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의 연인은 장점이 많은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단점도 보입니다.
상업적인 면을 고려하여  따져 보겠습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인내심이 많지 않아서 눈쌀을 찌푸릴 만한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립니다. 최춘희(정은지분)가 조사장의 아들 조근우 역을 맡은 신성록을 만나는 장면이라던지 장준현의 매니저로 등장한 설태송역의 손호준이라든지 나름 괜찮은 케릭터 구축으로 등장인물 설정도 나름 좋은데, 중간중간 조금 과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트로트의연인은 여러 장점 때문에 계속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도중하차 하는 시청자들이 있었을 것이 뻔한 그런 장면들이 보인다는 이야깁니다.

먼저 지현우가 맡은 주인공 장준현의 찌질함이 지나치게 심각합니다. 나중에 후회하고 최춘희를 도와 재기하려고 하는 설정은 이해가 가지만 사기쳐서 계약금을 먹고 튀는 내용은 선을 넘은 느낌입니다.

현실을 반영하고 싶었다면 조금 다른 방향을 모색했어야 했습니다. 왜냐면 장준현이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망가진 이유를 최춘희에게서 찾는다는건 설득력이 너무나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적인 면이 없는건 아닙니다. 최고의 위치에서 최악의 자리로 떨어지고 나서도 제정신 못차리는건 사실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게 꼭 주인공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트로트의연인포스터

 

그러니까 장준현은 음악은 좀 할줄 알아도 머리가 너무나 빈 그런 사람으로 나옵니다. 단지 조금 찌질하다거나 하는 정도면 괜찮은데, 나중에 나아질 수 있는데, 오로지 음악만 잘 하는 민폐케릭터입니다. 주인공으로서는 최악이죠. 

잘나가던 가수를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였을 겁니다. 장준현이 자신의 몰락을 최춘희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잠시에 그쳤어야 했습니다. 그것을 사기계약으로까지는 가지 말았어야 했죠. 왜냐면 초반의 온갖 잘 만들어둔 설정들이 이 부분에서 망가지게 되면서 시청률에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은지의 연기는 초반에 나름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첫회에서 이미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습니다. 물론 아쉬운 면이 조금 보이기는 하나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 이미 깨끗히 털어 버리고, 최춘희 그 자체로 잘 적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청률이라는 것은 탄력받을 때 못받으면 제대로 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편이다. 4회 이후로 드라마 내용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현재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큰 기대를 할 시기는 지나 버렸다. 타이밍이라는게 그런것

그런데, 사기계약에 휘둘리기 시작하면서 시청자의 인내심을 테스트 하기 시작합니다. 조금더 매끄럽게 처리 했다면 시청률은 더욱 올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인내심 테스트 하는 장면을 참고 보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드라마가 종영될때까지 따라서 볼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지는 나와 있죠. 4회까지 방영한 지금 썩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입니다. 나아질 것 같으나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어도 많이는 어렵습니다. 이런 드라마는 초반 탄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럼 아쉬운 장면을 어떻게 처리 했었어야 하는것일까요. 장준현이 몰락하는 그 호텔에서의 장면에 최춘의를 원망하게 되는 장치를 조금 더 넣어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장준현이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최춘희를 향한 원망이 어느정도 정당성을 갖게 되고 사기계약도 용납이 됩니다. 

장준현이 아무리 철 없고 세상물정 몰라도 그 원망의 수준이 사기계약으로까지 이어지려면, 뭔가 그럴만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시청자가 납득하기 어려우면 뭔가 핀트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에 짜증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이걸 계속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는 말입니다.

이런 부문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 시청률은 오르지 못합니다. 작가분이 어떤 생각인지는 몰라도 잘못을 하고 후회를 하고 제정신을 차리는 과정을 그리려 하는것은 이해가 디지만, 애초에 오해할만한 상황에서 오해를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것까진 좋은데, 주인공이 지나치게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도대체 생각이 있는게 맞는지 모를 그런 주인공은 되도록 삼가야 하는 것입니다.

 신성록, 이세영, 손호준, 신보라, 지현우, 정은지 등 주요배역들의 개별적인 연기나 케릭터 구축이 나름 좋아 보이는데 반해, 뭔가 어색한 진행장면이 수시로 보입니다.

불필요한 장면도 보입니다. 제가 작가라면 이렇게 처리 했을 것입니다.

먼저 룸에서 노래 하는 장면을 넣지 않겠습니다. 이왕 사기에 걸려들어 업소에서 일하게 된 것까지야 그렇다고 치지만 룸에 들어가기 직전 장준현이 나타나 구해주는 선이 적당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준현이 정은지 앞에 다시 나타나기 전에 신성록에게 들려 부탁하는 장면에서 그냥 돈을 내어주는게 아니라 장준현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더 받으려 할 것이란 점을 신성록이 캐치하는 그런 명석함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또한 장준현 케릭터를 세상 물정 모르는 찌질이로 그려야 했다 하더라도, 중간중간 결정적 장면에서 기지를 발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현우가 맡은 장준현은 3회까지 시종일관 멍청하고 이기적입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재밌게 보면 되는데, 거론한 장면들을 참지 못하고 채널을 돌려 버리는 사람이 분명 있다는 말입니다. 가장 피해야할 현상입니다.

룸에 들어가 노래하는 정은지를 찾아간 지현우가 조폭들과 싸우게 되는 모습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합니다. 매니져가 모든 걸 다해주는 까닭에 정작 알아두어야할 일반적 상식도 없는 것까지야 그럴 수 있다고 여겨 지지만, 주인공이라는게 계속 찌질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기지를 발휘해서 위기상황을 모면하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주인공이 위기를 만들어 내는 역할에서 벗어나질 못하니 4회까지 방영된 지금 시청률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마니아층에서만 보는 드라마가 될 위기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수렁은 적당히 빠져들어야지, 4회까지 진행되는 과정에 앞으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무궁무진할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되면 양상이 조금 달라지는 4회까지 본방사수 하지 않게 되면서 이탈을 가속화 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어찌 된 일인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에피소드를 길게 끌고 있는 모습입니다.

4회부터는 이런 모습을 어느정도 탈출 했지만, 초기 팬층 형성에는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라는게 첫회부터 시청하는 사람만 있는건 아니기 때문에 이제라도 분위기를 바꿔 나가면서 팬층을 다져나갈 수 있습니다.

 4회 후반부 주요내용인 재래시장 미션이 바로 좋은 예입니다. 장준현이 눈치 없이 미션을 더 어렵게 하는 듯 했지만 이런 정도라면 충분히 극의 재미를 위해 필요할 수도 있는 수준이며,. 재래시장 미션을 성공리에 마치고 마지막 공하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장준현의 모습도 보기에 괜찮았습니다. 다소 과장된 코드에 다소 코믹한 설정이 가미 되어 있는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 재래시장 미션 정도의 코믹한 장면들이 적정선이라는 이야깁니다. 적정한 수준의 개그 코드는 극의 전반적인 흐름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권장되는 전개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소 과장된 액션 및 내용전개는 그 자체로 보는 재미가 충분하며, 지현우는 나름 드라마의 색깔을 좌우 하는 정도의 케릭터 소화력을 가진 배우여서 작품만 잘 만나면 의외로 좋은 결과물을 냅니다. 그의 전작인 '인현왕후의남자'에서 맡은 김붕도가 그랬습니다. 아무쪼록 트로트의연인 제작진은 지현우를 잘 활용하길 바랍니다. 잘하면 기애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그런 배우인데, 이번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네요.

필자가 자주 거론하는 주원이나 너무 떠버려서 거론하기도 좀 에매한 김수현이 케릭터 소화 능력면에서 정말 탁월합니다.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지 않는 이상 배우의 힘만으로도 중박이상은 확신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연배우인 것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트로트의 연인을 전 아마 계속 보게 딜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정은지 때문인데요. 에이핑크 팬까지는 아니어도 호감을 갖고 있는 몇안되는 아이돌멤버 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노래 잘하는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트로트의 연인에서 오디션에서 정은지의 노래 부르는 장면은 너무나 좋았는데, 그런 명장면이 종종 나와주길 기대합니다.  '수상한그녀'에서 심은경이 '나성에 가면'을 부를때의 그 느낌이 나더군요.

앞으로 조금더 세심한 전개로 좋은 성적으로 전환되길 기대하며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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