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된 연예인

언제부터인지 연예인을 동네북 취급하는 문화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연예인에 대해 언급할 때는 사리분별을 하여 말을 꺼내야 하는 조심성이 사라지고, 무차별적인 비난을 일삼는게 정당화 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점점 더 그 도를 넘어서 확산일로에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주의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고 있다.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 보통의 사람들이 쉽게 얻기 힘든 막대한 부와 명예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그것은 대중이 사랑해 줄 만한 재능을 연예인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이 되고자 희망하지만 소위 뜨는 연예인이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 버렸다. 

연예인이 성공 조건은 다른 직업과 기본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 재능이 있다고 해서 가능한 것도 아니고, 본인의 재능을 끌어줄 사람도 필요하고, 사회적 문화적 흐름과도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아이돌그룹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홀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필요가 없어지게 되어버렸다. 노래 잘하는 메인보컬 한명, 목소리 좋은 리드보컬 한명, 그리고 각각의 특색을 가진 보컬 혹은 랩퍼 두어명에 춤 잘추고, 잘 생긴 멤버 두엇을 모아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데뷔시켜 인기를 모으는 전략이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가히 인기 있는 연예인의 수가 급증해 버렸다. 공급과잉이 된 것이다. 한류바람이 일어나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넘쳐나는 공급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본문의 주제와는 관련성이 떨어지지만 최근 피에스타의 선정적 가사가 문제가 된 것도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좁은문을 너무나 많은 정상에 서고자 하는 연예인들이 두드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피로도를 느끼고, 언론에 자주 노출되기만 하면 언플을 한다 하고, 자주 보인다는 것 자체만으로 싫어하는 이유가 되며, 어떤 문제라도 생기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동네북을 만들어 비난하고 짓밟으려 한다. 

그런데 그 비난의 수위를 아무도 말리지 못하니,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죄책감 없이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당연히 주어진 권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는 여기서 한마디 하고 싶다. 비록 연예인이 다수의 대중의 지지를 받아 부와 명예를 한순간에 얻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동네북 취급을 받아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며,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서슴없이 온갖 억측을 하고 그것을 글로 써가며 퍼트리며 쾌락을 느끼는 등의 행위를 하게 되면, 그런 부분이 자신의 인성에 오점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필자가 앞서 분별있게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구체적으로는 범죄사실에 대해서다.

연예인에 대해 함부러 말하고 비난하고 낄낄 대는 족속들은 연예인은 강자고 자신들은 그런 강자를 비난하여 다 같이 웃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을 공인이라 포장하고 공인은 모든걸 감수해야 함이 마땅하가도 여긴다. 그러나 연예인은 엄격히 구분하면 공인이라 할 수 없고, 넓은 의미로 해석했을 때에야 공인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 도 사람이다 보니 말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 말실수로 대중의 지지를 잃어 버린다면 자신이 초래한 일이니 누구도 감싸주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상대를 무너뜨려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경우에 따라 사람의 실수는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는 인식을 연예인들에게도 적용해 주는게 좋다.

필자는 과거 의류매장을 운영한 바 있는데, 당시 차마 필설로 형용하기 어려운 못된 행태를 보이는 손님들이 있었다. 최소한의 매너도 없이 상대가 상인이라 해서 낮춰보고 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많아도 너무 많아 매너를 갖춘 손님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내가 갑이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남이 내게 갑으로서의 행동을 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면서도 자신이 갑일 때는 상대에게 막대하는 경향이 많다.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할 수 없을 그런 행동 같지만 필자의 경험상 나이가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았고, 사회적 지위가 높고 낮음도 가리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많은 것을 가진 (주로 돈) 연예인의 실수에 지나치게 매몰찬 경향이 있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죄를 감싸주자는 뜻이 아니라 그 이후를 말하고자 한다.

즉, 애초부터 관용을 베풀만한 실수라면 자성의 시간을 갖고 나온 후라면 관대하게 대해주되, 직접적인 처벌을 받아야 하는 범죄라도 처벌을 받은 이후라면 그 경중에 따라 가혹하게 대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필자 또한 심정적으로 용서가 안되는 경우가 없는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것이 유승준을 들 수 있는데,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수년간 거짓말을 하고, 수년간 준비한 끝에 미국 시민권을 따서 도망간 경우다. 

반면 어떤 죄를 짓고 그 죄값을 다 치루고 난 사람에게 평생 주홍글씨를 덧씌우고, 이름이 거론 될때마다 비아냥 대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이글에서 죄를 지은 행위 자체를 옹호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다. 죄를 짓고 반성하고 자숙했다면 관용을 베풀면 좋고, 그러고 싶지 않다면 아니해도 관계 없으나 적어도 지속적인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왜냐면 죄값을 치룬 대상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게 올바른 태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사람을 비난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온갖 억측에 억측을 붙여 공공연하게 떠드록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쟤가 이래서 그랬다며, 쟤는 이러이러해서 문제가 되었다더라고" 라며, 억측을 일심고, 나아가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치 않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나는 저 사람이 싫어" 라고 댓글을 달 수는 있어도, 생김새를 두고 모욕을 하거나 근거 없는 비방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무도 말리려 하지 않는 걸 볼 때면 무척이나 염려스럽다. 그런 인성이라면 언젠가는 자신에게 그 댓가가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정신적 혹은 물리적인 어떤 형태로든 돌아 오게 되어 있다.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것은 진실이다.

연예 관련 뉴스를 볼 때 나는 종종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댓글의 수위가 매해 높아지고 있는데도, 그것을 당연시 여기고 마는 현상 때문이다. 연예관련 뉴스나 사회뉴스에서도 어떤 매체도 근래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

 단언하건데, 말을 함부로 하는 이는 그 부메랑을 반드시 맞게 되어 있다. 누군가에 대한 좋지 않은 뒷담화를 했다면 그것을 듣고 있던 상대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웃으며 맞장구를 쳐주기는 하지만 뒤에서는 오히려 그런 말을 하는 앞사람을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앞에서 욕도 잘하고 좌중의 분위기를 주도 하는 이를 보고 박수를 치며 환호해주다가도 뒤돌아 서면 그 욕잘 하는 친구에 대해 혀를 끌끌 차고 있다. 

말을 함부로 하면 그것이 습관이 되어 몸에 베게 된다. 몇일전 길을 지나다 깜짝놀랄 일이 있었는데, 인터넷 용어를 대화속에서 사용하는 여성을 보았다. 그런 대상을 사회생활을 하며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판단하게 될까. 묻지 않아도 다들 알 수 있을 것이다.

요는 생각을 지배한다고 해도 크게 과언이 아닌 말에 대한 습관을 바로 잡는게 좋고, 그러기 위해서는 악플을 다는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본문의 주제와 연결해보면, 연예인에 대한 악플 역시 이러한 인터넷 사용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니,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그리고 악플을 다는 그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스스로 자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작년과 올해에 이어 아이유나 설리에 대한 의혹을 넘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이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대중은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심판할 자격이 없다. 자격이 없는것은 물론이고, 인신공격을 정당화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철회할 자유는 있으나 그것을 억측에 억측을 더해가며 남에게까지 같이 하자고 나설 어떠한 명분도 권리도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연예인은 동네북이 아니다. 그들도 사람이고, 인권이 있다. 
말은 길게 했지만 짧게 정리해 보자면, 역지사지를 생각하면 된다. 내가 말하는 상대가 나라고 가정을 해보자. 저 악플의 대상이 나였다고 가정하며 그런 악플을 눈여겨 본다면, 결코 그리 해서는 안될 악플이 눈에 띌 것이다.

구체적인 지침 같은걸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누구라도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제안을 하고 있다.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내가 그 대상이 되어 바라보았을 때도 그럴만한 의혹을 갖을 수 있겠구나 싶은 수위의 댓글이 보이고, 한편으로는 근거 없는 비방을 넘어 마구잡이로 깔아 뭉개자는 의도가 담긴 댓글또한 보일 것이다.

어찌 나와 연예인이 같은가 라고 생각하는 분이 혹시라도 있다면,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똑같은 사람이다. 공인이고 아니고의 여부를 떠나서 기본적인 인권은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뜻이다.

나는 합리적 의심의 수준을 넝어선 댓글의 수위가 과연 어느정도가 적정선인지 항상 주의하고 조심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주장에 동조하여 반응하고, 행동에 옮기기르 바라고 있다.  '역지사지'를 잊지 않는다면 악플러의 오명을 벗어나는 것과 동시에 사회적인 인간관리에 있어서도 큰 자산 하나를 더할 수 있다. 

평소 작은 호감을 갖고 있던 어던 연예인이 작은 실수를 해서 그 댓가를 치뤄야 할 때가 오면 난감할 때가 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당연히 문제가 된 언행에 대해 자숙해야 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물론 지은 죄 이상의 댓가를 치룰 필요는 없기 때문에 적정 시기가 지나면 연예계에 복귀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나 죄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데도 끝까지 잊지 않고, 언급하는건 상대의 갱생을 바라지 않는 수준을 넘어선 증오와 다름 아닐 것이다. 

한번 죄인은 영원한 죄인이란 인식이 만연되어 있다는 것을 근래 분쩍 느끼고 있다. 여러 기사의 댓글을 읽거 보노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서다. 나는 니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 돌아오려 하느냐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부분은 이해의 수준안에 있기 때문에 나무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왜 돌아 왔느냐며 손가락질 하는데 그치지 않고, 내가 갑이니 너는 따라야 마땅하다는 식의 안아무인적 발언이 지나치게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잠재적인 수요자일 뿐이다.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온 직접적 수요자가 영화에 대해 평을 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라는 말이다.

연예인을 동네북 취급할 권리를 우리는 갖고 있지 않다. 적정한 수위라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고,구별되게 대하자는 주장을 전하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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