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라는게 처음에는 신선하고 시즌2,3 정도에 전성기를 맞이한 후 이후 주춤한 흐름을 보인다는건 전세계 공통인거 같습니다.

아메리칸아이돌만해도 십여년동안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우승자는 1회에서 배출된 켈리클락슨입니다. 국내 슈퍼스타K에선 허각,버스커버스커가 있고, K팝스타에선 이하이와 악동뮤지션이 있죠. 물론 인기리에 활동 중이거나 예정인 오디션 스타는 더 많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들어 점점 관심이 식어 가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참가자의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요? 물론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가요계의 흐름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게 더 맞는 해석이지 않나 싶은데요.

아이돌그룹의 음악은 듣는쪽보다는 보는음악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상급 몇몇 아이돌 그룹은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곡을 앨범에 꼭 같이 수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메인타이틀만을 보는 경향이 짙습니다. 어떤 인기 그룹의 앨범 수록곡 중에서 정말 누가들어도 좋은 그런 곡이 있다 해도 팬들만 들어 줄 뿐 일반 대중은 관심도 없고 잘 들어주지도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줄여 보기 위해 YG에서는 트리플 타이틀을 내세우기도 하고, 소녀시대나 비스트는 종종 컴백할 때 발라드곡을 타이틀곡과 나란히 가지고 나오고는 합니다. 

그런데 가요계가 아이돌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동안 다른 가수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렇게 몇해를 지나면서 생계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겨 가수라는 직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한때 어느정도 입지가 있던 인기가수였다며 형편이 그나마 나은데, 그렇다고 새로 앨범을 낼 정도의 여건이 되는 정도는 거의 없었죠.

그러면서 과거 오디션 프로의 명맥을 이으면서 21세기 새로운 스타일로 보면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슈퍼스타K가 엠넷에서 기획되어 첫 선을 보입니다. 나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서인국이 우승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시즌2에서는 시즌1의 몇배에 해당하는 폭발적인 시청률을 달성하며 허각이 우승을 하게 되고, 타사에서는 위대한탄생, 불후의명곡, 나는가수다 등을 통해 일시 잊혀졌거나 활동중단 중이었던 가수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사랑 받게 됩니다.(히든싱어도 있군요)

이렇게 어떤 하나의 현상은 단독으로 일어나는게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 가며 흐름을 만들어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해가 흘러 윤종신이 참여하기로 한 슈퍼스타K 시즌6이 어떠할지 누구도 쉽게 짐작하기 어려우나 시청자들의 심리에는 이미 신선함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어 들어 있는게 현실입니다.

즉, 윤종신의 심사위원으로서의 복귀는 흐름을 바꿀 정도의 힘은 없다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흐름은 윤종신이 만드는게 아니라 악뮤 같은 참가자가 만드는 것이죠.

오디션 프로가 초기에 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세상은 알아주지 않았거나 몰랐던 재능을 가진 이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관심을 받고 스타로 탄생하게 됩니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늘 그렇게 반복되어 왔던 흐름을 오디션 프로가 전면에 등장하여 표면화 시켰다고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낭중지추라고 무명시절의 신승훈처럼 결국은 드러날 수 밖에 없는 탁월한 재능은 결국 언젠가는 대중에게 알려지고 사랑 받을 확율이 높지만, 오늘날에는 자신을 알릴 통로와 기회가 자꾸만 좁아져 가고 있으니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런 병목현상을 해소 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의미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시즌이 거듭되면 참신하고 기발한 참가자 보다는 오히려 가창력 자체만으로는 뛰어난 그리고 충분히 훈련이 된 참가자들이 많아지자 원석 보다는 중간정도는 만들어진 노래 잘하는 참가자들의 수가 대폭 증가한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부터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노래를 잘하는데 떨어 뜨린다는게 그렇고, 또 한 편으로는 그런 단순한 개념의 보컬수준 만으로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고, 이래저래 딜레마는 쌓여만 갑니다. 아예 원석이 많아 그들 끼리 부딪히며 경쟁하다 보면 그 안에서 적응이 빠르고 재능을 발전 시키는 참가자가 눈에 보이기 마련이고, 언론과 세산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오디션프로의 시청률도 좋고, 이듬해 좋은 참가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장재인이 기타를 들고 바닥에 앉아 노래를 부른다던지, 악뮤가 참신한 가사와 멜로디 구성으로 화제를 모으고 투개월이 큰 관심을 받자 멤버들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듀엣 참가자들이 부쩍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해외스타들의 가창스타일이 엿보이는 교포 참가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윤종신이 심사위원으로 돌아와 해야 할 일은 다름이 아니라 기존에 그가 가장 잘했던 원석 발견입니다. 지금은 앞서 거론한 이유들로 인해 상당부분 검증이 어려워졌습니다. 다들 잘하거든요. 당장 보기에 노래솜씨가 좋은데 떨어뜨리고, 가능성 만으로 선발한다는데에 따른 반발이 가볍게 여기지 못할 만큼 있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잘한다 싶어도 특징적인 부분(개성)에 강점이 없다면 오디션 프로를 떠나 세상에 나왔을 때 생존가능성은 매우 낮은게 현실입니다.

스타성이은 단지 외모만을 말하는게 아닌데요. 이하이와 같이 타고난 음색이 특이하면서도 희소성이 있을 때 그 가치가 극대화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세상은 굳이 음악 뿐만 아니라 왠만한 분야에서 잘 하는 사람 천지죠. 차별화는 남이 해줄 수 있는 부분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장점이 컸을 때 발생합니다. 춤꾼은 많아도 시선을 잡아 끄는 끼가 있는 춤꾼의 수는 아주 적으며, 마찬가지로 노래를 잘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귀를 즐겁게 하고 반복해서 듣게 하는 힘이 담긴 목소리는 아주아주 드뭅니다.

 

윤종신은 강승윤 버스커버스커에 높은 점수를 주며 원석발굴에 큰 힘이 되어주었던 것처럼, 시즌6에서 외부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는, 그래서 결국 시청률과 참가자의 가수로서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애초에 무리한 꿈을 꾸지 않도록 독설을 아끼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서 보란듯이 탈락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는 참가자는 응원하고 지원해주며, 원석을 잘 발굴해서 오디션 프로의 기본적인 가치를 재증명하길 바랍니다. 사실 요즘 오디션 정말 보던게 있어서 보 는거지, 그렇게 아주 좋아서 매주 기다려가며 시청하는 분들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럼 결론은 뻔하죠.

최근 '너희들은포위됐다'와 '개과천선' '골든크로스'가 수목드라마 3파전중인데, 일부에선 내용과 전개 면에서 탁월한 골든크로스가 왜 너포위보다 못한 시청률인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배우의 연기 자체가 주는 흡입력이 뛰어난 배우가 여럿 모여 있어서일 뿐입니다.

가수로 치면 가창실력은 비슷하더라도, 더 듣고 싶고 반복해서 들어도 실증 나지 않는 목소리가 따로 있다는 것이며, 배우 역시 마찬가지인데, 차승원, 이승기, 고아라 등등 너포위가 보여주는 케릭터의 향연이 타 드라마에 비해 앞서 있는 것이죠.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요. 오디션이 시작되면 일단 기호지세가 되며, 매 순간을 돌이키기 힘들기 때문에 순간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며, 외부의 의견에 지나치게 영향 받지 말고, 진정으로 참가자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한다면 제2의 허각, 벜벜이 나올 것이며, 그래야 다음 시즌에 좋은 재목이 참여하게 될 것이니, 윤종신이 해야 할 역갈은 이런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데 있다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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