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가 끝났다. 선수들이야 열심히 뛴것 같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논란도 많았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 선수의 극도의 부진과 그리고 갑자기 무너진 수비에 대해서였다. 브라질 월드컵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다. 그런데 이 숙제가 너무나 어려운 일들 뿐이고, 조금 더 힘을 내면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아니라 너무나 갈길이 멀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먼저 선수선발에 있어서 홍명보 감독 체제는 많은 비난을 받았는데, 결과론적이긴 하나 실력이 아닌 인맥으로 선발했다는 비난을 잠재울 어떤 모습도 볼 수 없었다.

그나마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손흥민의 가치와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김신욱이 박주영 대신 출전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근호의 활약은 보기 좋았다. 또한 차세대 골키퍼로 김승규를 발굴해 내었다는데서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을 뿐이었다.

 

 경기 후반, 종료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때 골을 뺏기면서 실점하기 직전의 장면이다.

 저 많은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너무나 느릿느릿했다. 무기력하기까지한 모습이었다.

골을 막지는 못해도 제대로 된 슈팅은 방해 하기 충분한 숫자였지만 완전히 뚫리고 말았고, 김승규가 막아내었지만 재차 달려드는 얀베르통언에게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위 장면에서 보듯이 수비수들이 가만히 서 있다. 골 장면보다 더욱 화가 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너무나 무기력한 대응은 두가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된다. 하나는 안일함이고 다른 하나는 체력의 문제라 보여진다.

경기후반 32분이었다.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을 때 라는 이야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두번째 스샷에서 보듯이 실점 직전에 한 벨기에의 슈팅 당시 가까이 있었던 수비수들이 꽤나 있었음에도 모두 가만히 있다가 재차 슛을 하는 그 순간까지 그 자리 그대로 있는 모습은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필자가 축구 전문가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막아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어야 했던게 아닐까? 벨기에 공격수 둘이 저렇게 강하고 빠르게 슛을 연달아 날리는 와중에 거의 제자리에 서 있는 수비수 라는게 정상적인 모습일까? 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실점을 하긴 했지만 김승규는 첫번째 슈팅을 선방했다. 이전에도 여러차례 실점 이후로도 게속해서 잘 막아냈다. 가만히 서 있는 수비수들을 보면 마치 정지영상을 보는듯 했다. 무기력했고 실망스러웠다.

안정환 해설위원이 반복해서 지적하듯이 선수 개개인의 실력도 많이 부족하지만 조직력 또한 마찬가지였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지 일년여 정도 밖에 안되 그럴 수 밖에 없는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이 게임의 승패를 좌지우지 하는게 아니라 어떤 판단의 전제조건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이어서, 그렇게 와닿는 지적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체력, 조직력, 골 결정력, 실력 모든면에서 부족했다.

선수는 늘 컨디션이 좋은게 아니다. 누구나 어떤 일을 하다 보면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그런 측면에서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고, 실력을 최고조로 뽑아 낼 수 있는 선수를 선발했어야 했다.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 나라 선수들은 아니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실력위주 선발 방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분들이 상당한 상황이다.

벨기에 선수가 10명으로 부족한 상황속에서도 골을 뽑지 못하고, 한순간 역습에 당하고 마는 무기력한 모습은 다시 말하지만 많은 숙제가 남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축구팬들은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뭐라도 해볼 수 있는 그런 축구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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