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과 정은지가 듀엣으로 함께 부른 '이제 그만 싸우자'가 승승장구하며 장기집권하던 눈코입을 밀어내고 음원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젠 놀랍다고 생각하는 가요팬들은 그다지 없을 텐데, 그간 여러 차례 듀엣의 위력을 실감할 만한 히트곡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은지(왼쪽) 허각


당장 올 상반기 최대 히트작이라는 '썸'만 해도 소유와 정기고의 남여듀엣곡이었으니 말 다한것 아닌가. 

차후 연말이 되면 다시 이야기를 꺼내게 될 일이 생길 것이다. 지난 수년간 아무리 활약을 해도 듀엣에게는 상을 아예 주지 않거나 소극적이고 형식적인 상에 머물렀는데, '썸'과 같은 초대박이 연이어 터지는 마당에 완전히 무시하긴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과 그래도 여전히 아이돌그룹에 위상을 흔들 만한 일은 하지 않는 안전주의가 듀엣 열풍 정도로는 변치 않을 것이란 예상 중 어느쪽이 맞을지 궁금해 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듀엣 열풍이 부는 색다른 이유

반짝 하고 마는 현상이 아니라 지속이 되면 많은 분석가 들이 나서 이유를 조목조목 말해준다. 필자는 색다른 견해를 제시해 본다.

바로 가요팬들의 성향 자체가 듀엣과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자. 90년대까지만 해도 노래 중간에 간주가 들어 가는건 기본에 속했다. 가창력을 주무기로 하는 가수는 목을 잠시 쉬어주는 효과도 있었고, 댄스가수는 립싱크를 하다 간주 부분에 격렬한 춤을 추었다. 간주의 의미를 꼭 이런쪽으로만 찾을 건 아니나 분명 이렇게 활용한 것도 사실이었다.

트랜드는 분명 발라드이건 댄스곡이건 가리지 않고 간주를 허용하지 않게 되었다. 자칫 지겹게 들릴 수 있는 위험을 방치하지 않게 되었다. 곡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은 어디론가 사라져 자취를 감춰 버렸다.

힙합의 예

요즘 시즌3를 방영중에 있는 래퍼들은 랩만 가지고, 요리조리 가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줄 아는 재주를 가졌지만, 힙합팬이 아닌 이상 온전한 만족을 느끼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래서 힙합장르의 인기 뮤지션들은 멜로디를 잘 만드는 공통점을 가졌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멜로디를 잘 만들어 낸다. 앨범 구성을 보면 남들은 잘 시도하지 않는 시리즈 곡이 있고, 대중에게 어필되는 곡들은 대개 멜로디가 좋았다. '혼자라도' 'i remember' 를 비롯 최근 윤하가 리메이크해서 돌아온 '우산'까지 다양한 곡들에 아름다운 멜로디가 들어있다.

힙합듀오 리쌍도 마찬가지. 정인 알리 등 리쌍앨범에 참여한 객원가수들이 솔로가수로 대중에 널리 알리게 된 이유 역시 곡에 담긴 멜로디를 독특한 가창력으로 풀어내어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 아니던가.

요는 대중의 귀를 다각도로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간주를 없애거나 줄일 뿐 아니라 랩과 멜로디가 조화를 이루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중들은 조금의 심심함도 참지 못한다.

심지어 리쌍과 에픽하이의 멤버구성도 마찬가지다. 굵은 목소리와 얇은 목소리가 하모니를 이루고 여성 보컬이 멜로디를 소화 하는 전형적인 구도를 그들이 이끌고 있다.

더불어 듀엣 뿐 아니라 콜라보라 할 수 있는 많은 무대들이 혼자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데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게 되었다.

허각과 정은지처럼 가창력으로 승부 보는 케이스는 두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동일한 곡이라도 뜨고 있는 핫한 가수 둘이 입을 맞추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고정적으로 유지되는 잘 알려진 남여듀엣이 없어 희소성을 갖는다는데 있다. 

마찬가지로 소유와 정기고의 만남도 실은 뜨고 있는 씨스타 멤버라는 점이 한몫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희소성'을 찾고 만들어 내는데 유리한 조합을 갖췄기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즉, 가요팬들은 '지겨움'을 참지 못하고, '새로움'을 극단적으로 찾게 되었다. 

렛잇고 처럼 세계적인 히트를 친 팝송이 좋은 반응을 얻는건 극히 드문 일에 그치고, 대부분 가요를 듣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앞서 말한 조금의 지겨움을 참지 못하는데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는 이야기다. 가사의 해석이 바로 와닿지 않는 작은 불편함을 이제는 견디지 못해 하는 것이다.

앞으로 듀엣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힙합그룹이 여성보컬에 지속저긍로 피쳐링을 맡기는것과 같은 이유다. 오히려 더 구성이 가벼워지면서 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듀엣을 꿈꾸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듀엣공식

정리해보자. 최우선 순위 부터 말해보겠다.

1. 희소성
멤버구성이 독특하거나 춤이  독특하거나 해야 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아무리 독특해도 유사한 스타일의 듀엣이 있었다면 효과는 반감 된다는 점이다.

2. 유명세
아이유와 소유 등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인데, 필수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필수에 가까우며, 워낙 많은 분석이 있던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3. 트랜드를 온전히 받아 들일것

이제 틈새가 아니다. 아직도 틈새라고만 여긴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파격적인 듀엣 구성이 반복해서 성공하는 판에 아직도 그룹 내에서만 유닛 조합을 시도 하는 것은 벌써 지나버린 트랜드라는 이야기다. 태티서처럼 초절정 인기를 구가 하는 소녀시대 멤버들이거나 오렌지카라멜처럼 이미 자리를 잡은 경우가 아닌 이상 왠만해서는 반응조차 오기 어렵게 되었다. 유닛은 이제 대세가 아닐 뿐더러 위에서 말한 희소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드문 경우가 아니라면 시도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라 판단된다.


오디션 프로에서 노래 잘하는 참가자들이 많아도 극히 일부만이 가요게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도 사실은 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가창력이 아무리 좋아도 더 잘 부르는 가수가 기존 가수중에 너무나 많다. 보컬톤이 독특하면 일시적으로 주목을 받지만 그 색다름이 굉장한 수준이 아닌 이상 그리 와닿지도 않게 되었다. 이하이가 케이팝스타에서 화제를 모으고 대박을 터트렸지만, 그런 케이스는 이제 쉽게 찾아 볼 수 없을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인과 선미가 내세운 스타일은 과거 박지윤의 '성인식'과 유사한 흐름을 탔지만, 생명력이 길진 못하다. 몇해 정도는 사이클이 돌아야 다시 시도해 봄직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피에스타가 선정적 가사로 튀어 보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던 것은 필자가 제시하는 이런 흐름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말한 기준에 더욱 앞서는 기본 전제는 곡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지만, 입만 아픈 얘기니 길게하진 않겠다.

결과론적일지 모르지만 뜨는 노래 뜨는 가수들은 그럴만하니 뜨게 된다. 곡이 좋은건 기본이라는 이야기다. 거기에 양념을 치는 방법론을 이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고.

힙합은 트랜드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지녔다. 자유로움을 무기로 수 많은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색다른 힙합과 보컬의 조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소유X매드클라운의 경우처럼.

작년한해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는 이색적인 곡인 '빠빠빠'의 크레용팝의 후속곡을 들어 보면, 그 기획사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히트공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격은 같은 조합내에서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으니, 크레용팝이 일본 활동곡으로 부른 '1234' 와 같은 곡으로 '우리도 이런 멜로디 좋은 노래' 를 부를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주고, 다시 또 다른 파격적인 조합에 나서는게 나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하면 한곡이 떴을 뿐인데 벌써 그 곡이 뜬 이유안에 스스로를 가둬 버려 빠빠빠를 만들어준 작곡가에 판단에 모든걸 맡겨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케이스라면 듀엣이 좋은 해법이 되어주기도 한다. 쉬어가는 흐름 중에도 인지도와 인기를 상승시킬 수 있고, 기존 스타일에 대한 피로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하고픈 듀엣 멤버조합

아쉽게도 SM과 YG라는 두 대형기획사는 콜라보가 아쉬운 소속가수들이 별로 없다. (한다해도 회사내에서) 최적의 최상의 조합으로 수긍할만한 경우가 아니라면 타사에선 시도해보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인 큐브 소속 가수 중 아직 듀엣에 나서지 않은 멤버들이 다수이니, 추천할만 하며, 매드클라운 처럼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일부 래퍼들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힙합의 경쟁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으며 듀엣으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대표적으로는 비스트의 멤버들이 경쟁력이 높다. 섭외에 나설 충분한 매력이 있거니와 큐브의 적극성이라면 성사될 확율이 높다고 여겨진다.

오디션출신 멤버들도 마찬가지! 악동뮤지션이 적극적으로 나설것인지 알 수는 없으되 악뮤와의 시너지는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하이 역시 마찬가지. 장범준의 경우 자기색이 강해도 너무 강하여 조합을 쉽게 떠올리긴 어렵지만 만일 좋은 조합을 생각해 내기만 해도 이미 그 자체로 파격일 수 있다.

원더걸스의 예은은 노래도 잘하고, 곡도 잘 만드니 참 매력적인 듀엣 대상이다. 

산이의 경우 이미 피쳐링을 해주고 또 받은 바 있는데, 아직도 그 경쟁력은 유효하다. 마찬가지로 기존 힙합 가수중에 산이와 같은 스타일의 인기가수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쉽지야 않겠지만 문은 활짝 열려 있다. 그것을 본격적으로 시도 하는 곳이 많지 않을 뿐이다. 


아이유는 섭외 하는 쪽이 승리자나 마찬가지! 최고의 듀엣 대상이니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

에이핑크 멤버들도 매력적인 대상이다. 섭외에 성공할 좋은 곡만 있다면~!

아쉽게도 인기 아이돌 그룹 중에는 듀엣멤버로 나설 매력적인 멤버가 거의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다수여서 따로 언급할 수가 없었다. 필자의 이런 판단을 깨트릴 파격적인 조합을 내세워 나타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반가울 것이지만...

요즘 나온지 조금 되었지만 아직도 질리지 않고 좋은 개리와 정인의 '사람냄새'를 들으며 지금까지 가요계 듀엣열풍을 조명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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