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명분하에 즉흥적으로 네명의 패자부활전 후보가 선정되고, 그 중 비아이와 기리보이가 구제됐다.

비아이의 이전 모습에 대해 필자는 잘 알지 못한다. 윈에서 본 정도 외엔 알 수도 없고 알 기회도 없었으며, 대부분의 팬들이 그러할 것이다.

즉, 방송에 나온 모습 정도로 그를 평가해야 하는데, 필자의 눈에 비친 비아이는 조금은 더 다듬을 구석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따로 손볼 곳은 없는 거의 완성되기 직전의 뮤지션이다. 즉, 래퍼로서는 조금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가수로서의 성공가능성은 출연한 모든 래퍼 중에서 가장 높다. 

그럼 그런 장점을 쇼미더머니에서도 보여줄 수 있으면 여러모로 유리할 테지만, 실력 있는 래퍼들이 널려 있는 곳에서 그것은 쉽지 않은 주문이다. 가사를 잊어 버려 프리스타일로 전환하거나 심사위원들 앞으로 달려나와 보여주는 무대활용 능력은 이미 충분히 보여주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게 현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을 직접 만들어 내는 온갖 실력자들이 즐비한 곳에서는 그런 여러 종합적인 면은 지금까지 보다는 앞으로 필요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남아 있는 래퍼들의 수가 줄어 들고 경쟁이 더 치열해질수록 비아이가 가진 장점은 극대화 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비아이는 매력적인 멤버이며, 뽑힌다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프로듀서끼리의 경쟁에서 비아이는 아주 좋은 재목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미더머니 뿐 아니라 모든 오디션이 그러하듯이 앞으로 어떨까 보다는 당장 보여주는 실력을 지나치게 간과해서는 공정한 룰을 가진 프로라는 인식이 깨어져 버릴 위험이 있고, 이런 점이 자주 대중에게 부각되다 보면 실력 있는 래퍼들이 기회의 장이라기 보다는 추락의 장으로 여겨 나오지 않게 될 위험성도 있다. 아무리 방송사가 갑이라고는 해도 어느정도의 선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눈을 돌려 세계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예를 한번 살펴보자.

The X-Factor 나 Got Talent 시리즈를 보면 관객들의 엄청난 반응을 얻는 참가자에 어떤 심사위원은 같이 호응하거나 오히려 더 열광하기도 하는 반면 일부 심사위원은 크게 와닿지는 않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관객들이 의자에서 일어나 엄청난 환호를 보내는, 즉 계산 없는 반응에는 누구도 이견을 꺼낼 수 없고, 심지어 사이먼도 인정해 버리는 장면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세계적인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재능에 모든 이들이 박수를 치고, 사심 없이 호응해 준다는 점이다. 때로 엄청나게 뚱뚱뚱한 거한이,아주 작은 체구의 소녀가 외모에서 보여주는 느낌과는 다른 엄청난 재능을 보여주었을 때 다른 어떤 계산도 끼어들 틈 없이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내는 모습은 그 자체로 마케팅이고 홍보의 역할을 해주며 프로그램의 가치 또한 올려준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도 사연 조작이라던지 하는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에서 고려될 수 있는 그럼 부분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완벽하게 공정할 순 없더라도 누구나 최선이라 느낄 수 있는 공정함을 갖춰야 세계적인 프로로 거듭날 수 있다. 즉 성장을 위한 의지가 있다면 이 선을 지키면서도 재미를 끌어 내려 노력할 것이고, 현재 상태에서 여러 이해관계의 틀안에서 시청률을 이어가려 한다면 지금과 같은 논란은 계속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흥적인 패자부활전은 아직까지 쇼미더머니가 국내용이라는걸 확인시켜주었다. 필자는 이런 제작진의 선택에 그다지 거부감은 없는 편이다. 그들이 택한 방법은 그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돌아올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잠시 엠넷에 대한 변명을 필자가 대신해 보겠다. 오디션 프로가 많아지고 여러해를 거치면서 시청자들의 인내심은 거의 바닥을 박박 기고 있다. 그래서 왠만한 사연 같은건 방영하지 않는게 오히려 시청률 저하를 막을 수 있는 길이 되었다. 그러니 결국 특이하면서도 새로운 사연을 부각해서 보여주고, 스타성이란 명분하에 선택적인 편집을 하게 된다. 또한 예선과정에 대한 논란 거리와 지루함도 줄일 겸 점점 예선과정을 보여주는 시간은 짧아지고 본선에 대한 시간할애는 늘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쇼미더머니에 문제제기를 하려면 시작부터 생길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시즌3 방식의 첫 방송 때부터 프로듀서의 입맛에 맞게 후보를 고른다는 것 자체가 공정함과는 거리가 있는 방식이다. 2차예선에서 쟁쟁한 프로듀서들이 모여 다수결로 뽑는다고 해서 완벽히 공정한 선발이 가능할까? 그건 그렇지 않다. 

결국 이런 방식이면 누구나 다 같이 납득할 수 있는 선발은 어렵다. 따라서 가능한 방식 자체에 대한 개선을 하는게 최선일 뿐 진행 과정상의 공정함은 더이상 바라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고 보는게 현명할 것이다.

그럼 공정성은 완전히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 또한 그렇지 않다. 다수의 프로듀서의 존재 자체가 공정함에 가까워지기 위한 포석이다. 이 포석에는 조심해야할 점이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맥이고, 다른 하나는 일관성이다.

즉, 패자부활전은 일관성을 해쳐 여러 인정받는 프로듀서를 배치한 장치 자체에 대한 신뢰감을 낮추는 역기능으로 작용했다. 인맥 논란 마찬가지로 프로듀서 다수가 각자의 개성대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애초부터 논란이 될 가능성이 적은 일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프로듀서들은 양동근이 보여온 여러 행동과 선택마저 이상하다며 한목소리를 내는 등 무언가 획일화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었다. 정답이 없는 자유분방한 힙합이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을 그들이 하고 있는 셈이니 자연 반발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신뢰에는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지만 YDG는 이미 자신만의 고유의 영역이 있고, 여러차례 증명해냈다. 

즉, 프로듀서 개인마다 자신이 아는 세상에 갇히지 말고 넓게 보는 시각을 견지한다면 논란을 줄어 들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입장을 견지하는 프로듀서 다수의 판단은 그 자체로 공정함이 될 수 있다. 

정리해보자. 즉흥적인 패자부활전을 두고 그저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쇼미더머니는 국내용에 머물 것이다. 더 큰 욕심이 있다면 이런 모습은 경계해야 하며, 공정함에 가장 가까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인정 받아야만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쇼미더머니3가 남은 방송분에 그리고 다음 시즌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